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부가티, 마이마흐가 넘쳐나고 거지도 연봉 1억 정도 된다는 환상의 나라? 말로만 듣던 두바이를 다녀오게 됐다. 물론 다녀오고나서 많은 이야기들이 거짓이었고 대부분 루머였구나하는걸 알게됐지만 분명 내가 지금까지 다녔던 많은 나라들과는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
참고로 메르스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사막투어를 하지 못했다. 김빠진 맥주, 사나 빠진 트와이스같은 느낌이었지만 가족의 걱정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최첨단의 나라 두바이
중동, 무슬림하면 뭐가 떠오르는지 묻고 싶다. IS, 사막, 석유, 전통등 뉴스에서 접하면서 얻은 막연한 정보나 선입견이 대부분일 듯 싶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두바이를 가면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중동국가가 두바이같지는 않겠지만 그 어떤 나라와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화려함과 미래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두바이 몰 내부>
또, 버즈칼리파, 팜 아일랜드(팜 데이라, 팜 제벨알리, 팜주메이라) 등 두바이이기에 가능한 건축물과 자국민들의 위한 상상 못할 혜택들을 듣고 있자면 과연 이곳이 우리가 막연히 알던 중동이 맞나 싶다.
<팜주메이라 빌라>
바다를 매립해서 인공섬으로 만든 야자수 모양의 팜 아일랜드를 보면 미래도시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프라이빗 비치를 누릴 수 있는 빌라가 한 30~50억 정도 된다고 하니 조금 노력(?)해서 한번 쯤 가져보는 것도...
<주메이라 비치 주면 전통 시장>
전통시장이라고 하는 마디낫수크도 다녀왔다. 말은 전통시장이지만 아울렛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외형이며 그 안에는 두바이 몰과 달리 전통 상품 등을 꽤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한번 구경하기에는 괜찮은 곳인 듯 싶다.
<버즈칼리파 전망대에서 본 두바이 시내>
미션임파서블 고스트프로토콜에서 톰크루즈가 놀이터처럼 타고 놀던 높이 829.84m의 초고층 건물인 버즈칼리파와 세계 최대 규모의 두바이 몰 등을 둘러보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중동의 선입견은 완벽하게 사라지게 된다. 물론 롯데월드 전망대와 버즈칼리파 전망대 모두를 가본 입장에서 사실 주변 풍경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빼고 그 차이가 별로 없긴했다.
더욱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 발전 중에 있다. 여전히 여기저기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치안도 좋다. 가이드 말로는 국내 보다 좋은 수준이라고 하니 이 두바이에서는 중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려도 될듯 싶다.
도심지를 살짝 벗어나면 금시장 및 향신료 시장도 만날 수 있다. 금시장과 향신료 시장은 붙어있다. 한국말로 호객행위를 하지만 심하지는 않으니 들어가서 충분히 구경해도 된다. 금값보다 비싸다는 향신료 샤프란이나 히비스커스 등을 구입하고 싶으면 이 향신료 시장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그들이 처음 말하는 가격보다 무조건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원하는 가격대를 제시해봐라. 그럼 적어도 비싸게 사지는 않는다. 현지인의 이야기로는 결코 저렴한 곳은 아니니 굳이 살 필요는 없다고 한다.
두바이 왕궁도 다녀왔다. 참고로 왕궁 앞에 2대의 SUV 차량이 있다. 첫번째 차량을 넘어서 왕궁쪽으로 갈 수 있지만 두 번째 차량이 있는 곳을 넘어가서는 안된다. 두번째 차량이 경계선인 셈.
또한, 아랍에미리티의 경우 차량 번호가 우리처럼 4자리 번호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왕족은 1자리 그 다음부터 2자리, 3자리, 4자리, 5자리 등으로 되어 있다. 물론 현재는 이 번호를 사고 팔아서 의미가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한자리로 되어 있는 차량 넘버는 왕족일 가능성이 높다. 왕궁 앞에 있는 첫번째 SUV 차량의 번호는 1자리 7이다.
두바이 몰에서 유명한 분수쇼를 감상했다. 약 3분 정도 매 30분 마다 진행하는 이 분수쇼를 관람하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화려한 조명과 한 자리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버즈칼리파 그리고 주변의 세련된 건물 등은 다시금 중동, 무슬림이라는 단어에 가지는 막연한 선입견을 싹 날려줬다. 마카오, 라스베가스 등에서도 봐왔던 분수쇼지만 중동 음악을 배경으로 보는 분수쇼의 맛은 조금 색달랐다.
자국민을 위한 정치
의료, 교육은 당연히 무료이며 대학교만 나오면 기본 연봉 1억 정도는 쉽게 가져갈 수 있다. 공무원 연봉이 2~3억 정도이며 세금 따위는 없다고 한다. 연봉이 2억이면 2억이 그대로 통장에 꽂힌다는 이야기다. 또, 집 구매를 위한 대출 역시 거의 무이자 수준으로 제공하며 기름값은 고작 7~800원 수준이다.
참고로 무슬림이지만 규율이나 전통에 대한 규제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은 자유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전통의 규율 속에 가둬두는 것은 두바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바이 여행시 조심 해야 할 것은?
여기는 금주의 나라다. 술 마시고 길거리를 다니다가 잡히면 큰일 난다. 편의점, 식당에서 쉽게 접하는 술이 이 나라에는 없다. 오직 허가 받은 곳 또는 호텔내에서만 술을 마실 수 있다. 그나마도 비싸다. 그래서 미리 사서 가되 호텔에서만 마셔야 한다. 아시아나 호텔에서 묵었는데 한국인이 대표인 호텔이어서 인지 최고층 라운지에서 한국 술을 마실 수 있었다. 당연히 비싸다.
<이 배를 타면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참고로 팜아일랜드를 한 바퀴 향해하는 크루즈를 이용할 경우 맥주 한병에 약 9,000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비용에 마실 수 있다. 마시지 말라고 하니 술도 안좋아하는 필자가 연일 맥주 한잔만 마셨으면 좋겠다라고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30디르함을 내고 낮술을 했다.
술을 마시지 못해서일지 많은 식당마다 물담배(시샤)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술 대신 식사를 하면서 식당, 카페 등에서 물담배를 피며 쉬는 모습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향신료 냄새, 특유의 향냄새 그리고 물담배 냄새로 가득가득하다. 즉, 담배에 대해서는 꽤 관대하다. 지정된 장소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10년 전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음식물을 먹어도 안된다. 심지어 껌을 씹어도 안된다. 물만 허용된다. 괜히 먹다가 벌금을 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두바이 음식은?
일단, 필자는 어디가든 잘 먹는다. 고수도 잘 먹고 특별히 가리는 것이 없다. 하지만 두바이 음식은 참 힘겨웠다. 시큼한 음식을 무척 즐김에도 거의 모든 음식이 시큼해서 힘들었고 특유의 향이 가득한 일부 음식들은 같이 간 일부 일행들에게 구토를 일으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병아리콩>
거의 채소나 과일로 때우거나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공갈호떡) 빵과 감자 튀김으로 연명(?)했다. 마지막날 아리랑이라고 하는 한국 음식점에 가서 먹은게 제대로 먹은 첫끼가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물가가 비싸다. 기본적으로 식사를 하면서 1만원은 훌쩍 넘으며 제대로 먹으면 1인당 2~3만원은 쉽게 나온다. 마지막 식사 때 1인당 7만원 하는 현지 코스요리를 먹었는데 이 역시 대부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입에 맞는 음식도 있긴했지만 많은 이들이 음식을 남긴 걸 보면 확실히 한국인 입맛에는 맞지 않는 듯 싶다.
뭐, 한국 식당은 별로 없지만 중식, 일식, 맥도날드, KFC 등 많이 있으니 정 맞지 않으면 이곳을 이용하면 된다. 그래도 현지 음식 한두번 정도는 먹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메르스 걱정은?
즉, 걱정되면 사막투어 등 낙타를 접할 수 있는 곳을 피하는 것이 좋지만 너무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참고로 다른 나라를 다녀올 때는 없었지만 확실히 중동을 다녀와서인지 비행기 탑승시 건강상태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한다.
두바이 치안은?
가이드 말로는 안전하다고 한다. IS의 위험이 있는 중동지역이지만 두바이는 이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으며 자국내 치안 역시 상당히 좋다고 한다. 자국민들의 경우 워낙 살기 좋은 나라이기에 굳이 범죄를 저지를 필요가 없으며 외국인들 역시 대부분 관광객이나 돈을 벌기 위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큰 사고 발생이 적은 편이라고 한다.
두바이 로밍은?
두바이는 du(두)와 Etisalat(에띠살랏)이라는 현지 통신사가 있다. 이 곳을 통해 현지 유심을 구입해서 사용해도 되지만 언어 등이 걱정된다면 그냥 국내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필자의 경우 SK텔레콤 T로밍과 T파이를 신청해서 갔다. 두 서비스 속도를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에 둘다 신청했다.
T로밍의 경우 T로밍 LongPass 2GB 요금제를 이용했다. 최대 30일 동안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요금은 40,000원이다. 2GB 소진 후에는 속도가 줄어들 뿐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처음 T로밍 OnePass 300 일 9,900원에 하루 300MB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했지만 일정을 고려하면 차라리 T로밍 LongPass 2GB 요금제가 더 나을 듯 싶어서 선택했다.
<팜 주메이라 주변 측정결과 위 : T로밍, 아래 : T파이>
현지 유심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하는 유심을 빼고 현지 유심으로 끼워야 한다. 즉, 로밍의 장점은 자신의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전화, 문자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역시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다라는 장점이 있다.
<아시아나 호텔 측정 결과 위 : T로밍, 아래 : T파이>
또, 하루 3분은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가족에게 잘 도착하고 잘 지내고 있음을 매일매일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3분이 짧게 느껴지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절대 짧지 않다. 무조건 사용하길 추천한다.
<두바이몰 T로밍 속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편인데 5일동안 T로밍을 사용한 결과 영상만 보지 않으면 2GB도 충분했다. 수시로 SNS에 사진을 올리고 뉴스나 커뮤니티 글을 보고, 구글맵을 이용했음에도 2GB를 다 쓰지 못했다. 그러니 너무 적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한명이 T파이를 가져가면 3인까지(더 쓸 수 있지만 속도 안정성을 고려) 인터넷을 쓸 수 있기에 합리적이기도 하다. 반대로 폰과 함께 T파이 단말기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단점이나 통화, 문자는 쓸 수 없다라는 점 등 제약이 있지만 카카오톡 등을 통해 보이스톡을 이용하면 되기에 쓰임새에 따라 T파이가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참고로 T파이 대여시 위와 같이 멀티아답터가 기본 탑재되어 있다. 여행 중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두바이 공항에서 측정한 결과 위 : T로밍 아래 : T파이>
메인 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T로밍과 T파이 속도를 측정해봤다. 현지 유심이 아님에도 상당히 준수한 속도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T로밍이 속도가 높았으며 간혹 일부 지역에서는 T파이가 조금 더 나은 속도를 보여줬다. 앞서 말한 SNS에 사진을 올리고, 카톡을 하고, 뉴스를 보고, 구글맵을 이용하는 정도에서는 느리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위와 같이 사람이 많은 두바이몰이나 배그모바일 경기장에서 네트워크가 상당히 중요한 게임도 전혀 문제없이 즐길 수 있었다. 워낙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T로밍 속도에 다소 아쉬웠던 기억이 많아서 두바이의 경우 더더욱 걱정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데이터 속도를 보여줬다.
두바이 쇼핑은?
Fade out 크림(승무원크림), 히말라야 수분크림, 무당벌레 비누, 대추야자, 로얄젤리(꿀) 등이 유명하다. 검색해보면 대부분 다 추천하는데 이 정도다. 물론 금시장, 향신료 시장 등에 가서 귀금속이나 샤프란, 히비스커스 등을 살 수 있지만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다.
로얄젤리의 경우 개인적으로 꿀 소비가 많아서 사왔는데 꽤 만족해하고 있다. 이 모든 건 까르푸에서 구매했다.
두바이 환전은?
환전의 경우 두바이에 와서 달러를 디르함으로 환전하는데 공항은 물론 쇼핑몰 곳곳에 환전소가 있다. 영어를 못해도 돈과 여권을 내밀면 된다. 알아서 환전해주며 여권이 없을 경우 전화번호 등을 적어달라고 한다.
다만 많이 환전할 필요는 없다. 까르푸나 대부분의 매장은 달러, 카드 다 받기 때문에 괜히 디르함으로 계산할 필요가 없다. 또, 두바이의 경우 길거리 음식 즉, 포장마차 등이 없다. 즉, 길거리 음식을 사먹을 기회가 없어서 디르함 쓸 일이 많지 않다.
아시아나 호텔은?
두바이 겨울 날씨는?
11월 말~12월초에 다녀왔는데 날씨는 너무 덥지도 않고 딱 좋았다. 다만, 실내에서는 에이컨을 빵빵하게 틀기에 약간 추웠다. 호텔 역시 마찬가지로 이불을 덥지 않으면 자지 못할 정도로 쌀쌀했다. 따라서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이라면 실내에서는 가디건 등이 필수다. 두바이가서 감기 들어올뻔했다.
라고 물어본다면 필자는 NO! 다. 일단 즐거운 여행의 조건 중 50%를 차지하는 음식이 잘 맞지 않아서 이며 두바이몰, 버즈칼리파, 분수쇼 등의 화려함은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을 이미 경험했기에 즐거움이 반감됐다. 또, 유럽, 중동 등 그 나라만의 특유의 건축양식을 느끼기에는 최신의 건축물로 가득한 두바이이기에 신선함은 있지만 그 감흥이 짧다.
사람의 힘으로 팜아일랜드, 버즈칼리파를 만들고 모래만 가득했던 곳에 나무와 꽃, 풀을 키워 십여년 만에 온도 1도를 낮춘 그들의 노력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시각적으로 감성적으로 입맛적으로 임팩트를 주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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