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실험 단계와 컨셉 제품에 머물렀던 '외장형 그래픽(eGPU)' 기술이 점차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기존에 출시된 각종 eGPU 섀시에 이어 완제품 형태의 '울프(Wolfe)'가 등장하더니, 이번에는 '아이보우(iBow)'라는 새로운 eGPU 제품이 또 등장했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아이보우도 기본적으로 eGPU 제품입니다. 다만 기존의 eGPU 제품이나 울프와 몇 가지 차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맥에 외장 그래픽 카드를 연결하는 eGPU 기능뿐 아니라, 각종 단자를 배치해 데스크톱PC에 버금가는 포트 확장성을 제공한다는 점.
예를 들어, 제품 전면에는 3개의 USB 단자와 SD 카드리더기, 헤드폰 잭을 갖추고 있고, 후면에는 4개의 USB 단자와 3개의 디스플레이포트(DP), 2개의 HDMI 포트, DIV 포트를 배치해 다양한 외부 기기나 스토리지를 연결하거나 다중 디스플레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썬더볼트 장비를 데이지 체인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여분의 썬더볼트 단자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분리형이 아닌 일체형 형태로 제작돼 맥북프로를 탈부착할 수 있게 했고, 그 덕분에 책상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한 마디로 eGPU와 썬더볼트 도킹스테이션, 노트북 스탠드라는 세 가지 기능을 한 제품에 녹인 올인원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Bow 홍보 영상
eGPU 기능의 경우맥북프로의 썬더볼트 2 단자를 통해 외장형 그래픽 카드를 연결하는 형태입니다. 맥북프로 내장 그래픽 대신 외장 그래픽을 이용해 3D 게임은 물론, 높은 그래픽 성능을 요하는 소프트웨어에서 보다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자의 설명입니다.
엔트리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iBow+'의 경우 250W급 파워서플라이와 엔비디아의 GTX 950을 기본 제공합니다. 한 단계 더 고급 사양인 'iBow Pro'는 파워서플라이는 250W로 기본 모델과 동급이지만 그래픽 카드가 GTX 960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이 외에도 파워서플라이 출력을 500W급으로 높이거나, 사용자가 직접 구매한 GPU를 장착할 수 있는 일종의 DIY 모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이보우에서 사용되는 그래픽 카드 구성은 앞서 공개된 울프와 비슷한데요. 이보다 성능이 더 좋은 그래픽 카드도 장착은 가능하지만, 그래픽 카드 모델이나 벤더에 따라 호환성이 미흡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런 잠재적인 문제를 피하고자, 몇 세대 전 그래픽 카드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안전한 길을 택한 것 같습니다. 더욱 빠른 그래픽 카드를 쓰고 싶은 사용자를 위해 DIY 모델도 내놨지만, 호환성 여부는 전적으로 사용자 경험과 인터넷 자료에 의지해야 합니다.
성능은 어떤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13인치 맥북프로의 내장 그래픽보다는 월등히 높은데, 제작사 측이 공개한 헤븐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GTX 950 모델의 경우 맥북프로 내장 그래픽인 아이리스 6100에 비해 5배 높은 성능을, GTX 960 모델은 7배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헤븐 벤치마크(Heaven Benchmark)는 3D 영상을 실시간으로 렌더링할 때의 프레임 수치를 구하는 그래픽 성능측정 툴입니다. 이 역시 울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 왼쪽: MacBook Pro + iBow + GTX 960 vs. 오른쪽: MacBook Pro 내장 Intel Iris 6100
아이보우 역시 울프처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캐나다인이라 그런지 펀딩 단위도 캐나다 달러인데요. GTX 950 사양의 'iBow+'는 캐나다 530달러, GTX 960을 탑재한 'iBow Pro'는 캐나다 600달러부터 시작합니다. 그래픽 미탑재 모델(iBow Enthusiasts)의 경우 캐나다 350달러부터 시작하며 70달러를 추가하면 파워서플라이 출력을 500W급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최종 목표 금액은 캐나다 10만 달러이며, 펀딩 마감일은 현지시각 10월 5일입니다. 펀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 연말에 양산에 들어가 내년 3월에 배송이 시작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발자의 꿈이 이뤄질지는 의문입니다.
앞서 펀딩을 시작한 '울프'는 목표 금액의 6배를 훌쩍 초과 달성했지만, 아이보우는 펀딩 2주째인 오늘까지 1,500달러밖에 모으지 못했습니다. 양산은커녕 프로젝트 자체가 엎어질 상황입니다. 맥북을 데스크톱PC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는 좋은 점수를 줄 만하지만, 후발주자인 탓에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마케팅이나 프레젠테이션, 제품의 디자인 모두 미흡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 MacBook Pro를 장착한 뒤 iBow를 세로로 세워서 데스크톱 형태로 사용 가능
* MacBook Pro용 제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Mac Mini 전용 제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참고로 킥스타터 캠페인은 펀딩 종료일까지 목표 금액을 충당한 경우에만 돈이 빠져 나갑니다. 만약 펀딩 금액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캠페인은 취소되고 결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펀딩이 성공한 경우라도 제품의 완성도나 품질이 문제가 될 때가 많으므로 펀딩에 참여할 분들은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시중에 양산 제품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아이보우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킥스타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조
• KickStarter - iBow docking station: Boost your Mac with Extra Grap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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