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7일 월요일

당신의 과거를 묻는 애인, 어떻게 대답해야하나?

열기 전엔 그렇게도 궁금하고 열고 싶지만, 막상 열면 무조건 후회하게 된다는 판도라의 상자. 혹자는 애인의 과거를 바로 이 판도라의 상자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애인이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주길 원한다면 어떡해야할까? 오늘은 같은 문제로 고민중인 K군의 사연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집으로 애인인 S양을 초대한 K군. 때마침 부모님도 타지방으로 여행을 가시고, 혹시 "나, 라면 먹고 갈래." 같이 므흣한 상황이 연출되는게 아닌가 벌써부터 김칫국부터 마시는 K군이었다. 집도 깨끗하게 정리되어있고, 그녀를 위해 만든 크림 스파게티와 안심 스테이크까지 셋팅 끝~ '음~ 맛에 데코레이션까지 이만하면 완벽하군. 아예 요식업쪽으로 진출해버려?'란 허무맹랑한 생각에 젖어있는데 어느새 그녀가 도착했다.

 

K군이 준비한 식사를 하고, K군의 방 안에서 같이 커피를 마시던 두 사람... S양이 갑자기 책장쪽으로 눈길을 돌린다.

 

"와~ 사진 앨범이네. 나 이거 봐도돼?"

 

별 생각없이 승락한 K군. S양과 나란히 앉아 같이 사진첩을 들여다봤다.

 

"아하하. K군은 이때도 지금이랑 똑같네... 귀엽다~"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K군의 사진첩을 넘기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사진은... 1학년 동아리 엠티때 찍은 단체 사진이었는데 그중 K군 옆에는 옛여친인 Y양이 함께 찍혀있었다. 심지어 K군쪽으로 몸을 살짝 기댄채... 그걸 보자마자 S양이 바로 묻는다.

 

"누구...? 혹시 전 여친?"

 

아.뿔.싸. 다 없애버린줄 알았는데... 저게 또 저기 꽂혀있냐. 그걸 봐버리다니... 사실대로 말해야하나, 대충 둘러대야하나, 아예 딱 잡아떼야하나.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그녀를 만나기 이전에 만난거고... 그게 뭐 죄도 아닌걸..."하는 생각에 그냥 솔직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의외로 쿨한척 이것저것 물어보는 S양의 물음에 K군도 내심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냥 시원~하게 다 대답해줘버렸다.

 

그런데 그 질문이 끝나자마자... 그전까지만 해도 한참 좋았던 분위기는 급 냉랭해지고... 결국 맥빠지는 대화만 몇번  오가다가 그녀는 집으로 가겠다고 일어나버렸다. 바래다 준다는 K군의 말에도 별다른 대꾸도 안한채...

 

 

"막말로 제가 바람 핀것도 아니고, 그녀를 알기전에 이미 Y양을 알았었는데... 어쩌라구요. 정말 이거 제가 잘못한건가요? 차라리 거짓말이라도 했었어야했나요?ㅠㅠ"

 

야심차게 라면(?)을 기대했다가 냉수를 들이키게된 K군의 절규를 뒤로 하고... 그렇다면 K군의 실수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정말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했었어야할까. 아니면 어차피 바라핀것도 아니고 과거의 일인데 그것 하나 이해 못해주는 S양을 원망해야하는것일까. 당신의 과거를 묻는 애인, 어떻게 대답해야하나?

 

 

1. 지나친 솔직함, 때론 독이라구?


아마 당신의 애인이 처음부터 부들부들거리며 화를 냈었더라면 아마 당신도 대충 거짓말로 둘러대려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나도 평온한 목소리로 물으니 생각보다 그녀가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하고 솔직하게 대답해 줬을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아무렇지 않은척 당신의 연애경험에 대해 물어봤을지라도 그게 결국은 마음에 앙금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물론 당신이야 실수로 사진을 미처 정리하지 못한거지만... 그녀의 입장에선 '왜 옛여친의 사진을 아직도 가지고있지? 혹시 아직 잊지못했기 때문일까? 나와의 관계가 나빠지면 옛사랑의 그녀를 떠올리는건 아닐까? 그래도 한때는 사랑했던 사람일텐데... 그녀에게 다시 돌아가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는것.

 

그리고... 솔직하겠답시고 옛 여자친구와의 과거에 대해 시시콜콜한것까지 다 떠벌린것도 문제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그것도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는 때론 지나친 솔직함은 독이 될수도있다. 물론 그녀는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물었겠지만... 지나치게 당당하고 구체적으로 과거에 대해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당신을 보고 화가 나고 슬프기도 했을것이다.

 

 

 

2. 과거조차 질투의 원인이 될수있다.


그의 과거의 연인. 나를 만나기 이전이었고, 바람을 피는 것도 아니지만... 나 아닌 누군가와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질투의 원인이 될수있다. 물론 질투조차 결국 사랑의 한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그게 지나치면 자기 자신과 연인 모두를 괴롭히게 된다. 물론 둘의 사이가 좋을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혹시나 당신 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길때, 혹은 당신의 핸드폰에서 뭔가 의미심장한 문구가 담긴 메세지를 발견했을때, 당신이 모르는 여자와 통화할때, 다른 누군가와 약속이 있다고 할때... 예전같으면 별거아니라고 치부했을텐데 괜히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물론 그녀도 이성적으로는 자신의 질투 자체가 의미없는거란걸 알고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감정은 이성을 배반하는법, '혹시나 그의 옛사랑이 나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었던건 아닐까. 혹시라도 그녀와 날 비교하고 있는건 아닐까?'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때도 있다. 심지어 다툼이라도 있을때는 '왜, 니 옛여친은 안그랬나보지?'라는 삐딱한 마음까지 가지게 된다. 당신이 별생각없이 털어놓은 과거가 둘 사이에 나쁜 일이 있을때마다 자동소환된다면... 그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겠지?

 

 

 

3. 심지어 이별의 원인이 되기도한다.


쿨한 연애, 오픈마인드의 사랑이 요즘의 대세인것 같기도 하지만... 의외로 안그런 사람이 더 많다. 연애를 했던게, 누군가를 사랑했던게 잘못도 흠도 아니지만 그것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물론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 연애경험이 많아지게되면 그런 부분들이 약해지지만... 어릴때는, 그리고 연애경험이 적을수록 그런 부분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문제있는 과거도 아니고, 그냥(?) 과거 있는 남자를 용서할 수 없다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가 연인의 첫사랑이길 바라는건 남녀 불문인듯하다.

 

괜히 쿨한척 애인에게 구체적인(?) 과거사를 시시콜콜 다 언급했다가는 나중에 이별의 계기로 작용하게 될지도 모르니 주의할것.

 


연인의 과거는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일지도 모른다. 열어봤자 열에 아홉은 후회밖에 남지않는다. 하지만 그게 또 궁금한건 상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 자기가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해주는 애인의 과거에 대한 관심. '둘은 어떻게 만났을까? 나보다 괜찮은 사람이었을까? 얼마나 사랑했을까? 왜 헤어졌을까?'

 

그렇다면 당신의 과거에 대한 질문에는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철저하게 속이고 거짓말을 하라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래도 못내 양심에 찔린다면 차라리 가능한 짧게 언급하고...

 

"분위기는 어느 정도 괜찮았는데, 막상 사귀지는 않았어. 안맞는게 많아서... 그러고보면 이렇게 널 만나려고 그랬었나봐..."

 

...라고 약간의 선의의 거짓말을 섞어서 추가적인 질문을 피하고 뒤이어 다소 오글거리지만 현명한 멘트를 날려주는것. 사랑하니까 모든걸 이해해준다고? 연인 사이엔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천만에, 사랑하니까 오히려 더 이해못하는것도 있다. 기억하시라. 그녀가 당신에게 듣고싶은건 당신의 구체적인 과거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 가장 사랑하고 있다는 답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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