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서리를 먼저 소개해드렸습니다만, 약 두 달 전쯤 지인이 장고 끝에 2015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를 골랐습니다.
천년만년 안고 갈 물건이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 제품을 골랐는데요. 저도 약간 조언을 했습니다만, 결국은 지인이 고른 선택입니다.
제 의견은 차치하고 이 지인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서 시간을 갖고 가벼운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래서 개봉기와 함께 이 내용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2015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름다운 자태의 맥북프로입니다. 저도 작년에 급하게 질렀는데요. 제 맥북프로는 개봉기조차 올리지 않았으면서 남의 맥북프로 개봉기를 올리게 되네요.
하지만 터치바가 있는 신형 맥북프로가 아닌 이상 그렇게 감흥 있는 내용도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너무 유명한 패키지고, 남들이 다 아는 패키지니까요.
구성품은 위와 같습니다. 전원 충전 어댑터, 연장선, 간단한 설명서 및 보증서와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 본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연장선에는 접지처리가 안 돼 접지처리가 안 되는 오래된 건물에서 전원을 연결하면 터치패드가 튀거나 손에 전기가 튀는 등 문제가 많긴 합니다.
키보드 배열 등은 13인치와 큰 차이가 없지만, 그래서 양옆에 스피커가 큼직해지는 등 일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익숙한 펜타그래프 방식과 유연한 트랙패드가 있습니다.
그럼, 왜 구형을 샀어요?
그럼 왜 터치바 신형이 나온 지금. 구형을 고른 것일까요? 저도 궁금해져서 이에 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이하는 대화 내용을 정리해본 것입니다. 편의상 평어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Q. 그래, 우선 맥으로 주로 무슨 작업을 하는지부터 설명해줄래?
A. 응 나는 맥으로 주로 음악 작업을 하고 있어.
Q. 신형이 나온 지금. 구형을 사기 어렵지 않았어?
A. 물논(웃음). 차라리 신형이 나오자마자 구형을 선택했으면 그리 어렵지 않았을 텐데, 신형이 적당히 시장에 자리 잡은 다음에 결정했더니 파는 곳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고. 특히 CTO를 선택하려고 마음먹었더니 더욱 힘들었어.
Q. 힘들게 구한 제품의 제원은 어떻게 돼?
A. 일단 다른 건 그대로 맞추면서 저장공간을 올린 버전이야. 풀CTO를 찾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물건이 많이 없었어.
Q. 가격은 어느 정도 들었어?
A. 파는 곳마다 가격이 좀 다르고, 특히 나는 아는 사람 소개로 수원께까지 직접 내려가서 사온 터라 가격은 좀 달라. 대충 정가에 AOC 적용된 것보다 좀 더 저렴하게 사 왔다고만 말해줄게.
Q.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왜 선택했어?
A. 여태까지는 윈도우를 바탕으로 주로 작업을 했어. 음악 작업을 하면서 주로 큐베이스라는 프로그램을 썼는데, 뒤늦게 선택한 학업에서 로직 프로(Logic Pro)를 접하게 된 거지.
쓰는 뮤지션들도 많고, 쓰다 보니 개인적으로 더 취향에 맞는 것 같아서 과감히 쓰는 프로그램을 갈아타기로 했어. 원래는 작업실에 있는 맥으로 꾸준히 작업했는데, 집에서, 혹은 학교에서 작업해야 할 때가 많더라고. 그래서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를 샀어.
Q. 터치바 에디션은 별로였어?
A. 그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어(웃음). 물론 나도 최신기기를 사고 싶다는 욕심은 있지. 하지만, 내 상황에 별로 맞다고 생각하진 않았어.
Q. 이를테면 어떤 부분이?
A. 터치바. 터치바는 분명 매력적인 요소야. 프로그램마다 키도 조금씩 바뀐다면서? 나는 내가 하는 일 외에는 잘 모르지만, 꽤 괜찮다 하더라고.
그런데 막상 작업하다 보면 터치바로 손이 잘 안 가는 것 같아. 그러니까 터치패드 근처? 아예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부분이면 손이 갈 거 같은데 막상 작업하다 보니까 잘 손이 안 가는 것 같아.
특히 키보드 같은 다른 액세서리를 쓰고, 외장 키보드와 마우스를 주로 쓰다 보니 본체에 애초에 손이 갈 이유가 별로 없었어.
Q. 매직 키보드에도 터치바가 적용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A. 응, 그 이야기를 루머로 들었어. 차라리 그게 훨씬 더 좋을 것 같아. 지금 작업을 종종 하지만, 본체에 붙은 키보드에 손을 대본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서. 그런데 신형 맥북프로만 터치바 외장 키보드를 지원한다고 하면 어떡하지?
Q. 외장 단자는 어때?
A. 외장 단자......(한숨) USB 타입C가 나는 왜 적용됐는지 모르겠어.
Q. USB 타입C는 편리하고, 언젠가 적용될 케이블인 것 같아. 조금 성급한 감은 있지만...
A. 그래, 언젠간 바뀌겠지. 다만 중간을 지킬 순 없었을까? 반은 일반 USB, 반은 새로운 USB로 말이지. USB 타입C로 언젠가 바뀌리라는 것도 알고, 그게 이점이 많다는 것도 공감해. 하지만 지금 USB 타입C를 위해 액세서리에 어댑터 등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불편해
Q. 지금은 좀 이르다?
A. 나는 사실 이런 트렌드를 잘 몰라서 시기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다만 지금 작업실이나 내가 쓰는 단자와 전혀 맞지 않았기에 추가 지출할 여유가 없었어. 신형 맥북프로 자체도 너무 비쌌고.
Q. 앞으로 계속 쓸 거야?
A.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은. 언젠가는 규격들도 바뀌고, 넘어갈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해. 특히 로직 프로 X가 나오면서 UI가 조금 단정하게 바뀌는 등 터치바를 위한 지원도 속속 추가되리라 생각해.
하지만, (터치바를 지원하는 외장 키보드가 나온다는 전제하에)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많고, 액세서리를 전부 갈아야 할 때가 아직 꽤 멀었다고 생각해서 오래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그리고 가격도 좀 더 안정화될 여지가 있다고 봐.
Q. 13인치는 어때?
A. 안 돼. 우선 내부 성능이 좀 차이가 나더라고. 물론 거치형 맥을 사면 더 좋은 성능을 쓸 수 있었겠지만, 나는 학업 때문에 이동을 좀 해야 해서 이동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성능이 좋은 걸 사야 했어.
그다음은 크기? 어차피 외장 모니터에 연결해서 쓰긴 하지만, 화면이 넓은 게 작업하기가 좋아. 이런저런 액세서리를 연결해서 쓰다 보면 자연스레 노트북을 스탠드 같은 데 거치하게 되거든. 그러면 모니터가 큰 게 좋지 아무래도.
Q. 그래서 지금 선택에 만족해?
A. 어떤 기기든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라, 100% 만족할 순 없겠지. 하지만 내가 선택할 당시에 내가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
Q. 불편한 점은 뭐야?
A. 크기와 무게... 내가 선택하긴 했지만, 이동하기 너무 어려워. 자차를 몰 때는 괜찮은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조금 버겁다. 어차피 이동하면서 뭔가를 할 거라곤(특히 음악작업!) 전혀 생각하진 않았지만, 가끔 지하철에서 노트북을 펼쳐두고 뭔가를 하는 사람을 보면 조금 부럽긴 하네.
Q. 나처럼 말이지?
A. 그래, 너처럼 말이지.
Q. 도움이 많이 됐어. 시간 내줘서 고마워.
A.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일정이 밀려 시기를 살짝 놓쳤지만, 저는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형 맥북프로 터치바 모델도 매력적이고, 저는 탐나는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능도 갖추면서, 크기가 무척 합리적이 됐거든요.
하지만, 실제 '프로' 기능을 활용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엄밀히 말하자면 프로의 기능을 전부 활용하지는 않아, 제가 신형이 합리적이니 아니니를 따질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이번 대화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미 구형과 신형이 자리를 잡은 만큼, 어느 쪽을 선택하시든 합리적인 선택이 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뒤늦었지만, 인터뷰를 도와준 지인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마칩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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