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가기 전, 그러니까 약 세 달 전쯤에 소소한 지름이 있었습니다. 지름 대상은 조금 뜬금없는데요. 애플워치를 질렀습니다. 그것도 1세대를요.
2세대도 직구로 구하고자 하면 구할 수 있는 시즌이었으나 저는 큰 고민 없이 1세대를 질러버렸는데요. 오늘은 이 이유와 애플워치의 첫인상을 정리했습니다.
왜 애플워치를 샀나요?
애플워치는 간단한 첫인상을 소개해드린 바도 있습니다. 그때는 통신사에서 애플워치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저도 잠시 대여해 살펴본 것인데요.
38mm 제품으로 가장 기본적인 제품을 써봤습니다. 그리고 써보면서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때의 경험이 구매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제가 전화 문자를 잘 못 받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네, 제가 전화 문화를 끔찍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체질인데요.
그러면서도 레버를 젖혀서 진동 모드로 전환하는 아이폰에서 저는 모든 진동을 끈 완벽한 무음모드로 하고 다닙니다. 그러니 알림을 들으려야 들을 수가 있나요...
진동 자체를 썩 즐기지 않기도 하거니와 일할 때, 책상 위에 놓고 쓰는데 진동 소리가 주변에 피해도 주고, 제 집중력도 끊어먹어서 도저히 진동 모드는 쓰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완전한 무음모드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욱 알림을 못 받는데요. 사실 저는 그렇게 크게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주변에서 저를 잡아드시려고 하는 통에, 그리고 몇몇 중요한 전화를 놓친 후에는 전화를 받을 방법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 방법이 바로 애플워치입니다.
다음으로는 이번 시에라 업데이트와 함께 보여줬던 애플워치를 이용한 맥OS의 잠금 해제 기능이었습니다. 사실 이 기능도 이미 서드파티에서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또 이렇게 하나의 서드파티가 휘청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데요.
맥을 거치해두고 자주 활용하다 보니 무척 유용한 서비스가 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에서는 아직 업데이트가 안 됐고, 제가 아직 시에라로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이겠네요. 알림과, 맥 잠금 해제.
애플워치 1세대를 산 이유는?
위에서 살펴본 애플워치 구매 이유를 따져보면 애플워치 1세대를 산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애플워치 2세대가 1세대보다 개선된 점은 방수, 그리고 GPS 탑재, 그리고 프로세서의 개선입니다.
그런데 이 발전된 내용 중 어떤 것도 제 목적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없습니다. 그러니, 굳이 제가 2세대를 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폰과 연동해서 알림을 보내주고, 나중에 맥OS 시에라를 설치한 맥 근처에서 자동으로 잠금만 해제해주면 되므로 새로 추가된 기능이 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제가 굳이 더 비싼 금액을 주고 2세대를 사야 할 이유가 없었던 탓이죠. 마침 1세대는 2세대 출시를 앞두고 너나 할 것 없이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이 흐름 속에서 애플워치 블랙 알루미늄 42mm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애플워치 스포츠 블랙 알루미늄
애플워치 1세대도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고르느냐, 스테인리스로 고르느냐 문제가 있었습니다. 내구도는 스테인리스 쪽이 낫다 해 처음엔 스테인리스를 알아봤는데요.
처음부터 새 제품을 고르기보다는 중고 제품을 골랐기에 마땅한 매물이 없었고 그 결과 블랙 알루미늄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생각해서는 잘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개봉으로 잘 받아온 애플워치 1세대 블랙 알루미늄 제품입니다. 밴드도 공교롭게도 우븐 나일론으로 된 구성을 받았습니다. 지금 가격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생각보다 저렴하게 구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 시즌이 전국 이마트에서 애플워치를 반 값으로 할인하고 있던 터라 중고가도 영향을 받아 꽤 저렴하게 살 수 있었네요.
지난번에 만져본 애플워치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좀 더 고급형이었다면, 이번에는 일반형입니다. 팔목 두께가 얇아 고민했지만, 38mm를 썼던 기억을 되살려 42mm를 골랐습니다.
패키지도 조금 다릅니다. 애플워치 스테인리스 버전이 커다란 직사각형이었다면, 애플워치 알루미늄 버전은 길쭉한 모양의 패키지입니다.
스티커를 떼고 나면 그 안에 다시 플라스틱 케이스가 있습니다. 상자에는 애플워치라고 적혀있더니 케이스에는 애플로고가 음각돼 있네요. 깔끔한 디자인입니다.
케이스를 열면 애플워치가 들어있습니다. 꺼내 봅니다. 참 예쁘네요. 새 제품이라서 호감이 생기는 것이기도 하겠지만요. 검은색 알루미늄으로 된 본체가 깔끔한 느낌이 듭니다.
옆면에는 버튼 하나와 용두가 있습니다. 용두 버튼을 누르면 홈 버튼으로 다시 돌아오고, 그 아래 버튼을 누르면 최근에 이용한 앱 목록을 보여줍니다.
아래는 심박수 센서가 있습니다. 이 부분도 유독 잘 상하는 부분이라고 하는데, 유의해야겠습니다. 그 위와 아래엔 각각 시곗줄 분리 버튼이 있습니다. 저는 우븐 나일론이지만, 다른 밴드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애플워치 스포츠는 원래 다른 밴드가 기본으로 들어있으나, 저는 우븐 나일론이 포함된 제품을 구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나일론 줄이긴 합니다만, 일단 깔끔하다는 점은 마음에 드네요.
확실히 38mm보다는 조금 큽니다. 팔목이 얇더라도 저는 42mm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알루미늄은 확실히 스테인리스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산 애플워치. 지금까지 매일 잘 착용하면서 널리 쓰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중고로 미개봉 제품을 사서 잘 쓰고 있지만, 어차피 시계인 이상 어느 정도의 흠집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조금 거칠게 쓰고 있습니다.
일반 시계처럼 쓰고, 중간에 문제가 생기면 AS를 노려보거나 새걸 사는 수밖에요. 물론 문제가 생길 그런 일은 일어나질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목적에 꼭 알맞은 시계라 매우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가끔 맘을 설레게 하는 스마트워치가 눈에 들어오지만, 아직 애플워치 만한 걸 찾기가 쉽지 않네요.
앞으로도 한동안 잘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3개월 넘게 애플워치를 쓰고 있는데요. 이 후기는 따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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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레이니아 http://reinia.net/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