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9일 화요일

픽사(Pixar) 애니메이션 안에 있는 애플 관련 이스터 에그와 간접 광고들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요즘 같이 숨막히는 더운 날씨에는 마음 같아선 산과 계곡 그리고 바다로 떠나고 싶지만 이미 휴가를 다녀오신 분들이나 아직 이 여름의 끝을 잡고 휴가를 미루고 계신 분들이라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시고 'PIXAR'의 애니메이션 속에 숨어 있던 이스터에그(Easter egg)와 간접 광고(Product placement)들을 감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존 스컬리에 의해 1985년에 애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고 스티브 잡스, 그는 애플을 떠난 뒤 '넥스트사'를 세워 세계 최초의 객체 지향 운영 체제인 '넥스트 스텝'을 개발하였고 1986년 이혼 문제 때문에 자금이 필요했던 조지 루커스 감독의 컴퓨터 그래픽 회사를 인수합니다. 잡스는 회사 이름을 '픽사'로 바꾸고 10년간 6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할리우드 최고의 애니메이션 회사로 키워내지요. 

이후 픽사는 여러 번 단편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오스카상을 받았으며 그 뒤로 최초의 장편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현재는 디즈니사에 합병되어 있습니다. 1997년 넥스트는 애플에 인수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스티브 잡스는 애플로 돌아오게 됩니다. (참고 문헌 -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저, 민음사, 2011)

이런 고 스티브 잡스의 숨결이 담겨 있는 '픽사'에서 제작된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에 '애플'과 관련된 '이스터 에그'와 '간접 제품 광고'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스터 에그(Easter egg)는 영화, 책, CD, DVD,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 등에 숨겨진 메시지나 기능을 뜻합니다. 이스터 에그라는 이름은 서양권에서 부활절에 달걀을 미리 집안이나 정원에 숨겨두고 아이들에게 부활절 토끼가 숨겨놓은 달걀을 찾도록 하는 부활절 달걀 찾기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최초의 이스터 에그는 1978년에 발매된 아타리 2600용 비디오 게임 Adventure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제품 간접 광고(Product placement, PPL)' 또는 '임베디드 마케팅(embedded marketing)' 혹은 '끼워넣기 마케팅'은 간접광고의 대표적인 형태로서, 좁은 의미에서의 PPL은 주로 방송 프로그램 속의 소품으로 등장하는 것으로부터 협찬을 제외한 대부분의 간접광고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상표가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광고를 직접적으로 한다는 느낌 없이 TV와 영화 등의 매체의 맥락 속에 녹아 있도록 하는 것(위키백과)이 PPL입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곁들이기 위해 다소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이제부터 픽사의 애니메이션 속의 애플을 찾아 같이 떠나 보시지요. :-) 

살짝 살짝 지나가는 것이 많으므로 두 눈 크게 뜨고 집중 하셔야 합니다.^^

월-E(Wall-E)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죠. 로봇 월-E가 태양열 전지로 자신을 충전한 후 나는 소리는 바로 매킨토시 부팅음. 미국에서 상표 등록까지 마친 맥 부팅음은 십수년 동안 소폭의 변화만 겪었을 뿐 오늘날까지도 거의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브가 월-E를 구하기 위해 부품을 바꿔 끼우고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치자 또 다시 들려오는 매킨토시 부팅음.

월-E가 하루 일과를 마친 후 트레일러 안에서 하는 건 '아이팟'에 연결한 VHS 비디오로 재생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카(Cars)

피스톤컵 경주 중간에 전설적 레이싱카 '더 킹(The King)'에게 추월을 당하는 경주차는 다름아닌 '맥 아이카(Mac iCar)'. 보닛 위에는 애플 로고가, 문짝에는 매킨토시 출시연도를 의미하는 '84'가 새겨져 있습니다. 애플이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건 이미 10년 전에 예고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카 2>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홀리 쉬프트웰은 매끈한 바디라인을 자랑하는 영국 비밀 정보원입니다. 영화 속에선 아이폰 앱 개발자로 신분을 위장했습니다.

업(Up)

애플 마우스를 들고 이게 뭔가 하며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 칼 할아버지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러셀이 수집한 배지를 하나둘 보여주는데... 배지 중 하나에 맥 사용자들이 싫어하는 무지개 커서가 수놓아져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미션을 완료한 것일까요!

토이 스토리(Toy Stories)

픽사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에도 애플 제품이 여럿 등장합니다. 이건 이어버드

앤디가 열중하고 있는 노트북 속에 출연한 iTunes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 Inc.)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마이크가 잡지를 들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잡지 뒷면에 컴퓨터 광고가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카피 라이트가 ‘스케어 디퍼런트(Scare Different)'. 애플의 ‘씽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의 패러디입니다.

너무나 살짝살짝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정작 위에 소개된 애니메이션들을 봤을 때는 전혀 몰랐던 애플 관련 이스터 에그와 간접 광고들이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옥의 티 찾기' 등은 꽤나 잘한다고 자부 했는데 이젠 저 스스로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은 거두어야 하겠습니다. :-)

글을 맺기전에 여러분도 이미 잘 아실 수도 있는 '이스터 에그' 몇 가지를 '덤'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HTML5를 지원하는 웹 브라우저로 구글 검색에 'do a barrel roll'을 입력하면 인터넷 창이 한 바퀴 돌며 'tilt'나 'askew'를 입력하면 askew, 즉 비스듬한 검색결과가 나옵니다.

・ 'zerg rush'를 입력하면 구글에서 블리자드엔터테이먼트의 1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동그란모양의 저글링이 나타나 검색결과를 공격하는 미니게임이 나옵니다.

・ 알집에서 도움말->알집은->알집은 에 들어가서 내용을 계속 보면 개발자의 한탄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본 글의 소스를 제공해 주신 One™님께 감사드리며, 감사의 마음은 '이스터 에그'로 숨겨 놓도록 하겠습니다. :-)


참조
Apple dans les films de Pix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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