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6일 화요일

[WWDC17] 애플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 - 하드웨어 편

원래, WWDC는 개발자를 위한 행사이다. 그리고 이번 WWDC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프트웨어들이 그 내용을 장식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번 WWDC를 그냥 흘려 보낼 생각이 없었나보다. 오늘 애플의 기조연설은 시작부터 급했다. 팀 쿡은 무대에서 오늘 여섯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했다. 첫 번째 타자는 tvOS였다. 그리고 tvOS에게 허락된 시간은 찰나였다. 현장에 있던 내 느낌에는 연사가 올라오자마자 내려간 듯 했다. 당황하는 사이 두 번째 발표가 시작되었다. 이제 macOS에 대한 내용이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부사장이 이 급박한 분위기를 풀어줄 듯 말을 꺼냈다. 새 macOS의 이름이 하이 시에라란다. 당연히 농담이겠지. 진심이라네?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이번 WWDC는 잡담할 시간따위 없는 이벤트구나.

페더리기가 macOS 하이 시에라를 소개하고 난 뒤, 곧바로 맥 하드웨어 업데이트가 있었다. 아이맥, 맥북, 맥북 프로 심자어 맥북 에어까지 거의 전 라인의 업데이트가 있었던 가운데 12월 출시를 예고한 아이맥 프로 역시 여기서 빼놓을 수 없다. 애플의 하드웨어 업데이트는 맥 라인업에서 그치지 않았다. 루머로 돌던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실존하는 제품으로 밝혀졌다. 아이패드 12.9인치 모델 역시 최신 기술들로 무장해서 리프레시되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할 이야기가 남았다. 여섯 번째로 지목된 애플의 새 홈 오디오 기기인 홈팟 말이다. 각 제품들의 구체적인 스펙 등을 다루는 글은 따로 포스팅했고, 본 글에서는 핸즈온 세션에서 직접 본 제품들의 느낌과 전체적인 스토리를 짚어보려고 한다.

아이패드 프로 2세대: 강력합니다

기조연설이 끝나고 핸즈온 세션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러 간 제품은 새 아이패드 프로 모델이다. 이제 아이패드 프로에 9.7인치 모델은 없다. 좀 더 큰 친구인 10.5인치 아이패드와 그보다도 더 큰 12.9인치 모델 뿐이다. 애플이 화면 크기를 바꿀 때는 항상 그 이유도 설명하곤 했다. 9.7인치로 시작한 아이패드 모델에서 7.9인치 아이패드 미니가 파생될 때의 이유는 화면에서 객체가 작아질 수 있는 마지노선이 7.9인치라는 것이었다. 왜 하필 7.9인치냐고? 기존 아이패드와 완전히 같은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포인트당 객체 크기가 아이폰 수준이 되는 게 7.9인치였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작은 스마트패드는 그들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에 의하면 사용하려면 손가락을 깎아야 하고, 도착과 동시에 사망할 제품이었다.

* (애플 키노트 캡처)

이번에 화면 크기를 키우는 데는 풀 사이즈 키보드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할 수 있는 최소 크기라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양쪽 옆의 컨트롤 영역들은 여전히 일부 잘려나가긴 하지만 적어도 주 타이핑 영역은 풀 사이즈 키보드로 화면에 표시할 수 있을 뿐더러 당연히 스마트 키보드 역시 풀 사이즈 키보드라는 조건을 만족한다. 사실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제품이라면 어찌보면 당연한 요구사항이 이제서야 만족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새 아이패드 프로 10.5 모델은 기존의 9.7인치 화면에 비해 20% 더 넓어졌고, 픽셀 역시 20% 더 증가해 같은 픽셀 밀도를 유지하고 있다.

직접 만나본 10.5인치 아이패드는 크게 낮설지 않았다. 확실히 좌우 배젤이 줄어든 것은 구분할 수 있었고, 이때문에 디자인이 기존의 아이패드에 비해 조금 샤프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패드 12.9인치 모델은 디스플레이나 성능 등은 최신으로 업데이트되었지만 디자인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었기에 그렇게 새롭지는 않았다. 아이패드 프로 10.5인치 모델은 기존의 9.7인치 아이패드에 비해서는 20% 넓어진 화면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모델과는 확실한 화면 크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이패드 프로 10.5인치 모델의 배젤이 줄어든 것과는 달리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모델은 배젤 역시 기존과 동일해서 실제 기기의 체감 크기 차이는 더 심했다.

* (애플 키노트 캡처)

크기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제쳐두고, 새 아이패드를 보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디스플레이가 정말 좋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옆 테이블에 화면이 켜진 채 눕혀져 있는 아이패드는 순간 디스플레이 화면을 출력해 붙여둔 목업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디스플레이 품질이 좋았다. 이런 착각은 엄청난 저반사 코팅과 커버 글라스와 디스플레이의 라미네이팅, 매우 밝은 디스플레이에 주변 조명에 맞춰 화면의 색온도를 바꾸는 트루톤 디스플레이 기능이 합쳐져서 이뤄낸 것이었다. 그리고 더 비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트루톤 디스플레이, P3 색역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등을 품지 못했던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모델 역시 이번 업데이트와 함께 이 모든 것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아이패드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최대 120Hz의 가변 주사율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기존 모든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는 60Hz의 주사율을 가지고 있었다. 즉, 화면이 1초에 60번 그 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인간의 눈은 일정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정지화면을 영상으로 인식한다. 1초에 60번 변하는 화면은 인간의 눈에 영상으로 보이기에 충분한 화면이며, 꽤 오랫동안 표준적인 주사율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인간의 눈은 더 높은 주사율을 볼 때 더 부드러운 영상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오버워치 열풍이 불 때 144Hz 주사율의 모니터가 불티나듯 팔려나갔음을 상기해 보자. 분명히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60Hz가 넘는 주사율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체감할 수 있다.

* (애플 키노트 캡처)

실제로 현장에서 새 아이패드 프로를 만져봤을 때 분명히 더 부드럽게 동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변화는 격렬한 움직임이 있는 게임화면이 아니라 그냥 iOS 애니메이션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새 아이패드 프로는 확실히 더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으로 동작한다. 터치 반응성도 조금이나마 더 나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화면 주사율이 높아지면서 애플펜슬의 터치 딜레이 역시 줄어들었는데, 기존에도 훌륭했던 애플펜슬의 응답시간이 20ms까지 줄어들었다. 필자는 아이패드 프로 12.9 1세대 리뷰 당시 다음 세대 아이패드 프로가 애플펜슬의 응답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화면 주사율을 두 배 늘릴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딜레이를 더 줄이는 건 가능한 것일까요? 사실 이미 최소 지연시간은 0ms에 도달했습니다. 여기서 디스플레이 부분의 변화 없이 최적화, 성능 향상만으로 지연시간을 추가로 줄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의 주사율이 120Hz가 된다면 어떨까요? 2세대 아이패드의 성능 향상치는 보수적으로 CPU 20%, GPU 30%로 잡았습니다. 이 경우 기존의 한 프레임에 해당하는 시간 내에 터치 인식, 앱 처리, 코어 애니메이션, GPU 처리의 모든 단계가 완료되고 바로 프레임이 갱신됩니다. 이 경우 사용자가 느끼는 지연시간은 0~24ms 사이의 수치일 것이며 디스플레이 주사율이 2배로 증가했기에 사용자가 보기에 기존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드로잉이 이뤄진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벌써부터 다음 세대 아이패드 프로가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주사율을 올리는 것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면이 그만큼 자주 갱신된다는 것은 거기에 맞게 아이패드 프로가 화면을 그려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초당 60장의 그림을 그리던 하드웨어가 초당 120장이 그림을 그려내게 되면, 그만큼 더 많은 성능을 요구할 뿐 아니라 소모하는 전력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 자체는 이미 지난 세대의 아이패드 프로 역시 매우 높았을 뿐 아니라 이번 세대의 A10X 칩에서 CPU 성능 30%, 그래픽 성능 40%에 달하는 향상을 보여 주사율을 올리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서 전력소모는 항상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애플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10X 칩 내부에 화면 주사율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는 회로를 투입했다. 이 회로는 프로세서가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 사이를 작업 부하에 맞게 조절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동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아이패드 화면이 정적인 컨텐츠를 표시하고 있다면, 이 회로는 아이패드의 화면 주사율을 24Hz까지 떨어뜨려 전력을 아끼고, 전체 화면으로 영상 컨텐츠등을 재생하고 있을 때는 거기에 맞는 주사율로 설정하게 된다. 그리고 애플펜슬이 동작할 때나 사용자의 터치가 입력됬을 때, 시스템은 주사율을 120Hz까지 끌어올려 자연스러운 화면을 보여주게 된다. 애플은 이런 유기적인 주사율 조절 시스템을 ProMotion이라고 부르고, 실제로 매우 매끄럽게 동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새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은 매우 강력하다. 새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가는 A10X Fusion 칩은 아이폰의 A10 Fusion칩과 마찬가지로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로 나누어져 있는데, 아이폰의 칩과는 달리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 모두 세 개씩 투입되어 총 여섯 개의 코어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아이폰과 같이 고성능 코어와 고효율 코어는 동시에 동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발표회에서 CPU 성능이 30%, 그래픽 성능이 40% 향상되었다고 밝혔는데, A8X 당시의 전례를 따르면 애플이 말하는 성능 향상은 싱글코어 성능향상을 말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메모리 성능 증가가 수반된다면 새 아이패드의 긱벤치 멀티코어 점수는 1만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새 아이패드 프로는 엄청난 품질의 디스플레이와 함께, 엄청난 성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실제로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이 예상만큼 나온다면, 이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PC의 성능에 뒤지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의 모바일 PC에 대해서 성능 우위를 점하는 수준이다. 새 아이패드의 강력한 하드웨어가 iOS 11과 만나 컨텐츠 생산 시장에서 아이패드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맥 라인업의 업데이트 : 맥북, 맥북프로, 아이맥

맥 라인업 역시 이번 WWDC에서 전반적으로 업데이트 되었다. 맥북, 맥북프로, 아이맥 모두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카비 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특히 맥북의 경우 기존의 1세대 나비식 키보드에서 맥북프로부터 도입된 2세대 나비식 키보드로 이행했다. 좀 더 자세한 사양과 성능이 궁금하신 분은 링크에서 확인하시길. 사실 맥북과 맥북프로 라인업의 경우 사실 매년 이뤄지는 리프레시 그 이상의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이맥의 경우 좀 더 큰 변화가 있었는데,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이번 아이맥 업데이트에서는 당연히 성능 향상도 수반되었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디스플레이 업데이트가 있었다. 아이맥 디스플레이는 애플 기기들의 디스플레이 중 최초로 Display P3 광색역을 지원하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이번에 업데이트된 아이맥의 디스플레이는 8비트가 아닌 10비트 컬러 채널의 색상을 나타낼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빛의 삼원색인 빨간색, 녹색, 파란색의 밝기를 다르게 하여 여러 색상을 나타내는데, 각각의 색상을 얼마나 세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지를 지정하는 것이 컬러 채널이다. 기존 8비트 디스플레이는 서브픽셀 하나 당 256가지의 밝기 정도를 표현할 수 있어, 한 픽셀은 총 1677만가지의 색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10비트 컬러 채널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는 서브픽셀 하나당 1024단계의 밝기 정도를 표현할 수 있고, 한 픽셀은 총 10억가지 색상을 나타낼 수 있게 된다.

다만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출력 신호는 컬러 채널이 8비트이므로, 나머지 2비트에는 랜덤한 값을 넣고 돌려 출력하게 되는데 이를 디더링 작업이라 부른다. 이런 디더링 작업을 거친 결과는 똑같은 디스플레이 입력을 받은 경우라도 미세한 색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이 덕분에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에서 흔히 발생하곤 하는 색 계단 현상 등을 방지해줄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이맥 디스플레이는 지난 세대에 비해 43% 더 밝아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대비율도 높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해서 주변광이 심한 환경에서도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맥북, 맥북프로, 아이맥 제품군은 최신 인텔 프로세서인 카비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등의 리프레시를 받았다. 아이맥 제품군의 경우 지난 세대에서 4K 모델에 내장 그래픽만이 제공되었던 것과는 달리 맥북 프로 고급형과 CTO에 들어간 라데온 프로 455와 460이 탑재되어 그래픽 성능이 향상되었다. 5K 모델의 경우 라데온 프로 580 모델까지를 탑재할 수 있는데, 지난 세대의 최고 옵션인 M395X에 비해 1.5배 더 빠른 그래픽 성능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맥에 새로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10비트 컬러 채널 디스플레이로 10억개 이상의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 HomePods과 아이맥 프로

오늘 행사에서는 실제 제품을 보기까지는 한참이 걸리는 제품들 역시 공개되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오늘 행사에서 무엇보다 많은 주목을 받은 제품은 바로 실제 제품 출시까지 가장 많은 시간이 남은 HomePods과 아이맥 프로였다. 이들은 핸즈온 세션에서도 직접 만져보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비싼 몸값을 가졌다.

먼저 아이맥 프로이다. 아이맥 프로의 자세한 사양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이 글을 참조하고, 여기서는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 위주로 풀어내고자 한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 일화가 있다. 스티브 잡스는 난무하던 애플의 라인업을 모두 정리하고, 단 네 가지 제품에만 회사의 역량을 결집시켰다. 잡스가 그렸던 그래프에는 두 축이 있다. 한 축은 프로와 일반 사용자 축이며, 한 축은 모바일과 데스크톱 축이다. 즉, 당시 애플이 역량을 집중할 네 가지 제품은 일반 사용자용 데스크탑, 프로용 데스크탑, 일반 사용자용 노트북, 프로용 노트북으로 정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구분은 현재까지도 애플의 맥 라인업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하지만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이런 불문율을 깨뜨렸다. 일반 사용자용 데스크탑에 해당하는 아이맥에 프로라는 접미사를 붙인 것이다. 실제로 아이맥 프로는 현재의 연탄 맥 프로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가진 컴퓨터 시스템이다. 게다가 5K의 Display P3, 10비트 등의 기능으로 무장한 강력한 디스플레이 역시 포함하고 있다.

또, 특별한 제품이라는 것에 걸맞게 특별한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몸체 색깔로 스페이스 그레이를 선택한 것이다. 다만 아이맥 프로의 스페이스 그레이는 아이폰의 밝은 스페이스 그레이보다는 훨씬 침착하고 어두운 색이다. 함께 공개된 숫자 키가 포함된 키보드를 포함해 매직 트랙패드와 매직 마우스 역시 이런 아이맥 프로에 깔맞춤한 검은색 외장을 가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새 아이맥 프로에 들어갈 CPU와 GPU 모두 현재는 준비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아이맥을 만나려면 우리는 대략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새 아이맥은 안타깝게도 사용자가 메모리를 확장할 수 없다. 메모리 자체는 표준 ECC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나,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의 창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를 뜯어내지 않고는 이를 직접 교체할 방법은 없다. 디스플레이를 뜯어내고 메모리를 교체할 수는 있겠지만, 이럴 경우 재조립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워런티가 날아가게 되니 이 비싼 제품에 선뜻 시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애플은 아이맥 프로를 발표하면서 같은 사양의 워크스테이션을 부품 조립 방식으로 만들려면 7000달러가 든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새 아이맥 프로는 4999달러부터 시작한다. 정말 합리적인 가격인 듯 하면서도 비싼 새 아이맥 프로였다.

다음 제품은 애플의 Hi-Fi 제품, HomePods이다. 사실 이 제품은 루머로 들었을 때 반신반의 했던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키노트를 보고 나니 애플이 어떤 제품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제품은 본질은 스마트홈의 허브로써의 역할이 아니라 Hi-Fi 스피커에 있다. 애플이 직접 디자인한 우퍼와 7개의 지향성 트위터가 포함된 이 제품은 방 어디에 놓이든,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최적의 음향을 재생해 줄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고가의 Hi-Fi 스피커는 최적의 음향을 듣기 위해서는 배치 자체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런 작업 없이도 사용자가 최적의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제품 자체의 디자인은 정말 무난하다. 정말 심플하면서 동시에 오묘한 디자인이라 무어라 말로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스피커의 재질이나 이런 것들을 좀 더 만지면서 디자인을 느껴볼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내게 허락된 것은 이 친구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는 것 뿐이었다.

HomePods의 가격은 349달러이다. 물론 HomePods가 어떤 소리를 내주냐에 달렸지만, Hi-Fi적 기준을 충족시키는 사운드를 내줄 수 있다면 이 가격은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만약 HomePods의 사운드가 기대 이상이라면, 이 제품은 에어팟처럼 육주팟이 될 가능성이 충분한 제품이다. HomePods의 출시 역시 12월로 예정되어 있는데, 그나마 12월에 출시되는 국가는 미국, 영국, 호주 정도로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HomePods이 출시된다면 닥터몰라에서 공수해서 이 제품의 음향 성능을 뜯어드릴 것을 약속하겠다.

이렇듯 오늘 발표에서는 당장 우리 손에 닿지 않는 제품들도 발표되었다. 이들 제품의 출시일을 기다리면서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들을 살펴보는 것 역시 재미있는 일이 될 듯 하다.

총평 : 거대한 One more thing…

최근 애플의 행사에서는 이렇다할 One more thing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은 개발자들을 위한 WWDC에서 흥미로운 하드웨어 업데이트 소식을 곁들였다.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종이같은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며, 기존의 아이패드와 비슷한 휴대성에 20% 넓어진 화면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들어간 A10X 칩의 성능 역시 발군일 것으로 보인다. 아이맥은 이제 기존보다 더 좋은 품질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출하되며, 맥북은 2세대 나비식 키보드를 장착했다. 대부분의 맥 제품군들이 카비레이크 프로세서를 장착했음은 물론이다.

당장 우리 손에 잡히지 않을 신제품 역시 두 개나 공개되었다. 역대 가장 강력한 아이맥인 아이맥 프로는 새로운 맥 프로가 출시되기까지 맥 제품군의 임시 플래그십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HomePods는 Hi-Fi 시장을 정복하겠다는 애플의 야심찬 선언이다. 다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이 시장의 크기가 애플에 있어 매력적인 크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애플이 이 제품으로 정말 재미를 보기 위해서는 기존의 Hi-Fi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둬야 할 뿐만 아니라, 기존에 Hi-Fi에 큰 관심이 없는 사용자들도, HomePods를 통해 이 시장으로 뛰어들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애플의 가격 책정 역시 이런 면을 어느 정도 감안한 가격 책정으로 보인다. 애플이 Hi-Fi 시장을 넓히고, 거기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지가 이 제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번 WWDC는 애플이 자신을 바라보는 전세계의 팬들에게 풀어놓은 거대한 선물 보따리였다. 원래 행사의 목적에 맞게 풍성한 소프트웨어로 행사를 채웠을 뿐 아니라 개발에는 큰 관심이 없는 사용자들에게도 여러 현란한 신제품을 던져주었다. 실로 간만에 거대한 One more thing을 본 것만 같다.

관련 글
• [WWDC17] 애플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 - 소프트웨어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from Back to the Mac http://ift.tt/2rTaK8R
via IFTTT

애플이 말하지 않은 iOS 11의 11가지 숨겨진 기능

애플이 5일(현지 시각) iOS 11을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iOS 11에서 다양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과 기능 추가가 이뤄졌는데요.

애플이 이 외에도 밝히지 않은 기능들이 꽤 있습니다. 이 중 11가지를 엄선해 여기에 나열해봅니다.

(이 기능들은 iOS 11 베타 기준으로, 최종 버전에는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비행편 검색

iOS 10에서도 비행편 검색이 가능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이메시지에서 비행편 이름을 써야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비행편 이름을 써서 확인하는 이상한 방법을 써야 했는데요.

iOS 11부터는 사파리나 스팟라이트에서 비행편명을 입력하면 비행편의 현재 상태를 바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의 현재 위치와 출발 시각, 도착 시각 등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이 기능은 macOS 하이 시에라에서도 똑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로 바로 아래를 찍을 때 각도 맞추기

음식 사진을 찍으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찍는 일이 많습니다. iOS 11부터는 위에서 아래로 찍을 때 완벽하게 각도가 0도가 될 수 있도록 맞춰주는 가이드가 나타납니다. 가운데 보이는 + 부분이 그것인데요, 두 개의 표적 표시가 맞는 순간이 각도가 0도입니다.

카메라를 QR 스캐너로

* QA 코드라는 오타는 그냥 버그인 걸로...

iOS 11의 카메라 앱에 추가된 또 다른 기능은 바로 QR 스캐너입니다. 카메라 앱을 켠 다음, QR 코드를 비추면 자동으로 인식해 알림 센터에 알림 형식으로 저장합니다. 그 QR 코드의 내용을 보려면 나중에 그 알림을 탭하면 됩니다. (그런데 요즘 QR 코드 쓰긴 하나요?)

시리에게 문자로 물어보기

음성 비서 시리에게 이제 문자로도 물어볼 수 있게 됐습니다. 설정 앱에서 일반 - 손쉬운 사용 - Siri에서 "입력하여 Siri 사용하기"를 켜면 됩니다. 그 다음 시리를 켜면 문자로 입력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나옵니다.

iOS판 저장 공간 최적화 기능

작년 macOS 시에라에서 애플이 소개한 저장 공간 최적화 기능이 iOS 11에도 적용됩니다. 물론 그 형식이 살짝 다른데요. 메시지 앱에서 수신한지 1년이 넘은 메시지와 첨부파일을 지우는 기능이 여기로 옮겨왔고, 그리고 흥미롭게도 사용하지 않는 앱을 자동으로 지우는 설정이 생겼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의 아이폰의 저장 공간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앱인 만큼 꽤 효과적인 기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앱 파일 자체만 지울 뿐, 앱 내 데이터는 그대로 보존한다고 합니다.

제어 센터

WWDC 키노트에서도 잠깐 모습을 드러낸 iOS 11의 새로운 제어 센터는 기존보다 더 많은 기능 바로 가기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손전등, 타이머, 계산기, 카메라 뿐만 아니라, 아이폰의 배터리 저전력 모드 토글과 지갑 앱의 바로가기, 확대기, 메모, 음성 메모 등의 기능 접근이 제어 센터에서 가능해졌습니다. 심지어 외부 앱 필요 없이 시스템에서 화면 녹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기능 바로가기에는 3D 터치로 빠르게 세부 기능을 실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시스템 제어 패널에는 기존의 것 뿐만 아니라 셀룰러 라디오만 끌 수 있는 스위치와 에어드롭 스위치, 개인용 핫스팟 스위치도 추가됐습니다.

주변의 iOS 기기를 이용해 와이파이 로그인하기

* 사진: 나인투파이브맥

iOS 11부터는 와이파이 네트워크 암호를 공유하는 것이 훨씬 쉬워집니다. 이미 해당 네트워크에 로그인된 기기가 가까이 있고, 잠금이 해제된 상태라면, 그 기기에 가까이 대는 것만으로 와이파이 네트워크의 정보를 받아와 연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초기 설정 자동화

* 사진: 애플

iOS는 새로운 버전이 나올수록 점점 설정 시간이 길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애플은 비판에 대한 해답으로 iOS 11에서 이 과정의 일부를 자동화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iOS 11의 초기 설정에서는 이미 설정이 완료된 iOS 기기나 맥에 기기를 가까이 대면 개인 설정이나, 환경 설정, 아이클라우드 키체인 암호 등을 옮겨올 수 있습니다.

한손 키보드


5.5인치짜리 아이폰 6 플러스가 나온지 3년 만에 드디어 한손 키보드가 도입됩니다. 언어 전환 버튼을 길게 누르는 것으로 쉽게 기능을 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신호 아이콘

새로운 기능이라 보긴 뭣하긴 하지만, 셀룰러 망의 신호 상태를 보여주는 아이콘이 변경됐습니다. 기존의 점 다섯 개에서 바 네 개로 바뀌었는데요, iOS 7에서 바뀌기 이전의 아이콘과 유사해 보입니다.

선탑재 앱 완전히 삭제 가능

iOS 10에서는 선탑재된 앱의 아이콘을 지울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에 묶인 방식 때문에 저장 공간에서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는데요.

* 스크린샷: @pookjw님 제공

iOS 11에서는 아예 저장 공간에서도 일부 선탑재 앱을 삭제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러한 선탑재 앱들을 쓰기가 가능한 폴더로 옮겨놓는 방식으로 이 기능을 구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에 지워진 상태에서 iOS를 초기화하면, 설정이 완료된 후 앱 스토어에서 해당 앱들을 다시 내려받습니다.

(이 기능을 최초 제보해주신 트위터 @pookjw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필자: 쿠도군 (KudoKun)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지만 글쓰기가 더 편한 변종입니다. 더기어의 인턴 기자로 활동했었으며,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관련 글
[WWDC17] 애플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 - 소프트웨어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from Back to the Mac http://ift.tt/2sBS8In
via IFTTT

애플 홈팟과 경쟁할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는?


  지난 6일 오전 2시,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WWDC 2017이 개최됐습니다. 그리고 매년 그랬던 것처럼 애플은 기조연설을 통해 iOS와 MacOS 새 버전을 공개했고요. 그리고 다양한 기기도 곁다리로 소개했습니다.


  이미 다양한 매체, 블로그에서 관련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홈팟(HomePod)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홈팟(HomePod)


  홈팟은 애플이 처음으로 내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스피커입니다. 원형 구조의 스피커로 무지향 스피커를라고 합니다.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두 가지 색상을 갖췄고, 높이는 약 7인치(172mm)이고 지름은 5.6인치라고 합니다. 




  7개의 트위터 스피커와 4인치 서브 우퍼를 탑재했고, 프로세서로 A8 칩셋을 탑재했습니다. 또한 6개 마이크가 있어 음성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부엔 시리를 탑재했고요.


  그래서 이용자는 홈팟을 통해 인공지능인 시리(Siri)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애플의 IoT 시스템인 홈킷(HomeKit)과도 연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기 내에서 음성인식을 처리하고, 응답할 수 있다고 하네요.




  중요한 건 기능일 텐데요. 뉴스, 날씨, 미리 알림 목록, 간단한 질의응답은 물론이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할 수 있던 모든 것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리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점차 강화된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력한, 애플 뮤직이 있는데요. 애플 뮤직과 손쉽게 연동해 애플 뮤직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홈팟의 장점은 '음질'이라고 하는데요. 홈팟이 실내 공간 분석을 해 음향을 자동조절하는 기능을 갖췄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적의 소리를 구현할 수 있다고 하네요. 빔 포밍 기술, 보컬 집중 기술 등이 탑재됐습니다.


  그리고 만약 홈팟을 두 대 놓으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스테레오 스피커 구성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홈팟에 별도의 터치 기능은 없고 음성으로만 조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단에 LED가 있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349달러로 책정했으며, 12월에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에 우선 출시 후 2018년에 전 세계 출시 예정입니다. 한글 인식 여부는 이미 시리를 지원하기에 별문제가 없으리라 싶지만,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홈팟은 집안의 시스템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점에서, 다른 기기와 비교되는데요. 비슷한 포지션에 있는 홈팟의 라이벌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링크

홈팟(HomePod)



홈팟의 라이벌은?

1) 구글 홈(Google Home)


  OS에서 가장 강력한 대척점에 있는 구글 홈(Google Home)이 있습니다. 구글 홈은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한 스피커인데요. 음성을 통해 단순 정보 피드백을 넘어 능동적으로 기능을 시연하는 가정용 비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대화하면서 영화도 찾고, 이 영화 표를 바로 예매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합니다. 위키피디아 검색 결과를 읽어주는 능력 때문에 버거킹과 TV CF 제휴를 맺기도 했었죠.




  국내에선 지도 때문에 아직 문제가 남아있으나, 매력적인 스피커입니다. 그리고 아직 한글을 알아들을 수 없다는 문제도 있네요. 하지만 안드로이드 기기와 연동해 활용 공간이 집 밖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홈팟과 경쟁할 제품이기도 합니다.


참고 링크

구글 홈(Google Home)



2) 아마존 에코(Amazon Echo)


  아마존 에코는 미국 아마존에서 개발한 음성인식 스피커입니다. 내부에는 알렉사(Alexa)라는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탑재됐는데요. 이를 통해 이용자는 음성으로 다양한 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홈 기능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드파티 제품과 연계해 IoT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태생이 온라인 쇼핑몰이니만큼 쇼핑과 관련된 기능도 탁월한 편입니다.




  최근 터치스크린을 담은 에코 쇼(Echo Show)를 공개했습니다. 에코 쇼를 이용하면 음성을 통해 명령한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고 피드백을 화면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쇼핑 목록을 시각적으로 표시하는 등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겠죠. 또한, 상단에 있는 500만 화소 카메라로 에코 또는 알렉사 앱이 있는 이용자와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도 더해졌습니다.


참고 링크

아마존 Echo & Alexa


3) SK텔레콤, 누구(NUGU)


  한국에서도 다양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가 출시됐습니다. 하나는 SK텔레콤의 누구(NUGU)입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을 탑재해 다양한 상황을 스스로 학습하고 점차 발전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SK텔레콤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11번가, 멜론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어를 말끔하게 알아들을 수 있어 한국어 이용자에겐 위 두 가지 제품보다는 선택하기 좋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최근엔 일부 프랜차이즈는 배달 음식 주문도 지원한다고 하네요. 여기에 SK텔레콤 IoT 제품과 연동해 홈 IoT도 연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코도 마찬가지만, 인공지능 쪽에 무게를 두면서 스피커 본연의 음질이 특장점이 되진 않았습니다.


참고 링크

누구(NUGU)



4) KT, 기가 지니(GiGA Genie)


  kt가 선보인 기가 지니 역시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한 인공지능 스피커입니다. 한국어 사용자에겐 앞서 살펴본 누구(NUGU)와 함께 고르기 좋은 선택지입니다. 기가 지니 또한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을 탑재해 점점 결과물이 진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존 에코 쇼와 마찬가지로 시청각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가 지니가 스피커이면서 IPTV 셋톱박스이기 때문인데요. TV와 연결해 음성 피드백을 TV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음질 또한 뛰어난 편입니다. 하만 카돈 스피커를 탑재해 기본적으로 풍부한 출력과 뛰어난 음질을 갖춘 게 특징이거든요. KT에서 제공하는 기가 IoT와 연계해 다양한 기기와 연동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KT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올레tv, 지니 같은 서비스가 있겠죠.


  그리고 별도의 카메라를 설치하면 영상 통화를 지원하고, 스마트 CCTV로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몇 가지 기기의 하이브리드격의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 링크

기가 지니(GiGA Genie)




  홈팟이 등장한 후에 비교해볼 문제겠지만, 아마 홈팟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에어팟의 전례를 보면 더욱요. 애플이 스피커를 매력적으로, 그리고 음질 조율을 잘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밝혀졌으니 홈팟도 마찬가지로 뛰어난 결과물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애플 홈팟과 시리 연계 시스템이 얼마나 매력적인 시너지를 보여줄지는 미지수입니다. 활용도만 따지고 본다면 국내 서비스 2종이 훨씬 뛰어나고요.


  한국이 애플에게 의미 있을 정도로 큰 시장은 아니라 애플이 추구하는 이상을 구현하기엔 요원하겠습니다만, 어쨌든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인공지능이 벌이는 경합이 기대됩니다. 올 연말, 즐겁게 기다릴 제품이 하나 더 늘었네요. 간단히 제품을 정리해봤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from 레이니아 http://reinia.net/2102

[WWDC17] 애플이 풀어놓은 선물 보따리 - 소프트웨어편

산호세에서 애플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WWDC17이 그 막을 올렸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며,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기조연설에서 애플은 두시간 삼십여분가량을 가득채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새로운 하드웨어를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 이하였던 적이 많았던 예년의 행사와는 달리, 오늘 행사에서 애플은 정말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애플은 오늘 새로운 것들을 크게 여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소개했는데, 이 글에서는 키노트의 소개순서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내용을 다시 분류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이 글에서는 키노트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애플이 1년동안 어떤 일들을 해 왔는지, 애플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살펴볼 것이다. 물론, 각각의 제품이나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좀 더 깊은 분석 역시 각각에 대한 별도의 포스트로 역시 찾아올 것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WWDC17 기조연설을 다시 한 번 톺아보도록 하자.

WWDC라는 행사 이름에 걸맞게 오늘 행사에서 애플은 소프트웨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자사의 메이저 운영체제인 tvOS, watchOS, iOS, macOS를 모두 판올림한 것은 물론 VR과 AR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앱스토어가 완전히 개편되었다는 이야기 역시 개발자들의 환호를 얻어내기에 충분했다. 또 애플 파일시스템, 메탈2 등의 기술적인 업데이트 역시 있었다. 특히 이번 키노트 전체를 관통하는 몇 가지 단어가 있었는데, 머신 러닝과 프라이버시가 바로 그것이다. 애플은 거의 대부분의 제품군에 전방위적으로 머신 러닝 기술을 투입한 것에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좀 더 쉽게 이런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Metal을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인 CoreML 역시 공개했다. 프라이버시 보호 역시, 애플은 대부분의 기능을 기기에서 연산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구동하고, 애플이 사용자의 정보를 받아야 할 경우 이를 익명화시키는 분산 프라이버시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용함으로써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그렇지면 이제 이 내용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자.

iOS 11, 아이패드에 집중하다

* 사진: 애플

지금까지, iOS의 중심은 아이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아이패드가 더 커진 아이폰일 뿐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완전히 옳은 소리는 아니지만,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틀린 이야기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특히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되고, 그 광활한 화면에서 기존과 같은 형태의 앱 배치를 봤을 때 받은 첫인상은 안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아이패드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을 때는 애플은 여기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패드의 중심은 여전히 아이폰처럼 컨텐츠 소비에 맞춰져 있었고, 일부 작업에서 생산성 있는 작업’도’ 할 수 있는 기기가 아이패드였다. 

하지만 컨텐츠 소비용도로써의 아이패드의 성장은 정체되었고, 애플은 새로운 활로를 컨텐츠 생산 시장에서 찾으려 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의 이런 노력을 잘 보여주는 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역시 여느 애플 제품처럼 잘 팔리긴 했지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고, 아이패드는 계속해서 완만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제, 애플은 반전의 기회를 소프트웨어에서 찾으려 한다. iOS 11에는 많은 기능 업데이트들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들은 아이패드에 추가될 기능들이다. 실제로 애플은 키노트 진행에서 iOS 11을 소개하는 부분과 별도로 아이패드를 위해 추가된 iOS 11의 새 기능을 따로 발표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이패드 홈 화면의 UI가 달라진 것이다. 아이폰보다 조금 더 많은 앱을 담을 수 있는 데 그쳤던 기존의 아이패드 홈 화면과 달리, iOS 11이 탑재된 아이패드의 홈 화면은 맥의 Launchpad를 보는 것같다.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앱 영역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지만, 기존에 네 개에서 여섯 개의 앱이 덩그러니 들어가 있던 독에는 더 많은 앱이 들어가 있다. 이 독에는 이제 최대 13개까지의 앱이 표시된다. 앱의 위치를 옮기는 동작 역시 앱이 흔들릴 때까지 앱을 누르고 기다릴 필요 없이, 앱을 잠깐 터치하고 드래그해서 수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더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특히 독 우측 세 개의 앱은 시리가 최근에 썼던 앱이나 사용 패턴상 이제 사용할 확률이 높은 앱 등을 추천해주는 영역이다. 이 확장된 독은 기존의 아이패드와는 달리 홈 화면이 아닐 때도 언제든지 스와이프 한 번으로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꺼낸 독에서 원하는 앱을 탭해서 그 앱으로 전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앱을 살짝 끌어내면 앱이 플로팅 윈도우의 형태로 동작하게 된다. 애플은 이 기능을 Slide over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앱이 플로팅 윈도우의 형태로 떠 있을때 기존의 앱과 플로팅 윈도우의 앱은 둘 다 활성화된 상태로 동작한다. 이렇게 Slide over로 동작하는 앱은 Split view로 전환시키거나 그대로 화면 밖으로 던져버릴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앱 전환기 역시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아이패드에서 앱 전환기를 불러오려면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홈 버튼을 두 번 눌러야 했다. 그리고, 동시에 동작하는 여러 앱을 보여주는 방식 역시 아이폰과 같은 카드 형태어셔 아이패드의 큰 화면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었다. 

* 사진: 애플

하지만 이제는 기존의 홈 버튼을 두 번 눌러 앱 전환기를 불러오는 방법에 더해 기존에 컨트롤 센터를 불러오듯이 화면을 쓸어올려 앱 전환기를 불러올 수 있다. 이 때 새로운 앱 전환기는 아이패드의 큰 화면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앱 전환기에서는 실행중인 각 앱이 타일 형태로 나열되게 되고, 이 중에서 원하는 앱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앱을 전환할 수 있다. 특히 Split view로 실행되고 있었던 앱들은 앱 스위처에서도 여전히 함께 동작하게 된다. 앱을 완전히 종료하는 방식 역시 자연스럽다. 기존에는 각 앱을 화면 윗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앱 전환기의 앱을 누르고 있으면, 각 앱들의 좌상단에 종료할 수 있는 버튼이 생기게 된다.

* 사진: 애플

또, GUI를 적용한 PC의 가장 강력하고 직관적인 기능 중 하나인 드래그 앤 드랍 기능 역시 아이패드에 맞게 재해석되었다. 한 앱 내에서 특정한 객체를 드래그 앤 드랍 방식으로 옮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앱을 넘나들며 객체들을 드래그 앤 드랍 방식으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Slide over나 Split view 기능 등으로 한 화면에서 동시에 동작하고 있는 앱들 사이에서 객체를 옮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객체를 누른 상태에서 어떤 동작을 하더라도 객체는 계속해서 선택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독을 불러들여 독에 있는 앱으로 객체를 옮기거나 아예 홈 화면으로 나와서 원하는 앱으로 원하는 객체를 드래그 앤 드랍 방식으로 옮길 수 있다. 드래그 앤 드랍의 정확한 동작 방식은 새 아이패드를 좀 더 자세히 조명하는 글에서 간단한 영상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고, 지금은 계속해서 전체적인 내용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언급한 두 기능들은 기존의 아이패드에서도 동작하는 기능이었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기능은 애플펜슬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패드 프로에 특화된 기능들이다. 애플펜슬은 발표 당시부터 뛰어난 반응성과 필기감으로 주목받았지만, 애플펜슬에 맞는 소프트웨어 유저 인터페이스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애플 역시 이런 의견을 반영하여 애플펜슬을 좀 더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저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는 데 힘썼다.

* 사진: 애플

이제 아이패드에서는 캡처 동작을 수행하게 되면, 몇 초간 캡처 화면이 좌하단에서 작은 썸네일 형태로 머물게 된다. 만약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이 썸네일은 사라지고 기존과 같이 해당 스크린샷을 사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이 썸네일이 사라지기 전에 썸네일을 탭하면 방금 찍은 스크린샷이 화면 가득히 나타나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스크린샷을 크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애플펜슬을 이용해 스크린샷 위에 바로 무언가를 표시하거나, 글을 쓰는 등의 동작이 가능해졌다. 또, 잠금 화면에서 애플펜슬로 화면을 콕 찍게 되면 바로 메모 앱으로 넘어가게 되고, 애플펜슬을 이용해 메모를 수행할 수 있다. iOS 11은 이렇게 쓰여진 수기를 자동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검색할 수 있도록 인덱싱해주는 작업 역시 수행한다. 이 역시 머신 러닝 기능을 통해 기존의 OCR 기능을 강화시켰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손필기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은 현 시점에서는 영어와 중국어에서만 지원된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기존에는 메모 앱에서 애플펜슬을 사용한 그림을 추가하려면 우하단의 버튼을 통해 별도의 그림 영역을 생성한 뒤, 이를 추가해야 했지만, 이제는 메모의 어느 부분에나 애플펜슬을 가져다대면 적혀있던 텍스트들이 위아래로 밀려나면서 즉각적으로 애플펜슬을 위한 드로잉 공간을 마련해준다. 사실 애플펜슬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기본 메모 앱이 너무 불편한 부분이 많았는데, iOS 11은 이 부분들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애플펜슬을 서드파티 앱들에 비해서도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바꿔주었다. 애플이 이런 기능 추가에 영감을 받은 개발자들 역시 앞으로 애플펜슬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기능들을 개발할 것이라 믿는다. 

* 사진: 애플

또, 메모 앱에는 문서를 카메라를 통해 찍어낼 수 있는 도큐멘트 스캐너 기능 역시 추가되었다. 이 기능은 서드파티 앱인 스캔봇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다만 iOS 11의 메모 앱에서는 이렇게 스캔한 문서에 애플펜슬을 이용해 즉각적으로 서명하거나, 내용을 표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역시 애플펜슬 사용성 향상에 기여한다. 이 외에도 기존에는 Numbers나 Swift Playground 등의 앱에서 제한적으로 지원하던 QuickType 키보드를 운영체제 기본 키보드에서 지원하게 되었는데, 숫자나 특수문자를 입력할 때, 키보드 자체를 전환시키지 않고 버튼을 스와이프해서 쉽게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역시 아이패드만을 위한 새로운 기능이다. 이렇듯 iOS 11에는 아이패드만을 위한 기능들이 대거 추가되었는데, 하지만 가장 크고 근본적인 업데이트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바로 새 앱인 ‘파일’에 대한 것이다.

* 사진: 애플

아이패드가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애플 유저들은 꾸준히 PC와 같은 방식의 계층적 파일 관리 구조를 요구해 왔다. 물론 한 앱 안에서 제한적으로, 혹은 일부 저장공간에 대해서 이런 기능을 지원해오긴 했지만 애플은 결코 아이패드에서 전체 파일을 계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은 오늘 계층적 파일관리를 지원하는 파일 앱을 출시함으로써 이런 고집을 꺾었다. 파일 앱은 기존의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를 대체하며, 맥의 파인더에 있는 여러 기능들을 아이패드로 가지고 들어왔다. 파일 앱에서는 최근 본 파일들을 모아서 볼 수도 있고, 여러 공간에 있는 파일들의 계층을 보고, 관리할 수 있다. 파일들에 태그를 붙여서 관리할 수 있는 기능 역시 포함되어 있다. 또,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와 아이패드 로컬 저장공간을 넘어서 드랍박스나 원드라이브 등 서드파티 웹 저장공간에 대한 접근과 관리기능 역시 제공하게 된다. 새로운 파일 앱과 위에서 설명한 드래그 앤 드랍 기능이 합쳐지면서, 생산성 면에서 아이패드의 사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 애플

여러 모로 iOS 11은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아이패드를 위한 업데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이폰에 올라가는 iOS 11 역시 몇 가지 개선점이 있었다. 물론 여기서부터 언급하는 내용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이다.

* 사진: 애플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라이브 포토의 강화이다. 지금까지 라이브 포토는 켜도 그만, 안 켜도 그만인 기능이었다면, iOS 11에서의 라이브 포토는 훨씬 더 강력한 기능을 지원한다. 이제 라이브 포토는 사진을 찍는 시점 외에도 대표 사진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사진을 생성하게 된다. 라이브 포토를 편집하는 화면에서 라이브포토가 찍힌 순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순간을 골라 ‘키 사진’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라이브 포토로부터 생성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애플은 라이브 포토를 이용해 gif처럼 이를 계속해서 반복하게 하거나, 재생 뒤로감기를 반복하는 루프와 바운스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들은 라이브포토를 좀 더 생동감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 준다.

* 사진: 애플

하지만 필자가 핸즈온 세션에서 가장 감명깊게 봤던 것은 라이브 포토 기능을 통해 구현한 장노출 사진이었다. 이는 라이브 포토가 3초간 물체를 찍어내는 기능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구현한 효과이다. 라이브 포토에서 찍힌 여러 장의 사진과 영상을 합성하여 움직임이 없는 부분은 그대로 두고 움직임이 있는 부분을 포착하여 이 부분을 합성하고 블러 처리하는 방식으로 실제 장노출로 사진을 찍은 것과 같은 효과를 부여했다. 키노트에 소개된 것 같이 흐르는 물이나 핸즈온 세션에서 확인했던 야경 등에서 이런 장노출 기능의 진가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장노출 사진의 세부적인 품질은 DSLR 카메라를 삼각대에 거치하고 긴 시간을 촬영하는 장노출 사진에 비할 바 아니겠지만, 사용자가 찍은 라이브 포토를 이용해 그럴싸해보이는 장노출 사진을 만들어주는 기능은 아이폰 7 플러스이 인물 사진 모드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또, iOS 11에서는 아이폰 7 플러스의 인물 사진 모드가 좀 더 향상되었다. 이제는 기존에는 인물 사진 모드를 사용할 수 없었던 더 낮은 조도에서도 인물 사진 모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두 카메라로부터 얻어낸 깊이 정보를 Depth API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제공한 것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 외에도 iOS 10부터 추가되었던 인공지능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이나 얼굴인식 기능 역시 1년간의 추가 학습을 통해 더 정교해졌다. 이제 얼굴 인식 기능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동기화되는데, 작년에 보안 문제로 동기화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던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애플 역시 이런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 데이터들이 모두 안전하게 암호화되어 있다는 것을 특히 강조했다.

* 사진: 애플

사진 부분의 강화 이외에도 바로 와닿을 만한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제어 센터의 변경이다. 아이패드의 앱 전환기 소개에서 본 것과 같이, iOS 10에서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탭으로 구분되었던 제어 센터가 다시 하나로 합쳐졌다. 기존과 달리 제어 센터는 여러 버튼들의 배열이며, 각각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 이런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제어 센터를 사용자화하는 기능 역시 추가하여 제어 센터를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좁아진 공간에 여러 기능을 넣은 만큼 3d 터치를 통해 더 많은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어 센터를 설계했다. 기술적인 문제로 3d 터치를 넣을 수 없는 아이패드는 제어 센터에서 롱 프레스로 해당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외에도 운전중 방해금지 모드 등 안전에 관련된 업데이트와 지도 앱, 그리고 머신 러닝으로 그 성능이 향상된 시리 등의 업데이트가 있었다. 

정리하자면 iOS 11은 지금까지 소외되었던 아이패드를 위한 종합 선물세트이다. 아이패드는 이제 더 넓은 화면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파일 앱의 추가와 드래그 앤 드롭 기능은 아이패드의 생산성을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향상시켜 줄 것이다. 애플펜슬 역시 단지 소프트웨어적인 향상만으로 그 사용이 훨씬 편해졌다. 아이패드 프로라는 하드웨어의 추가가 그려주지 못했던 아이패드 라인업의 미래를 iOS 11이 그려줄 수 있을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macOS High Sierra, 시에라를 가다듬다

* 사진: 애플

언제나 WWDC 발표에서 개그를 담당하는 애플 소프트웨어 총괄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패더리기는 오늘도 쾌활하게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새 macOS 작명에 대한 조크를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공개된 이름 High Sierra. 그 옛날의 weed나 sea lion처럼 당연히 가짜 이름이겠거니 생각했지만, 그것이 진짜 macOS 10.13의 정식 명칭이었다. 오늘 애플 키노트는 패더리기가 농담 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겠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새 macOS인 High Sierra(이하 하이 시에라)는 적어도 소비자가 느끼는 관점에서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시에라에서 하이 시에라로의 이행에는 보이지 않는 기술적인 진보가 있다. 먼저 가장 큰 변화는 운영체제의 기본 파일 시스템이 HFS에서 애플 파일시스템(APFS)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HFS는 거의 30여년 전에 처음 만들어진 파일시스템으로 긴 세월을 거쳐오면서 매우 많은 개량이 가해졌다. 물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HFS는 최초의 HFS와는 완전히 다른 파일시스템이라고 보는 게 적합할 정도이다. 하지만 애플은 언제까지나 HFS를 고쳐 쓸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자신들의 새로운 파일시스템을 개발했고, 이것이 바로 APFS이다.

APFS는 현대적인 파일시스템의 개념들을 대부분 채용했다. APFS는 64비트 아이노드(파일 메타데이터를 저장하는 일종의 자료구조)를 도입해 아이노드의 크기 제한으로 인해 발생하던 문제를 없앴고, 꽤나 먼 미래의 업데이트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두었다. 또, 애플 파일시스템은 Copy-on-Write 정책을 채택하여 파일이 복사되었을 때 실제 파일의 데이터를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의 메타데이터만 복사하여 새로 생성하는 방식으로 키노트에서 시연한 것과 같이 거의 즉각적으로 복사가 수행된 것처럼 보이게 한다. 만약 이후 복사된 파일의 데이터에 변형이 가해진다면 그 때 APFS는 비로소 그 파일의 데이터를 복사하게 된다. 이 방식은 키노트에 소개한 것과 같이 복사가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장점뿐 아니라 SSD 시스템에서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다. 읽기, 쓰기 속도가 같은 하드디스크와 달리 SSD는 읽기 속도에 비해 쓰기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기존의 데이터를 그대로 덮어쓸 수 있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SSD는 새로운 데이터를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존의 데이터를 삭제하고 쓰는 작업이 필요한데, 따라서 SSD 시스템에서는 쓰기 동작을 가급적 최소화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Copy-on-Write 정책은 기존과 같은 방식에서 2번 써야 할 것을 한번만 쓰는 것이므로 단순히 복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반응성과 안정성을 높여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APFS는 볼륨 단위로 기존의 파티션보다 훨씬 유연한 용량 관리를 선보일 수 있고 cloning files and directories나 snapshot, sparse file을 지원하는 등 여러 신기술을 탑재하고 있고, atomic safe-save premitives 등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파일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인다. 무엇보다도 APFS는 개발단계에서부터 보안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은 파일시스템으로 전체 디스크를 암호화하는 기능은 물론 필요하다면 메타데이터와 데이터 영역을 각각 다른 키로 암호화 할 수 있는 등의 강력한 암호화를 지원한다. 게다가 이런 기능들이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레이어로 지원되던 이전과는 달리 이를 파일시스템 네이티브에서 지원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암호화를 지원하면서도 성능 하락을 최대한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애플 파일시스템에 대한 더 자세하고 기술적인 내용은 작년 WWDC16에서 발표됐을 때 썼던 이 글에서 읽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메탈의 대대적인 개편을 들 수 있다. 메탈은 애플의 그래픽 API로, 단순히 그래픽을 그려내는 것 뿐만 아니라 그래픽 프로세서의 셰이더 유닛을 활용한 범용 연산 등에도 적용되는 범용 API이다. 쉽게 말하자면 OpenGL과 OpenCL의 기능을 메탈이라는 단일 API가 모두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WWDC에서 메탈은 다시 한 번 큰 기능 확장을 맞이했는데, 애플은 하이 시에라에 탑재된 메탈을 메탈 2라고 부르며 이를 강조했다. 메탈 2는 게임 개발자 등에게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머신러닝이나 뒤에서 소개할 VR 관련된 부분에서도 효과적으로 GPU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 WWDC 현장에서 발표된 외장 GPU 개발자용 키트 (애플 키노트 영상 캡처)

또, 하이 시에라는 공식적으로 외장 GPU를 제공하며, 애플은 개발자용 키트라는 이름으로 RX580과 썬더볼트 3로 연결되는 외장 GPU 섀시, 썬더볼트 3 케이블을 599달러에 판매한다. RX580의 MSRP나 기존의 외장 GPU 섀시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그리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적당하다. 물론 애플이 공식적으로 외장 GPU를 지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써드파티 외장 GPU 섀시가 좀 더 많이 풀리게 될 것이고, 이는 강력한 그래픽 성능에 목말랐던 맥 게이머들에겐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 될 것이다.

* 사진: 애플

기술적인 부분을 지나와서 직접 사용자가 사용하는 기능상 업데이트에는 사진 앱 업데이트를 가장 먼저 꼽아볼 수 있겠다. 애플은 자사의 프로용 사진 앱인 Aperture를 죽이고 맥용 사진앱을 출시했다. 그리고 이번에 업데이트된 사진 앱은 편집 기능을 강화하며 Aperture의 빈자리를 조심스럽게 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 업데이트된 사진 앱은 사진의 컬러 곡선을 직접 조절하는 등의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순차적인 가져오기 정렬이나 사진 검색 필터의 강화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부분 역시 잊지 않았다. 물론 iOS의 사진 앱 업데이트에 발을 맞춘 기능인 강화된 라이브 포토 편집 기능이나 메모리 기능, 얼굴 인식 동기화 등도 새로운 사진앱의 개선점으로 꼽을 수 있다.

* 애플은 macOS 하이 시에라의 사파리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브라우저"임을 강조했다. (애플 키노트 영상 캡처)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사파리의 개선이다. 애플의 테스트 시나리오에 따르면 하이 시에라에서 구동되는 사파리 브라우저는 모든 데스크탑 인터넷 브라우저 중 가장 빠르다. 기본적으로 빠른 속도에 더해, 이번 사파리는 사용자의 편의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많은 업데이트를 수행했다. 사파리는 머신러닝 기술로 사용자의 동의 없이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하는 광고 프로그램을 식별하여 이들이 남긴 데이터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한다. 이런 첨단 광고 기술로 큰 이익을 내는 구글에 대한 은근한 견제라고도 볼 수 있겠다. 또, 웹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자동재생되는 동영상 컨텐츠의 자동 재생을 막는 기능 역시 탑재했다. 당연히 이 기능은 비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원하는 페이지에 대해서만 비활성화시키는 등의 조절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iOS 시리와 같이 macOS의 시리도 머신러닝의 혜택을 입었다. macOS의 시리 역시 더 자연스러운 발음과 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메일 앱의 검색 기능을 강화하거나 중요한 메모에 핀을 지정해 항상 목록 상위에 있도록 하는 등의 소소한 사용자 편의 기능 업데이트 역시 있었다.

정리하자면 macOS 하이 시에라는 시에라를 좀 더 가다듬은 운영체제이다. 겉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운영체제에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는 파일시스템이 통째로 교체되고 메탈 그래픽 API에 큰 발전이 있는 등 매우 커다란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 또, 애플은 머신러닝 기능을 이용해 사파리의 광고 추적 제거 기술을 붙이는 등 사용자의 사생활 보호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할 만하다.

watchOS 4, 시리는 더 이상 음성비서가 아니야

애플워치는 출시 시점부터 가장 개인화된 스마트기기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watchOS 4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리를 선택했다. 이제 watchOS 4는 시리 시계 페이스를 선택할 수 있다. 시리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시계 페이스에 사용자가 다음에 할 일과 그에 맞는 정보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다음 일정이 여기서 차로 30분 떨어진 거리에 있다면 애플워치는 대략 45분쯤 전에 다음 일정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알림과 바깥 날씨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매일 그 일정을 갈 때 우버 등의 앱을 사용했다면 그 앱을 추천해주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사실 이런 개인 보조는 구글 나우의 동작과도 비슷한 것으로, 애플이 작년에 이어 시리를 더 이상 음성비서에 국한시키지 않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 사진: 애플

그 외에도 watchOS 4는 애플워치를 여러 면에서 더더욱 개인화시켰다. 이제 활동 앱은 사용자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링을 달성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애플워치는 기존에 수행하던 여러 재촉 뿐 아니라 아니라 현재의 달성량 등을 좀 더 정교하게 평가하여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활동 링을 완성시킬 것을 권유하고, 링이 완성됬을 때 새로운 화면 효과로 보상하는 등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더 심화시켰다. 또, 월별로 개인화된 도전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각각의 사람이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운동 앱은 좀 더 빠르게 시작할 수 있도록 유저 인터페이스를 재설계했고, 서로 다른 운동을 연달아 하는 등의 경우에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물속에서도 차고 수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워치 시리즈 2의 출시 당시 운동 앱에 수영에 관련된 항목 역시 추가되었는데, 이 역시 좀 더 세분화되어 영법별 스트로크 거리 등을 측정해 주는 등 더 나아진 피트니스 밴드로써 기능한다.

또, 애플 워치는 음악 역시 개인화시킨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애플워치에 담을 재생목록을 지정하면 애플워치는 해당 재생 목록에 있는 음악을 담고 있었는데, 이제 애플워치는 조금 더 능동적으로,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살펴보고 이를 자동으로 담아두게 된다. 이전 에어팟 리뷰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애플워치와 에어팟은 매우 좋은 궁합을 보여주는데, 이 기능을 통해 아이폰을 두고 애플워치와 에어팟만 차고 운동할 때 더 나아진 사용자 경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사용자가 선택한 이미지에서 특징을 뽑아 동적인 만화경 이미지로 시계 페이스를 삼거나 토이 스토리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시계 페이스가 추가되었다는 것 역시 재미있는 부분이다. 

watchOS 4는 엄청난 업데이트가 있었던 watchOS 3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여러 면에서 좀 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이 기능들이 실제로 잘 와닿을지는 사용해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울 것 같다. 특히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시리 시계 페이스가 한국에서 얼마나 잘 작동할지를 장담하기 어렵기에 한국의 소비자들은 watchOS 4에 대한 감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머신 러닝, AR 개발자들을 위해서…

글의 도입부에서도 설명한 것과 같이 이번 WWDC의 진짜 주인공은 머신 러닝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이런 머신 러닝을 자신들의 새 소프트웨어에만 넣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 역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Core ML이라는 프레임워크를 함께 공개했다. 머신러닝 연산을 효율적으로 구동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머신러닝은 병렬적이고 낮은 정밀도의 연산을 빠르게 수행하는데, 이런 병렬로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성능 손실없이 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개발자들이 여기에 매달리게 된다면 그 시간동안 다른 기능을 만들거나 다듬을 수 없게 된다. 컴퓨터 공학의 목표 중 하나는 개발자들이 이런 낮은 단계의 최적화를 수행하지 않고도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Core ML 프레임워크는 이런 목적에 부합하는 프레임워크라 할 수 있다. Core ML은 그 자체로 Metal 등의 낮은 수준의 API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동작하면서 개발자에게 낮은 수준의 API에 맞춰 최적화를 하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다.

개발자들은 Core ML을 사용해서 자신의 앱에 쉽게 얼굴 인식, 장면 인식 등을 포함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포함시키거나, 자연어 처리를 수행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포함시킬 수 있다. 물론 직접 개발한 머신러닝 모델 역시 Core ML 프레임워크 위에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고품질의 프레임워크는 개발자들의 편의를 증대시킬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에게 더 창의적이고 높은 품질의 앱들이 공급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새로 추가된 ARkit 역시 주목할만하다. 증강현실이라는 것은 스마트폰 초창기에서부터 계속적으로 떠오르던 개념이었다.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단순히 카메라를 가동시켜 메신저 앱 배경에 앞 풍경을 띄워줌으로써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걷더라도 앞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정도에 그쳤지만 말이다. 스마트폰의 연산 능력이 점점 발달하자 이를 이용해서 좀 더 다양한 시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케아는 가구를 미리 집에 배치해보는 형태의 증강현실 앱을 만들었고, 얼마 전 전 세계를 휩쓴 포켓몬 고 역시 대표적인 증강현실 앱이다. 하지만 이런 앱들을 사용해보셨다면 아직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개발자가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와 각종 센서들을 통해 정교하게 현실의 물체를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교한 앱을 만드는 것은 매우 큰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즉, ARKit은 이런 개발자들의 수고를 애플이 대신함으로써, 개발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ARKit은 카메라와 기기의 모션 센서를 동원해 실제 물체의 윤곽등을 높은 정확도로 측정해준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 광원에 의한 주변광 등을 계산하는 기능 역시 갖추고 있는데 이들을 이용하면 정말 실감나는 증강현실을 볼 수있다. 실제로 핸즈온 세션에서 살펴본 증강현실 데모는 상당히 정교하게 동작했다.

개발자들은 이런 ARKit을 기반으로 자신의 증강현실 앱을 더 정교하고 쉽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이케아 같은 큰 가구 회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ARKit 기반으로 앱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자사의 가구를 집에 맞춰보게 하고 바로 주문을 유도한 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ARKit이 더 발전한다면 고객들은 옷을 주문하기 전 증강현실 속에서 그 옷을 몸에 대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도 있다. 다만 ARKit은 높은 연산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애플 A9, A10 칩이 탑재된 기기에서만 동작한다. 아이폰의 경우 6s 시리즈, 아이폰 se, 아이폰 7 시리즈가 여기에 해당되며, 아이패드의 경우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 전체와 새로 발표된 2017년형 아이패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애플은 자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이용해 개발자들에게 멍석을 깔아주었다. 이 멍석 위에서 어떤 놀라운 아이디어가 앱으로 탄생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과연 애플의 이런 노력이 AR 시장을 크게 확대시킬 수 있을까?

총평 : WWDC라는 이름에 걸맞는 가득 찬 소프트웨어들

이번 WWDC는 발표된 하드웨어를 제외하고 소프트웨어만을 살펴봐도 충분히 가득 찬 행사이다. iOS 11은 아이패드에 계층적 파일관리를 허락했고, 이와 함께 드래그 앤 드랍 기능까지 부여했다. 이 기능은 지금까지 프로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던 기능들 중 하나이다. iOS 11은 단순히 이런 기능들을 추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패드의 넓은 화면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iOS 11을 탑재한 아이패드, 특히 아이패드 프로의 사용성은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macOS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는 기능적 변화는 거의 없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큰 변화를 겪었는데, 작년에 발표된 애플 파일시스템은 이제 macOS의 메인 파일 시스템으로 동작한다. 그리고 애플의 그래픽 API인 메탈 역시 큰 변화를 겪으면서 이제 맥에서 외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iOS와 macOS, watchOS를 모두 아우르는 기능 향상은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한 좀 더 개인화된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제 애플 제품들은 사용자의 의도를 좀 더 정확하게 읽고 거기에 맞춰 동작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애플은 항상 이런 기능을 소개하면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강조하고 이를 어떻게 지킬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개발자 행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개발자의 관점에서 행사를 본다면, 개발자들은 애플에게 큰 선물 두 개를 받은 셈이다. Core ML과 ARKit 프레임워크는 개발자들에게 저 수준의 최적화나 AR 환경 구성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이제 개발자들은 해당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자신의 상상력을 펼친 앱을 만들 일만 남았다 

애플이 프라이버시를 강조할 때 많은 사람들은 애플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 예상했다. 인공지능 신경망을 학습시키는 데는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런 것들을 수집하면서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런 인공지능 기능을 제공할 때 사용자의 스마트폰 성능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런 기능들을 기기에서 실행시킨다는 것은 오히려 사용자 경험을 저해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WWDC 행사에서 애플은 머신 러닝으로 추가된 기능과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모두 강조했다. 심지어 macOS 사파리에 새로 추가된 기능 중 하나는 머신러닝 기능을 이용하여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기능이다. 애플은 이번 기조연설 내내 이렇게 외치는 듯 했다.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머신 러닝을 잘 할 수 있어”

물론 실제 기능들이 정말 애플의 설명대로 잘 동작할지는 이 기능들을 조금 더 깊게 써 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런 애플의 자세는 높이 평가할만하지 않을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from Back to the Mac http://ift.tt/2s0IWAv
via IFT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