"도대체 왜 그러는건데? 내가 뭐 잘못한거야?"
그녀는 벌써 30분째 말이 없다. 화가 난건 분명한데... 도무지 이유를 알수가 없다. 주말 데이트. 함께 맛있는걸 먹고 기분좋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냉랭한 기류가 흐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수없다. 그녀의 집으로 바래다주는 내내 그녀는 말 한마디 없다. 달래도 보고, 이유가 뭔지도 물어보지만 여전히 대답없는 그녀의 태도에 어느 순간 화가 치민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는거야! 설혹 잘못했더라도 이유 말해주는게 그렇게 어려운일이야?"
그래서 어느 순간 달래는걸 그만두고 말없이 두세걸음 뒤에서 그녀를 따라간다. 어느덧 그녀에 집에 도착하고, 그녀는 집으로 들어가버린다. 집으로 돌아가다보니 어느덧 마음이 약해진다. 그래서 카톡을 보내본다.
'잘 들어갔어? 아직 기분 안좋아?'
분명히 '1'자가 사라지고 내용을 확인한게 분명하지만 답문은 없다. 전화를 걸어봐도 신호는 가지만 받질않는다. 갑자기 덜컥 겁이난다. 이러다 헤어지게 되는건 아닐까? 결국 그녀가 받을때까지 계속 전화를 건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딸깍."
하지만 전화를 받은 그녀는 여전히 아무말도 없다. 아무런 대답도 없고 숨소리만 들리는 상대에게 내가 했음직한(?) 잘못을 스무고개해가며 몇십분동안 혼자 떠들면서 빈 끝에야 겨우 그녀의 화는 풀린다.
"처음에는 그려려니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 저도 지치네요. 계속해서 빌면 화가 풀리긴 풀리고, 또 그 상황만 해결되면 다시 사이가 좋아지긴 하는데... 한번씩 이런식으로 나오면 정말 화가 나요. 나중에 이유를 알고보면 정말 별거 아닌일이고, 고작 그런일로 내가 반나절을 힘들어야해야했나하고 허탈하기도하고... 또 이유도 모르고 빌고있는 제 스스로의 자존감도 상처받는거같고... 최근에 그럴때는 정말 이대로는 더이상 못사귀겠단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저는 도대체 어떡하면 좋을까요?"
화가 나면 대화를 거부하는 여자친구 때문에 힘들다는 K군의 사연. 화가났으면 화가났다고 말을 해줘야알지, 이유도 말안해주고 대화를 거부하는 그녀를 보며 힘들었을 K군의 답답한 심정이 여기까지 느껴지는듯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일까? 그녀의 심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여기서 잠시 그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S양의 속마음,
네, 맞아요. 화가 났죠. 화가 났는데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는 그가 미웠고... 처음에는 그의 말에 대답하다가도 점점 화가나서 더 대화를 나누면 폭발할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예 아무말도 하지않았죠. 제가 참고있는줄도 모르고 계속 아무렇지 않은듯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다가 그제야 제 표정을 읽은듯,
"화났어? 왜 화났어?"
...라고 묻습니다. 자기가 화나게 만들어놓고 제가 화난 이유조차 모르고 있는 그에게 화가 나고, 그래서 더 대화를 나누기 싫었어요. 집으로 들어가고 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고... 뭔가 열심히 제 화를 풀어주려는 모습에 그제서야 조금씩 화가 풀리긴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는 자기가 정확히 뭘 잘못했는지 모릅니다. 그가 답답해하는거 같으니 제가 말해줄까 싶기도 하지만 제가 화난 이유를 제 스스로 말하기도 이상하잖아요. 결국 그는 계속 저를 달래고 한참 듣다가 그제서야 괜찮아진척 슬그머니 화를 풀죠.
이렇게 간단한걸, 이야기만해주면 알수있을껄... 당신들의 행복한 주말 데이트는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리고, 남자와 여자 둘 마음속 모두에 불만만이 남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복되는 상황을 어떻게 바꿀수 있을까? 일단 좋게, 저절로 바뀌진 않는다. 문제는 일단 그 상황만 해결되면, 다시 사이가 좋아진다는것이고, 그래서 다시 좋아진 사이가 틀어지기 싫어서 싫은 소리를 안한다는데 있는데... 가만히 놔둬도 자연적으로 아무는 상처가 있는가하면 우선은 더 아프고 쓰라릴지라도 약을 발라야만 낫는 상처가 있다.
일단 그녀의 화가 풀리고 나서 당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솔직하게 전달해보도록하자. 그녀가 그렇게 행동하면 정말 답답하고, 어찌해야할바를 모르겠다고... 화가 날수있겠지만 최소한 대화거부만은 말아달라고... 남자는 여자보다 둔해서, 여자들끼리 그러는것처럼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는게 어렵고... 자기가 잘 몰라서 실수하는거라면 언제라도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고... 그래주면 정말 고맙겠다고...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녀가 당신에게 자신이 화난 이유에 대해 모든걸 말해주진 않겠지만... 최소한 처음에는 대꾸도 안하던게, 조금 업그레이드되서 '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 모르겠어?'가되고, 다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되면 자신의 불만을 솔직히 털어놓는 단계까지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금씩 맞춰가는것.
하지만 당신이 허심탄회하게 고충을 털어놓고, 의사를 피력했음에도 전혀 변화가 없고, 상대에게 변화의 노력 내지는 고칠 생각 자체가 없다면... 절대 저절로 변하진 않을테니 당신이 그 상황에 적응을하던가 그게 싫다면 그 만남 자체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게 좋다. 성격과 패턴이 이미 고착화되었다면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과 본인의 큰 노력없이는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하니까.
그리고 여자분께도 한마디, 물론 본인의 화난 마음을 상대가 '알아서' 알아주고, 본인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당신의 마음을 읽어 알아서 반성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잘 알지만... 남자들은 초능력자도 독심술사가 아니다. 화나는 마음 알고남음이지만, 당신이 불만을 가지는것만큼 상대의 마음에도 불만이 쌓인다는것과 대화로인한 문제 해결이 아닌, 대화거부로 인해 어느한쪽의 일방적인 사과는 결국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걸 꼭 기억해주시길... 솔직히 당신도 옆구리 찔러 받는 사과 그리 달갑지 않지않은가?
연애를하면 항상 행복하기만하고 항상 기쁜일만 있을것같지만... 늘 그런건아니다. 상대방 때문에 아플때도, 못견디도록 화날때도 있기마련이다.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건 상대를 그만큼 더 사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상식적으로 마음에도 없는 상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고 화내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그래서 우리에겐 현명하게 다투고, 보다 현명하게 화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지혜와 현명함을 얻기위해선 노력이 필요한 법이고... 필자는 언제나 당신의 사랑을 응원한다. 당신의 행복한 연애를 기원하며,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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