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for Hongkong, Man Mo Temple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자 홍콩 토착화된 건축양식의 좋은 예가 되는 만모사원
만모사원은 정말 많은 관광객이 찾아가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접근성도 뛰어나고, 외국인의 눈에는 그저 신기한 것들로 가득찬 특이한 곳으로 보이기에 충분하거든요. 하지만 그 안에는 단지 특이한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미래를 위해 정성을 드리는 마음으로 가득찬 곳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볼거리에 취한 시각과, 마음을 드리는 정성이 모이는 이 만모사원
저에게는 흥미로운 공간기었습니다.
<홍콩 만모사원 구글지도>
■ 홍콩, 만모사원 정보
- 주소 : 124-126, 128 & 130 Hollywood Rd Sheung Wan, Hongkong
- 운영시간 : 월-일 오전 8시 - 저녁 6시
- 연락처 : +852 2540 0350
귀찮아서 단렌즈만 챙겼더니... 제가 가장 넓게 찍을 수 있는 정도가 이 정도였어요 ^^;;
만모사원은 여느 사원처럼 산에 위치해서 푸른 나무들이 주변에 있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빌딩숲 사이에 있는 특이한 공간이었어요.
안으로 들어가도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았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이 몰리면 정말 복잡하더라고요.
실제 크기는 위 사진이 맞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실제 크기의 반 정도만 (제 단렌즈에 담겨있는 정도가 그 정도) 담겨있네요.
흔히들 만모사원이라고 하지만, 이는 광동어인 걸로 알고 있어요.
한자를 우리식으로 읽으면 문무사원이지요.
문(文)을 관장하는 문창제와 무(武)를 관장하는 관우를 모시는 사원입니다.
한국에는 그저 역사적 한 인물로 잘 알려진 관우이지만,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중화권 전역에서 관우는 신으로 모셔지고 있습니다.
이 만모사원에는 3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사원을 관람하기 전에 알아야 할 수칙이 있습니다.
1. 만모사원은 Tung Wah 그룹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2. 플래시를 켠 채로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 금지
3. 흡연 금지
4.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조용히~
5. 대부분의 초는 보호장치가 따로 없으므로 조심 (향초도 조심)
6.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
7. 계단 조심하세요. (계단 높이가 제각각)
8. 문의사항은 직원에게 묻거나 혹은 2859-7631로 전화주세요.
<B. 列 聖 宫>
3개의 공간 중 두번째 공간인 列聖宫(열성궁)입니다.
사실 이 공간 뿐만 아니라 다른 공간도 제단으로 꽉 차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어디서든지 사람들은 향을 피우며 정성을 드리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열성궁 입구에도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발 딛기가 쉽지 않았을 정도였어요.
중화권은 우리와 달리 향을 묶음채로 불을 붙이더라고요.
향은 말그대로 향이 나기 때문에 여러개를 묶어서 불을 붙이면 그 향의 정도가 엄청 강해집니다.
그래서 중화권 어느 절을 가도 온 공간이 향으로 꽉 차 있고, 연기로도 꽉 차 있을 정도인데요, 처음에는 놀랍기도 했지만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옆에서 한개의 향을 피우려고 불을 붙이는 제가 사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
중간에 위치한 공간인 列聖宫은 문무묘에 비하면 더더욱 작은 공간입니다.
사실 꽤나 어두워서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 저에게는 사람들 많은 공간에 어둡기까지 해서 사진 한장 찍는데 무척이나 애를 먹었을 정도예요. 그렇지만 사진 한장 찍자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사람들 없는 공간으로 가서 한장이라도 찍어서 같이 여행오지 못한 가족들에게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 그렇게 건진 사진 한장!
저는 사실 이런 사원에 대해 잘 모르는데요 ^^; 일단 제가 생각하는 사원은 절을 기준으로 보자면 큰 불상이 있고, 그 외의 작은 불상이 있는데, 대부분 예를 갖추어서 마음을 드릴 때에는 큰 불상에 절을 한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곳은 곳곳의 크고 작은 신들 앞에서 향을 피우고 절을 하며 마음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한 곳이 아닌 여러곳에서 향초들이 빽뺵하게 꽂혀 있었고요, 사방팔방 사람들이 절을 드리고 있었어요.
무료 향이 있습니다.
입장해서 오른쪽으로 가면 테이블 위에 향초들이 쌓여있는데요, Free Incense라고 적혀있기에, 방문객이라면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향을 피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만히 지켜보니 실제로 (현지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밖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거나, 혹은 미리 구매해왔던 향(그 모양이 다양했어요) 다발을 이용하시더라고요. 제가 보고 있는 동안 이 무료향을 사용하는 사람은 저 뿐이었네요 ^^;
향을 하나 꺼내 들어서 "제가 좀 똑똑해지면 좋겠습니다~" 라고 속으로 말하고 향에 불을 붙인 뒤 꽂았습니다.
공간이 더 좁아보였던 이유는 사실 천장에 가득 달려있는 향들입니다.
사람도 꽉 차있고, 사실 사진에서는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향들의 연기로 가득차있는데, 천장에 달린 향 까지 더하다보니 더더욱 공간이 좁아보이긴 했어요.
이 향이 계속 타는 동안 행복이 계속된다고 하는데요, 이 향은 한번 타는데 약 15일 정도 걸린다고 해요.
이 빙글빙글, 마치 모기향의 모양과 비슷한 향이 만모 사원을 대표하는 사진이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도 하죠.
향 아래 있는 쟁반은, 타고 남은 재들이 사람들 머리위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 놓은 방지 쟁반입니다.
잠시 바깥으로 나와서 옆의 문무묘로 걸어가는 동안 만나게 된 모습.
바로 화장터인데요, 지금 제가 본 모습은, 조상들에게 자신의 물건을 보내기 위해서 종이로 된 물건을 태우는 모습이었어요. 예전에 TV 다큐멘터리에서도 봤었던 장면인데요, 종이로 된 물건이나 옷을 태우면 그 물건들이 조상에게 간다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비록 몸은 죽었지만 영혼은 살아있으니 조상이 내 곁에 살아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화권의 생각이라고 합니다.
우리와 비슷하죠. 몸은 죽었지만 영혼은 죽지 않았다. 그래서 죽어서도 조상들에게 마음을 다해야 후세가 평안하다는 것
▲ 홍콩 만모사원 내부모습 / Youtube▲
<C. 文 武 廟>
문무묘는 훨씬 더 넓은 공간이었습니다.
위패를 모시고 있는 공간이기에, 더 많은 향들이 있더라고요 ^^
더 넓은 공간인 만큼 더 큰 제단에는 더 많은 과일들과 꽃들로 제단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모저모 곳곳을 둘러봐도 제 눈에는 온통 흥미롭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어요.
어두운 공간에 간혹 보이는 햇살을 제외하면 향과 초로 불을 밝히는 이 곳
제단 역시 화려한 조명과 더불어서 초로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제단은 관우와 문창제의 위패가 있는 제단입니다.
제가 모르는 한자로 가득 적힌 종이들도 그 앞에 세워져있었어요. 제 눈에 보이는 글자라고는(한자 까막눈;;;) "복福"이라는 글자 몇 개였습니다 ^^;;;
관우를 모시고 있으니, 관우를 상징하는 청룡언월도의모양을 갖춘 조각상도 보이네요.
반달 모양을 언월이라고 해서 언월도라고 하는데 저는 사실 이 무기가 상상의 무기?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알고보니 실제로 이런 모양의 큰 무기가 있었다고 하네요.
다양한 나라의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과, 다른 듯 하지만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와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삶의 모습은 인간은 역시나 같구나.라는 만국공통의 진리를 또 한번 몸으로 느끼게 되고, 삶의 표현방식은 다르구나를 통해서 틀림이 아닌, 다름을 또 한번 느낍니다.
만모 사원을 가득 채우는 연기들과 만모사원의 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뜨거운 향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처음 만모사원이 세워지고, 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현대적인 홍콩에서, 높은 빌딩숲들 사이에 자리잡은 가장 전통적인 사원인 만모사원
그 자체로 독특하기에, 방문할 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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