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맥북프로 시리즈의 마지막 여정
13인치 신형 맥북프로의 뒤를 이어 터치바를 탑재한 15인치 모델도 '아이픽스잇(iFixit)'의 수술대에 올라갔습니다.
앞서 분해된 13인치 모델과 비교하면 별로 새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5인치 맥북프로와는 프로세서부터 시작해 거의 모두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아이픽스이 분해한 15인치 모델은 2.6GHz 쿼드코어 인텔코어 i7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했습니다. 인텔 내장형 그래픽 HD 530과 함께 AMD의 독립형 그래픽 칩셋인 라데온 프로가 추가로 달려 있습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16GB 램은 2,133MHz로 작동하는 LPDDR3 규격이며, 저장장치는 역대 맥북프로 중에서 가장 빠른 PCIe 기반 256GB SSD를 장착했습니다. 단자 구성은 익히 알려진대로 썬더볼트3를 겸하는 USB-C 단자 4개.
그 밖에도 신형 맥북프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터치 바와 터치 ID, 해상도는 이전 세대와 동일하지만 맥북 최초로 DCI-P3 색공간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거대한 포스터치 트랙패드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래는 2016 신형 맥북프로와 지난 세대의 15인치 모델을 비교한 사진 ▼
* 2016 MacBook Pro 15" Touch Bar. 사진: iFixit
* 2014 MacBook Pro 15" Touch Bar. 사진: iFixit
지난 세대와 마찬가지로 두껑을 열었을 때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부품은 단연 배터리입니다.
6개의 셀이 한 개의 배터리팩을 이루는 구조인고, 전체 용량은 11.4V에 76Wh(6,667mA)입니다. 지난해 모델의 8755mAh에서 25% 감소한 수치. 하지만 그만큼 내부 부품이 사용하는 전기도 줄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전 모델처럼 남는 공간을 배터리로 꽉꽉 채워넣지 않고 일부러 셀 주변에 여백을 남겨 놓았는데요. 맥북프로의 무게 감량을 위해 배터리 용량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
* 2016 MacBook Pro 15" 배터리. 사진: iFixit
포스터치 트랙패드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게 커졌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와 나란히 놓아도 꿀리지 않을 정도! 트랙패드를 구동하는 직접회로는 13인치 모델과 구성이 거의 같지만, 더 넓은 면적을 커버하기 위해 터치 컨트롤러를 1개가 아닌 2개나 박아 놓았다고 합니다.▼
* 2016 MacBook Pro 15" 트랙패드와 iPad mini 4. 사진: iFixit
W자 모양의 로직보드 앞뒤엔 프로세서와 램, SSD와 와이파이 모듈이 납땜으로 고정돼 있습니다. 13인치에 이어 15인치 모델도 SSD 자가 수리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맥북프로의 가전 제품화가 이번 모델에서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인데요. 이건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부품 판매와 맥북 수리로 돈을 버는 OWC, 아이픽스잇 등의 업체에게도 먹구름 같은 소식입니다. ▼
* 2016 MacBook Pro 15" 로직보드 앞면과 뒷면. 사진: iFixit
로직보드 한 켠에는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의문의 커넥터가 달려 있습니다. 아이픽스잇에 달린 코멘트에 따르면, SSD나 로직보드에 결함이 발생한 경우 데이터를 복구하긴 위한 용도로 추측되고 있는데요 신형 맥북프로부터 SSD가 로직보드에 납떔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SSD가 고장이 나면 로직보드를 통째로 갈아야 합니다. 반대로 로직보드에 문제가 생기면 멀쩡한 SSD까지 같이 교환해야 합니다. 이럴 때 이 커넥터를 통해 SSD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추출하지 않겠냐는 겁니다. ▼
* 의문의 커넥터?
15인치 모델에 탑재된 SSD는 샌디스크(SanDisk)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13인치 맥북프로와 달리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를 사용했습니다. 이전 세대처럼 이번 맥북프로도 여러 브랜드의 SSD 제품을 섞어 쓰는 것인지, 아니면 15인치 모델에만 삼성전자 제품이 들어가는지는 자료가 누적될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한데요. 일반적으로 삼섬전자 제품이 안정성이나 성능 면에서 샌디스크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물론 SSD의 두뇌인 컨트롤러는 SSD의 용량이나 모델에 상관없이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칩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3인치 맥북프로의 경우 스피커와 스피커 그릴의 위치가 멀리 떨어져 있어 스피커 그릴이 그저 '장식품’에 불과하다는 평이 나왔습니다. 실제 사운드는 케이스 측면의 통풍구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죠. 15인치 모델은 스피커 그릴 바로 밑에 스피커 모듈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13인치와 달리 스피커가 사용자 정면을 바라보는 구조입니다. 단, 스피커 그릴 대부분이 막혀 있는 등 여전히 장식적인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
* 2016 MacBook Pro 15" 스피커. 사진: iFixit
15인치 맥북프로과 13인치 동생들과 차이를 보이는 또 한 가지는 팬의 크기입니다.
터치바가 없는 13인치 맥북프로 모델에 사용된 CPU는 TDP 15W의 저전력 듀얼 코어입니다. 터치바가 장착된 13인치 맥북프로에는 TDP 29W급 듀얼코어가 들어가죠. 15인치 맥북프로는 TDP 45W인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투입됩니다. 게다가 독립형 그래픽칩셋까지 기본적으로 탑재해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만큼 뿜어내는 열기도 15인치가 더 많을 텐데요.
* 왼쪽: MacBook Pro 13"용, 오른쪽: 15"용
애플은 팬의 크기를 키워 내부 열기를 더욱 빠르게 배출하게끔 했습니다.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13인치 모델에는 지름이 42.3mm인 팬이, 15인치 모델에는 46.6mm 팬을 사용했습니다. 팬의 날개 개수도 15인치 쪽이 2배 이상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상으로 분해가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분해 난이도는 애플의 기존 제품들처럼 '원천봉쇄' 수준입니다.
별 모양 나사(Pentalobe)가 하판을 고정하고 있어서 전용 툴이 없으면 분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딫치고, 프로세서와 램에 이어 SSD가 로직 보드에 땜질 되어 있는 데다, 배터리와 스피커 역시 접착제로 고정되어 있어 여간해선 분해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나마 쉬운 게 로직보드를 완전히 들어낼 필요 없는 트랙패드 정도입니다.
바깥에 붙어 있는 겉에 터치바도 분해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두 명의 아이픽스잇 직원과 기타 피커, 나이프, 아이소프로필알코올, 히트건, 오프너 등을 총동원해서야 겨우 분리할 수 있었다고 . 터치바의 두께가 워낙 얇은 데다, 접착제도 강력해서 자칫 파손될 우려가 있고, 터치바를 분리할 때 주위 케이블이 끊어질 가능성이 큰 것도 분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터치 ID 센서는 보안을 위해 애플 T1 칩과 짝을 이루는데, 이는 전원 버전이 고장 날 경우 꼭 애플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자가수리나 업그레이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아이픽스잇의 분해기는 늘 수리 용이성 점수로 끝을 맺는데요. 15인치 맥북프로도 13인치 모델처럼 10점 만점 에 1점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아이픽스잇 사이트를 방문하면 더욱 많은 사진과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참조
• iFixit - MacBook Pro 15" Touch Bar Tear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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