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4일 화요일

100일 동안 써본 비츠X 사용기 - 느낀 점을 중심으로


  약 2개월 전에 왜 에어팟의 대안이 비츠X인가?(http://reinia.net/2067)라는 이야기로 비츠X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드린 적 있습니다. 사실 이건 비츠X 리뷰를 위한 전초작업(!?)이었는데요. 막상 그 후로 비츠X에 관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제가 바쁜 건 둘째 치고 비츠X가 워낙 편해서 따로 글을 적어야 할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 뒤늦게, 비츠X에 관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어팟보다 좀 더 만족스러웠던 비츠X의 뒤늦은 사용기입니다.




비츠X 열어보기


  먼저 비츠X를 간단히 열어보겠습니다. 비츠X에는 여러 색상이 있는데요. 제가 선택한 색상은 블루 색상입니다. 블랙이 훨씬 무난할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조금 심심하지 않을까 싶어서 블루를 선택했는데요.


  조금 튀는 느낌이긴 하지만, 만족스럽습니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에 잘 어울리는 시원한 색인 것 같아요.


  패키지에는 비츠X의 대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배터리 시간이네요. 그리고 충전 효율, 착용감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구성품은 꽤 알찬 편입니다. 다양한 크기의 이어가이드, 그리고 이어팁이 준비돼 있고요. 전용 케이스와 충전을 위한 미니 라이트닝 케이블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 설명서와 함께 애플뮤직 3개월 이용권도 있네요.


  이 애플뮤직 이용권은 국내에서 쓰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애플스토어 금액으로 치환이 된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저는 딱히 흥미가 없어서 그냥 모셔뒀습니다.





  그리고 충전용 라이트닝 케이블도 꽤 만족스러운 액세서리인데요. 이렇게 짧은 라이트닝 케이블이 많지 않아서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폰을 쓰신다면 아이폰 충전 케이블로도 충전할 수 있으니 굳이 꺼낼 필욘 없겠지만요.


비츠X 연결하기


  비츠X는 믿기 어렵지만,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군입니다. 이어폰 유닛 사이를 잇는 부분이 플랫 케이블도 있지만, 목 뒤로 두르는 부분이 고정된 밴드 형태인데요. 다른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얇고 유연해 넥밴드 느낌이 덜하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


  목을 두툼히 감고 있지 않고,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넥밴드라는 부담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넥밴드 양쪽으로는 다시 배터리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왼쪽 오른쪽 각각 하나씩 있고요. 여기에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합니다.




  오른쪽 배터리 부분에 있는 전원 버튼을 살짝 누르면 전원이 들어옵니다. 작은 LED에 하얀 불이 반짝 들어오는데요. 한 번 연결을 마쳤다면 전원을 켜자마자 거의 즉시 기기에 연결됩니다.




  처음 기기와 연결하려면 전원 버튼을 일정 시간 이상 길게 누르면 됩니다. 그러면 주변에 있는 아이폰에서 BeatsX 연결 안내 화면이 표시되는데요. 에어팟과 완전히 같은 느낌입니다. W1칩의 힘이겠죠?


  연결한 다음에는 같은 iCloud 게정으로 연결된 기기끼리 자유롭게 연결을 오갈 수 있습니다. 멀티포인트 같은 거창한 기능은 아니지만요.




  재생 조작은 왼쪽 유닛 밑에 있는 마이크 겸 리모컨으로 합니다. 이어팟 등 애플 기본 이어폰에 달린 리모컨과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가운데 버튼으로 재생/일시정지, Siri를 켤 수 있고요. 음량 조절 버튼과 이를 통해 재생 곡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에어팟은 터치방식인데 반해, 비츠X는 물리적으로 누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더 직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전원 버튼의 눌리는 느낌은 너무 얕은 느낌이 들어 당황스럽습니다. 몇 번을 눌러봐도 제가 제대로 눌렀는지 고민이 되는 키감입니다.




  비츠X를 목에 걸치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습니다. 커널형 유닛은 귀에 쏙 들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컴플라이 폼팁을 끼워둔 BBX의 착용감을 참 좋아했는데요. 이와 비슷하게 만족스럽습니다. 착용감만 놓고 보면 여태까지 쓰던 이어폰 중 5위 안에 들어갈 정도입니다.


  목에 자연스럽게 감고 음악을 들으면 됩니다. 쓰다 보니 이어폰이 조금 긴 느낌은 드네요. 진짜 왜 이렇게 길지? 싶을 정도 였습니다. 목 근처에서 선이 많이 남아 덜렁거리는 느낌이 들고, 밖에 있을 때도 가끔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이어폰 끼고 화장실에서 세수하다가 고개를 숙였는데요. 이어폰 유닛을 물에 퐁당 담글 뻔했습니다. 공식적으로 방수를 지원하지도 않아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비츠X를 써보니...


  비츠X로 열심히 음악을 들었습니다. 처음에 닥터드레 비츠의 전형적인 특징이 저음 부스트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정말?'싶을 정도로 비츠X의 음질은 전 음역의 균형이 잡혀있었습니다.


  애플 EQ가 전체적으로 플랫한 느낌이라고 들었는데, 꼭 이 느낌입니다. 특유의 플랫한 느낌이 살아있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습니다만, 한편으론 조금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아 어떤 음원을 들어도 고루 잘 어울립니다. 저는 부담이 없어서 좋긴 한데, 역시 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질을 떠나서 와닿는 것은 사용 시간입니다. 최대 8시간을 쓸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실험환경이라 실제로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7~8시간은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 중 배터리 시간이 가장 안정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패스트 퓨얼(Fast Fuel)이 상당히 좋습니다. 저는 일할 때 음악을 틀어놓고 듣는데요. 점심 먹을 때 잠깐 충전하는 것만으로도 온종일 비츠X로 음악을 들을 수 있더라고요.




  W1칩이 특징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막상 빠른 연결방식을 빼고 특이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iCloud 연결 기기끼리는 빠르게 연동을 옮길 수 있으니 이건 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쉽게 휘어져 케이스에 들어가긴 합니다만, 그만큼 쉽게 삐져나와 유명무실한 느낌입니다. 케이스는 결과적으로 잘 안 쓰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대충 구겨넣어도 되고, 착용하고 다닐 때도 이어폰 유닛과 유닛을 붙일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한 가지 욕심을 더 내보자면 유닛을 서로 붙이면 일시정지가 된다는지 약간의 편의 기능이 더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살짝 모자른 편의 기능, 그리고 반대로 조금 과하게 긴 이어폰 길이가 아쉽지만,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였습니다. 현 시점에서 W1 칩이 들어간 이어폰을 찾는다면 이만한 게 없다 싶을 정도로요.


  앞서 에어팟과 비츠X는 전혀 다른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럼에도 두 가지를 억지로 비교한다면, 제 기준에선 비츠X가 좀 더 어울리는 이어폰입니다. 일단 에어팟은 제 귀에 잘 맞지도 않거든요.




  일반적인 기준으로 다른 넥밴드와 비교하자면, 넥밴드 냄새 안 나는 넥밴드 이어폰으로 충분히 매력있는 제품입니다. 일반 유선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교해도 그렇고요. 특히 아이폰을 쓰신다면 iOS와의 연동성 덕분에 더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저는 현재 외부에서는 자브라 엘리트 스포츠를 착용한 상태며, 한 곳에서 일할 때는 비츠X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동안 쓰던 BBX는 이어폰 선이 너덜너덜해지고, 수리도 받지 못하기에 서랍에 고이 모셔뒀습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을 제외하고 근래에 만났던 이어폰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이어폰이었습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from 레이니아 http://reinia.net/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