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4년만에 옷을 갈아입은 애플 맥북프로는 키보드 위의 펑션키를 들어내고 그 자리에 터치 바를 달았습니다.
애플은 개발자 가이드라인을 통해 터치바는 키보드와 트랙패드의 연장 선상이라며, 알림이나 메시지, 애니메이션 등 사용자의 집중을 방해하거나 신경을 쓰이게 하는 기능을 수행해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아두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앱과 작업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입력장치일 뿐, 보조 디스플레이로 써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애플의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개발자들의 창작력과 의지를 꺽을리 만무합니다. 신형 맥북프로 출시 이후 터치바를 활용한 별의별 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단순히 호기심과 재미 차원에서 만든 실험작이 있는가 하면, 이걸 어디다 써야 할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괴작도 있고, 복고풍 게임을 재해석한 앱도 눈에 띕니다. 또 지금 당장은 완성도가 낮더라도 발전 가능성 있는 앱도 보입니다.
애플의 가이드라인에 반해 맥 앱스토어에선 찾을 수 없는, 잉여력이 철철 넘치는 터치바 앱 10종류를 한 자리에 모아봤습니다. 몇몇 앱은 앞서 블로그를 통해 짧게 소개한 적이 있어 눈에 익으실 겁니다.
1. Pac-Man on the MacBook Pro Touch Bar
아케이드 게임의 조상님 격인 '팩맨'을 터치바에 집어 넣었습니다. 클래식 게임처럼 방향키로 팩맨을 움직여 화면에 있는 점을 다 먹으면 게임 클리어! 터치바의 형태 때문에 맵이 미로가 아니라 긴 터널 형태라는 게 단점이지만, 어차피 즐기라고 만든 게임은 아니니 감내해야 할 부분입니다. 개발자도 '터치바를 이렇게 쓸 수도 있다'는 개념 증명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팩맥도 가능하다면 로드런너라든지 랠리X(방구차 게임)도 구현 가능하지 않을지...
게임 '둠(Doom)'은 마치 약방에 감초같은 존재입니다. ATM기기, 프린터, 계산기, 전자책리더, 라즈베리파이 등 화면이 달린 기기라면 어김 없이 빼놓지 않고 등장하고, 실제로 잘 돌아가기까지 합니다. 심지어 토스터나 둠 안에서도 둠이 돌아가는 희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죠. 여기에 맥북프로 터치바가 빠지면 섭하겠죠. 화면 비율이 맞지 않아 정상적인 플레이는 어렵지만, 아주 잘 돌아간다고 합니다.
컴퓨터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일 경우 크롬에서는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검정색 도트 이미지로 표현된 공룡이 등장하죠.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공룡이 움직이면서 장애물 피하기 게임이 시작되는데, 이 게임을 터치바로 옮겨놓았습니다. 오픈소스와 함께 바로 실행 가능한 앱도 공개돼 있습니다.
'방귀 소리'를 만들어주는 앱입니다. 방귀 종류도 선택할 수 있는데 쥐어짜는 소리, 짧고 경쾌한 소리, 묵직한 소리 등 3가지 소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초기 아이폰 앱 중에서도 이러한 앱이 많았죠. 터치바가 아직 '유년기'라는 증거가 아닐지... 주변 사람의 눈총을 받기 쉬우니 공공 장소에서 사용을 자제하세요. 아니 그러라고 만든 앱인지도 모르겠군요.
'전격 Z 작전'이라는 미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의 빨간 스캐너를 터치바에 띄워주는 앱입니다. 스피커를 통해 전자음 비트의 드라마 오프닝 테마곡도 들을 수 있죠. 시각과 청각으로 향수를 자극하지만, 시리처럼 말귀를 알아듣거나 하는 유용한 기능은 전혀 없답니다. 그래도 스페이스 그레이 터차바에 빨간 불빛이 오가는 모습이 꽤나 멋진가 봅니다. 오로지 뽀대만을 위한 앱임에도 사용자들의 평가가 후합니다.
제법 게임 형태를 갖춘 터치바 앱입니다. 그라디우스처럼 횡스크롤 슈팅 게임을 터치바에 재현했습니다. 키보드 방향키로 전투기를 조종하고, 스페이스키를 누르면 레이저를 발사합니다. 메인 디스플레이에는 남은 목숨과 점수 등의 통계가 표시됩니다. 직장상사에게 들키지 않고 게임을 하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게임이 있을까 싶습니다.
추억의 고전 명작 게임 중에 '레밍즈'라는 퍼즐 게임이 있습니다. 게임 속의 레밍은 무조건 앞으로만 걸어가는데, 레밍들이 절벽으로 떨어져 죽지 않도록 지형을 변경하거나 선두 레밍을 조종하는 게임이죠. 터치바로 레밍즈 게임을 구현한 것은 이채롭지만 단순히 길만 막을 수 있을 뿐 실제 게임처럼 고차원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레밍즈를 보니 반갑기만 하네요.
앞으로도 이러한 앱이 속속 등장할 것 같은데요. 대부분 눈요기 수준이지만 이런 실험이 계속된다면 언제가는 기상천외하고 실용적인 수작이 나올 거라는 희망도 걸어봅니다. 덕중의 덕은 '양덕'이오, 개발자들의 창작력은 끝이 없으니까요. 혹 여러분은 어떤 터치바 앱이 보고 싶으신가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신가요?
이렇게 백투더맥 지면을 빌리게 된 이유는 아이폰 7 방수와 관련한 제 경험과 팁을 다른 독자분들과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며칠 전 샤워를 하려고 아이폰 7 플러스를 변기 위에 잠깐 올려놓았는데요. 표면이 미끄러웠는지 아이폰이 그만 변기 속으로 '퐁당'하고 말았습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만 아이폰 방수기능 덕분에 간단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을 건진 직후에는 미묘한 지린내(?)가 났지만 흐르는 물에 잘 씻어 닦아주니 불쾌한 냄새가 싹 사라지더군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이날 이후로 아이폰에서 나는 벨소리나 음악 소리가 마치 모기 소리처럼 작고 먹먹하게 들렸습니다. 스피커에서 물이 다 안빠졌나 싶어서 아이폰을 쌀 포대자루에도 넣어보고, 마구 흔들어도 보고, 음악을 세게 틀어 보는 등 별의별 짓을 다 해봤지만 그다지 나아지지 않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외국 사이트에 관련 글이 올라와 있던데 따라해 봤더니 이게 왠일. 한 방에 해결되더군요. 방법도 간단합니다.
톤 생성기를 사용해 아이폰 스피커에서 물빼기
1. 앱스토어에 있는 'Sonic' 앱을 아이폰에 설치하세요. 화면을 스크롤하면 그에 맞춰 톤을 변경하는 톤 생성기입니다.
2. 아이폰의 스피커 음량을 최대로 높이세요.
3. 앱을 실행하고 'Play' 버튼을 누른 후 화면을 위아래로 문질러 주파수를 이리 저리 바꿔보세요.
4. 그러면 마치 게가 거품을 무는 것처럼 스피커에서 물이 흘러나옵니다!
부연 설명을 더 하자면 주파수가 100~400 Hz 사이일 때 효과가 가장 좋았습니다. 또 스피커 쪽에 면봉을 대고 있으면 물이 더 잘 배출되더군요. 통화할 때 귀를 대는 이어피스쪽도 같은 방법으로 잘 닦아주세요.
애플워치 시리즈2 유저라면 잘 알고 계실 물빼기 기능을 아이폰에서 서드파티 앱으로 따라한 것입니다. 아이폰을 마구 흔들 때는 꿈쩍도 안하던 (변기) 물이 이렇게 허무하게 흘러나올 줄이야.... 며칠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던데 아무래도 저는 눈에 안 보이는 '건더기'가 있었나 봅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 아이폰 7/7 플러스 유저라면 이런 방법 있다는 것 참고하세용.
지난달 kt에서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이 출시했습니다. 갤럭시 on7 2016이라는 이름의 스마트폰인데요. 디자인도 그렇고 꽤 잘 빠진 느낌이라 가볍게 며칠 써보면서 느낌을 정리해봤습니다.
특히 갤럭시 on 시리즈는 갤럭시 제품군 중 '로우엔드'로 불리는 최하위 모델인데요. 하이엔드, 그리고 플래그십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볼 기회였습니다. 여러모로 꽤 재미있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on7 2016입니다.
잘 빠진 디자인
개인적으로 삼성의 예전 보급형을 생각해보면 참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꽤 예전에 갤럭시 에이스나 갤럭시 윈... 같은 기기를 보급형이라고 출시한 걸 보고 코웃음을 쳤거든요.
그랬던 삼성이 A시리즈나 J시리즈를 조금 멀쩡히 출시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보급형 스마트폰도 꽤 매력적으로 디자인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5가 문득 떠오르는 디자인이네요. 갤럭시 J 시리즈에서도 같은 디자인을 갖췄었다고 합니다. 크기는 76 x 151.7 x 8mm고, 무게는 167g입니다. 손 작은 저도 한 손으로 쥘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면서도 5.5인치 디스플레이를 살렸습니다.
기기 디자인만 놓고 보면 첫인상은 합격점입니다. 적당히 큰 화면에 적당한 무게, 크기까지 쓰기 좋은 스마트폰이네요. 골드 색상도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생각입니다. 또, 풀메탈 디자인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죠!
저는 갤럭시 J 시리즈를 써보지 않았습니다만, 그때도 디자인은 꽤 호평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를 살짝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왼쪽에는 음량 조절 버튼과 유심 및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오른쪽에는 슬립/전원 버튼과 스피커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단을 봤을 때 스피커를 못 봤네요. 스피커가 오른쪽에 붙어있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
스피커 크기는 꽤 작습니다. 그래서 스피커 음질이 좋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확실히 좋지 않습니다. 원가절감의 흔적을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렴 음악 감상용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택하시진 않으시겠죠?
디자인에서 또 하나 사소하게 만족스러운 부분은 카메라였습니다. 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카툭튀가 없는 몇 안 되는 스마트폰이네요. 디자인에 만족하면서 갤럭시 on7 2016을 본격적으로 만져봤습니다
조금은 아쉬웠던 원가절감
실제로 갤럭시 on7 2016을 쓰면서 느낀 감정은 아쉬움이었습니다. 기기가 엉망이라서 아쉬웠다기보다는, 보급형의 한계를 체감했기 때문인데요. 디자인이 예쁘게 나와서 보급형이라는 점이 와 닿지 않아서 더 그랬습니다.
가장 먼저 갤럭시 on7 2016을 설정하면서 지문을 등록했습니다. 지문은 에어리어 방식인데요. 단순히 손가락을 가져가면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지문 인식 없어도 상관없지 않나 싶으면서도 막상 없으면 아쉬운 기능이지요.
스마트폰 잠금 해제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서 유용합니다. 어느새 습관이 돼버려 지문 인식 없는 스마트폰을 쓰면 조금씩 답답할 때가 있네요.
한 번 지문을 등록하면 쉽고 빠르게 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게도 지문 최대 인식이 세 개까지밖에 안 되더라고요. 지문을 저장해야 하는 보안 공간을 줄여야 했기 때문일까요? 한 네 개만 돼도 잘 쓰겠는데, 세 개는 좀 뜬금없었고 아쉬웠습니다.
또 하나는 햅틱이었습니다. 진동 센서를 넣어 진동 피드백을 주는 방식인 햅틱. 아쉽게도 갤럭시 on7 2016에는 햅틱 센서가 없어 버튼을 눌러도 진동을 느낄 수 없습니다. 역시 원가절감 때문에 사라진 기능이겠죠? 없는 게 익숙해지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한 가지 변을 하자면, 이것은 삼성의 로우엔드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갤럭시 제품군 중 가장 저렴한 라인이라 욕심대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여기서 짚었던 점은 갤럭시 J 제품군에서도 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삼성 페이 이야기도 있습니다. 중국판에서는 삼성 페이를 지원한다고 하는데요. 대신 MST 방식이 아닌 NFC 방식으로 중국에서는 유용하지만, 국내에선 제약이 좀 있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아직 삼성 페이는 갤럭시 A시리즈까지만 지원하고 있어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요.
5.5인치 디스플레이에 풀HD 해상도는 호불호가 좀 나뉠 수 있습니다.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고, 글씨가 시원시원해서 보기 좋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요새 QHD급에 워낙 눈이 익었더니 살짝 아쉬워 보이는 느낌이지만, 실제 쓸 때는 큰 문제가 없네요.
삼성 엑시노스 7870을 탑재했고, 3GB 램, 16GB 내부 저장공간을 갖췄습니다. 앞서 구성품에서 볼 수 있듯 마이크로SD로 용량확장을 지원하고요. 내부 배터리는 3,300mAh로 넉넉한 편입니다. 유튜브 등을 몇 편 봤는데요. 아까 짚었던 스피커의 문제만 아니면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네요.
일반적인 환경에서 크게 버벅거리는 일도 없고, 가볍게 쓴다면 꽤 괜찮은 기기라 생각합니다.
전면 800만,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샘플 사진을 몇 장 찍어봤는데요. 플래그십에 미치진 못하지만, 나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니, 보급형 스마트폰치고 꽤 괜찮은 편이었어요.
kt에서 사는 갤럭시 on7 2016
원가절감이 분명 있지만, 전작 갤럭시 on7보다는 월등히 성능이 좋아졌고, 디자인 등이 잘 나와서 나름의 매력이 있는 스마트폰이었습니다. 현재 출시를 기념해 kt에서 몇 가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먼저 직영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전용 케이스, 보호필름, 보조배터리, 삼성 마이크로SD 카드(16GB), 브리츠 이어폰(BZ-M330)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인데요. 보급형은 상대적으로 액세서리가 많지 않아 이런 기회가 괜찮더라고요.
구매 후 12월 16일까지 구매 후기를 작성하면 총 7명을 뽑아서 기어 S2 스포츠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늘 소개해드리지만, kt 프리미엄 슈퍼카드, 카드 포인트, 멤버십 포인트를 이용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요. 나이별 전용 요금제, 그리고 인터넷이나 올레tv 등과 결합할인으로 전체적인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니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갤럭시 on7 2016의 출시가격은 39만9천3백 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가격을 낮춰 로우엔드답게 출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든 겉으로 보기에 로우엔드인지 모를 것 같은 디자인, 전체적인 만듦새는 꽤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분명한 점은 로우엔드라고 무시했던 저를 비웃을 정도로 괜찮은 만듦새의 포이라는 점입니다. 며칠 체험해보고 말았는데, 조금 더 욕심을 내서 써보고 싶을 정도로 괜찮았어요. 꼼꼼하게 살펴보고 더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고 싶은, 그런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iOS 10.2 정식 버전을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이 지난 9월에 내놓은 iOS 10의 두 번째 메이저 업데이트로 다양한 버그 수정과 보안 향상, 메일과 사진, 음악 앱에 대한 세부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사진 앱의 경우 라이브 포토의 프레임률이 높아져 더욱 매끄러운 재생이 가능하며, 얼굴 인식률도 이전 보다 더욱 높은 정확도를 보여 줍니다. 음악 앱은 iOS 10 출시 버전에서 누락되었던 별점 기능이 돌아왔고, 보관함에서 재생목록, 앨범, 노래의 정렬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음악 재생 화면을 아래로 스크롤 할 필요 없이 '임의 재생(셔플)'과 '반복' 버튼을 바로 볼 수 있게 된 것도 iOS 10.2에서 달라진 점입니다.
그 밖에도 iOS 10.2는 유니코드 9.0 규격에 대응하는 100여개 이상의 새로운 그림문자(Emoji)와 하트·꽃불이라는 메시지앱 애니매이션 효과, 아이폰7·7플러스용으로 물방울 모양의 3가지 새로운 배경화면이 추가됐습니다.
아이튠즈에서 구매한 영화를 감상하고 최신 방송 프로그램을 둘러볼 수 있는 'TV 앱'이 선보이면서 기존의 비디오 앱을 대체했습니다. 일종의 차세대 TV 가이드로 보면 되는데 아쉽게도 미국에서만 지원됩니다.
* iOS 10.2에서 달라진 점. 동영상: MacRumors
패치 노트에는 없지만 이제 알림 센터도 '오늘' 보기와 '최근 항목' 중 마지막에 본 페이지를 기억했다가 나중에 다시 열었을 때 해당 페이지를 띄워줍니다. 예를 들어, 날씨 위젯을 보기 위해 알림 센터의 오늘 보기를 열고 닫았다면, 다음에 알림 센터를 열었을 때 바로 오늘 보기가 나타납니다. 이밖에 홈 버튼을 오래 누르면 가능했던 시리 기능이 싫은 이용자를 위해 이를 끄는 옵션이 추가됐습니다. 아이폰7, 아이폰7 플러스에서 발생했던 오디오 클리핑 버그도 이번 버전에서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OS 10.2 베타 버전에서도 확인된 바 있지만, 국내서 시판된 아이폰이 '무음(매너) 모드'일 때 스크린샷을 촬영하더라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또 무음 모드가 아닐 때는 음량 설정에 따라 스크린샷 소리가 달라집니다. 이제 화면을 스크린샷으로 저장할 때 다른 사람의 이목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진 셈입니다. 다만, 사진을 찍을 때는 여전히 촬영음이 크게 울리며 음량 조절도 되지 않습니다.
iOS 10.2 정식 버전의 빌드 번호는 '14C92'로 지난 주 베타 테스터들에게 공개된 베타 7와 동일합니다.
업데이트를 원하는 사용자는 설정 > 일반 >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이동하면 iOS 10.2 버전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또는 iOS 기기를 컴퓨터에 연결한 뒤 아이튠즈를 통해서도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한편, iOS 10.2 정식버전과 함께 4세대 애플TV를 위한 tvOS 10.1과 애플워치용 watchOS 3.1.1 정식버전도 오늘 함께 공개됐습니다. 다만, iOS 10.2와 같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던 macOS 10.12.2 정식버전은 포스트를 작성하는 현재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다음은 iOS 10.2 정식 버전의 릴리스 노트입니다.
OS 10.2
iOS 10.2에 새로 소개되는 TV 앱(미국만 지원함)은 여러 다른 비디오 앱의 TV 프로그램 및 동영상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통합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모티콘은 더 섬세하고 아름답게 새로 디자인되었으며, 새로운 얼굴, 음식, 동물, 스포츠 및 직업 등 100여 개의 새로운 이모티콘이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이 업데이트는 안정성 향상 및 오류 수정을 포함합니다.
◼ TV
• 다음에 재생할 항목을 사용하여 현재 시청 중인 동영상 및 TV 프로그램을 중단한 부분부터 이어서 볼 수 있음
• ‘시청 항목’에서 새로운 동영상 및 TV 프로그램을 추천함
• 스토어에서 새로운 앱과 iTunes의 최신 항목을 둘러볼 수 있음
• iTunes의 구입 항목과 대여 항목의 보관함을 사용할 수 있음
◼ Emoji
• 이모티콘이 더 섬세하고 아름답게 새로 디자인됨
• 새로운 얼굴, 음식, 동물, 스포츠 및 직업 등 100여 개의 새로운 이모티콘을 추가함
◼ 사진
• Live Photo의 안정성을 향상하고 더 빠른 프레임률을 제공함
• ‘사람들’ 앨범에서 동일한 인물의 비슷한 사진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여 분류함
• 사진 앱이 스크린샷, 화이트보드 또는 영수증의 사진을 추억에 포함하는 문제를 수정함
• iPhone 7 Plus에서 카메라를 카메라 롤에서 다시 전환했을 때 계속 확대된 상태로 되어 있는 문제를 해결함
• RAW 디지털 카메라를 위한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함
◼ 메시지
• 메시지 앱에서 전체 화면 효과로 하트와 꽃불을 추가함
• 메시지 앱에서 탭하여 이모티콘으로 대치하는 기능을 향상함(한국어만 해당됨)
• 메시지 앱에서 키보드가 가끔 표시되지 않는 오류를 수정함
◼ 음악
• ‘지금 재생 중’ 화면을 쓸어올려서 임의 재생, 반복 재생 및 다음에 재생할 항목을 볼 수 있음
• 보관함에서 재생목록, 앨범, 노래의 정렬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음
◼ News
• 나중에 읽기 위해 저장한 기사를 볼 수 있는 ‘저장 항목’ 섹션을 새로 마련함
• ‘추천 뉴스’에 사용자가 구독하는 채널의 양질의 유료 기사를 위한 전용 섹션을 만듦
• 기사를 읽는 동안 ‘다음 기사’를 왼쪽으로 쓸어넘기거나 탭하여 다음 기사로 간편하게 넘어갈 수 있음
◼ Mail
• Mail 메시지를 정리한 다음에도 ‘이동’ 시트가 계속 유지되는 문제를 수정함
• Mail 앱에서 길게 누르면 복사 및 붙이기가 활성화되는 문제를 고침
• Mail 대화를 삭제한 다음 잘못된 메시지가 선택되는 오류를 수정함
◼ 손쉬운 사용
• VoiceOver 기능에 BraillePen14를 추가함
• VoiceOver에서 점자표가 임의로 전환되는 문제를 고침
• VoiceOver에서 가끔 Siri 고품질 음성을 사용할 수 없는 오류를 수정함
• VoiceOver 사용자가 목록의 항목을 재정렬할 수 없는 문제를 수정함
• 종종 Switch Control로 음성 메시지를 지울 수 없는 오류를 수정함
◼ 기타 기능 향상 및 오류 수정
• HomeKit 액세서리에 창문 가리개, 점유 및 동작 감지, 문/창문 상태, 연기, 일산화탄소 및 누수 감지를 포함한 알림 지원을 추가함
• HomeKit 액세서리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경우 이를 알려주는 알림 지원을 추가함
• Bluetooth 성능 및 타사 액세서리와의 연결성을 향상함
• FaceTime 통화 시 화상의 초점이 맞지 않는 문제를 수정함
• FaceTime 통화 시 영상비와 화면 방향이 잘못 나타나는 문제를 고침
• 일부 Visual Voicemail의 재생이 완료되지 않는 오류를 수정함
• Safari 읽기 도구에서 기사가 빈 페이지로 열리는 문제를 수정함
• 읽기 목록에서 항목을 읽음으로 표시한 다음 Safari가 임의로 종료하는 문제를 고침
Apple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보안 콘텐츠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웹 사이트를 참조하십시오. http://ift.tt/1O8s6Eh
앞서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인터넷에서 수집한 애플 계정으로 캘린더 초대장을 무차별적으로 발송하는 신종 스팸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캘린더 스팸 초대를 수락하면 캘린더 앱을 통해 광고 알림을 주기적으로 받게 되고, 초대를 거부하면 이메일 계정 사용 여부가 스패머에게 노출돼 광고 이메일이 날아오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에 사용자들로부터 몇 가지 자구책이 제시됐지만, 어디까지나 임시 방안일 뿐 스팸 초대장을 완벽히 차단하지 못하거나 멀쩡한 초대장까지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여전히 많은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어 왔습니다.
다행히 애플이 원치않는 캘린더 스팸 초대장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공개했는데요. 일단 아이클라우드 웹사이트를 통해 의심스러운 발송자가 보낸 캘린더 초대장를 애플에 신고하는 동시에, 자신의 캘린더에서 스팸 이벤트를 일괄 삭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캘린더 스팸 초대장을 받은 경우
다른 사람으로부터 캘린더 초대장을 받으면 아이클라우드 웹사이트 > 캘린더 아래 쪽에 알림이 표시됩니다.
이 알림을 누르면 상세 정보가 나타나는 데, 연락처에 등록되지 않는 사람이 보낸 초대장은 '발신자가 연락처에 없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정크로 신고'라는 링크가 표시됩니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확인 메시지가 나타나는 데 '승인' 버튼을 누르면 애플에 신고가 접수되는 동시에 캘린더 초대장은 자동으로 삭제됩니다.
스팸 캘린더 초대를 승낙한 상태한 경우
캘린더 초대장이 스팸인지 몰라 실수로 수락했을 때는 캘린더에 등록된 스팸 이벤트를 직접 클릭하면 됩니다.
그러면 스팸 초대장을 신고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벤트 속성에 '발신자가 연락처에 없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정크로 신고'라는 링크를 볼 수 있습니다. 링크를 클릭한 뒤 '승인' 버튼을 누르면 애플에 신고가 접수되는 동시에 캘린더에서 이벤트가 삭제됩니다. 만약 반복되는 하나만 지워도 모든 스팸 이벤트가 한꺼번에 제거됩니다.
애플은 사용자들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스패머가 캘린더 초대 기능을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할 계획입니다. 다만, 아직 이 기능은 아이클라우드 웹사이트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데요. 웹사이트를 통한 작업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macOS와 iOS 10.2 후속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것도 좋습니다. 외신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이클라우드 웹사이트에 이어 macOS와 iOS용 캘린더 앱도 스팸 초대장과 이벤트를 차단하는 기능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2016년 9월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 이벤트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제품은 당연히 아이폰 7과 아이폰 7 플러스였지만 애플은 이 날 2세대 애플워치 역시 공개했다. 그 이름은 애플워치 시리즈 2. 거기에 애플은 시리즈 2만 공개한 게 아니라 시리즈 1도 함께 공개했다. 기존의 애플워치는 그대로 애플워치인 셈이다. 이름이 왜 애플워치 2가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2를 보고 있노라면 애플이 왜 이렇게 이름을 지었는지 알 듯 하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외관만 봤을 때는 기존의 애플워치와 거의 달라진 점이 없을 정도니까.
기존의 애플워치가 출시된지 1년 하고도 5개월만에 찾아온 새로운 애플워치 시리즈 2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보자.
첫인상과 디자인
애플워치 시리즈 2의 박스 디자인 등은 기존의 애플워치와 거의 똑같다. 이번에도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박스를, 스포트 모델은 길쭉한 직육면체 모양의 박스를 가지고 있다. 패키지를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 역시 거의 비슷하다. 기존에는 2m에 달하는 길이를 가지고 있던 충전 선이 1m로 동봉된 것 정도가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기존의 2m 충전선이 너무 길다고 생각했기에 딱히 이 변경점이 '너프'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디자인 역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의 애플워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애플워치가 처음 출시될 때 매년 혹은 2년 단위로 디자인이 바뀌게 되면 시계로써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애플은 이 디자인을 좀 더 유지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사실 시곗줄의 호환성 문제 등 때문에 이 디자인 자체는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다. 물론 여기서 조금 더 얇아진다던지 하는 변화는 있을 수 있겠지만 사각형의 화면에 같은 규격의 시곗줄 구멍은 애플워치의 아이덴티티가 될 것이다. 원형 디자인 등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애플워치가 나오더라도 사각 디자인의 애플워치가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새로운 디자인의 애플워치가 같이 팔리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사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오히려 기존의 애플워치에 비해 더 두꺼워졌다. 이는 GPS가 투입되면서 더 큰 배터리가 들어가고 내부적으로 더 큰 탭틱엔진이 투입되는 등 설계 변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트레이드 오프라고 한다. 아이폰 6s 시리즈에 3d 터치가 탑재되면서 조금 더 두꺼워졌을 때와, 조금 더 짚어가서 뉴 아이패드 당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탑재로 두께가 더 두꺼워졌던 전례를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그 차이는 0.9mm 정도로 실제로 이 둘을 바로 옆에 놓고 비교해보지 않는 이상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정도로 작은 차이이다.
외형적으로 기존의 애플워치와 가장 크게 바뀐 곳은 바로 애플워치의 후면이다. 물론 이 변화는 스포츠 모델 한정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과 에디션 모델은 해당하지 않는다. 기존 애플워치 스포츠 모델은 후면이 복합 소재의 플라스틱이었는데, 애플워치 시리즈 2 부터는 스포츠 모델 까지도 세라믹을 사용한 뒷면을 갖고 있다. 기존 애플워치 스포츠 모델에서 특히 자주 발생하던 뒷면 뚜껑열림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 혹은 방수 기능의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스피커가 좀 더 강력한 방수 기능을 갖게 되면서, 스피커 포트에 같이 들어 있던 공기 통로가 별도의 구멍으로 옮겨갔다. 덕분에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좌측에 기존 애플워치에는 없던 구멍이 하나 더 생겼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디자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글 머리에 포함된 영상을 보면서 감상해보자. 영상은 다 봤다고? 그럼 이제 애플워치의 좀 더 내밀한 부분들을 탐구해 볼 시간이다.
더 강력해진 성능 : 듀얼 코어 프로세서, 강력해진 그래픽
애플워치 시리즈 2는 기존에 비해 더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했다. 기존 애플워치는 싱글 코어 프로세서에 코어당 성능 역시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아난드텍의 분석에 의하면 Cortex A7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싱글코어 연산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링크). 당시 출시되고 있던 경쟁사의 제품들에 비해서도 성능 우위를 가져가지 못하는 정도의 성능이라는 뜻이다.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제조공정 역시 28nm 공정으로 같이 공개된 아이폰 시리즈의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FinFET이 적용된 14/16nm 공정으로 생산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진 : 애플 2016년 9월 이벤트 중
하지만 이번에 새로 발표된 애플워치 시리즈 1과 애플워치 시리즈 2는 각각 S1P와 S2 시스템 인 패키지 칩을 탑재하고 있다. 먼저 이 두 개의 시스템 인 패키지 내부의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제조공정이 16nm의 FinFET 공정으로 이행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폭의 미세화와 함께 FinFET 공정이 가져오는 누설전류의 감소는 더 강력해진 성능을 비슷한 전력소모 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다.
S1P와 S2의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듀얼 코어 프로세서로 무장했다. 싱글코어 성능 역시 기존의 애플워치에 비해 1.5배나 향상되었다. 즉 늘어난 코어 수와 빨라진 싱글코어 성능을 합치면 산술적으로 기존 세대에 비해 최대 3배 빠른 연산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성능의 증가와 제조공정의 개선으로 전력대 성능비가 개선되어 기존에 비해 더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애플워치 역시 애플의 독자 디자인 ARM 코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초 저전력 프로세서에서는 상대적으로 구현이 복잡한 부동소수점 파이프라인을 줄임으로써 전체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를 떨어뜨리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애플워치의 프로세서 역시 이런 기법을 통해 설계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애플워치의 프로세서 구성은 아이폰의 A10 Fusion 칩의 리틀 코어 아키텍처인 Zephyr과 논리적으로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애플워치의 경우 논리적인 단계에서 32비트 레지스터를 사용하고, 부동소수점 파이프라인에 수정을 가하는 등 좀 더 저전력 설계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사진 : ARM
실제로 ARM 사의 표준 코어 중 Cortex A35와 Cortex A32는 논리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Cortex A32의 경우 ARMv8 명령어 셋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소모가 상대적으로 큰 64비트 레지스터와 64비트 작동 등을 제외하고 32비트로 동작하게 된다. 거기에 Cortex A32의 경우 파이프라인 스테이지 역시 8단계로 상당히 얕다. 이와 같이 애플워치도 클럭 스피드를 크게 올릴 필요가 없으므로 파이프라인 역시 상당히 얕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칩의 논리적인 설계 이후에도 저전력 고효율에 적합한 표준 셀을 이용해 물리적인 설계 역시 저전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
사진 : 애플 2016년 9월 이벤트 중
그래픽 성능 역시 기존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 그래픽 유닛의 경우 기존의 애플워치에 비해 2배의 성능 향상을 이뤄냈는데 이는 그래픽 유닛의 아키텍처를 수정함으로써 이뤄낸 성능향상일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애플워치는 PowerVR의 SGX543의 한 개 클러스터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PowerVR의 시리즈 5 그래픽 유닛은 원래의 애플워치 출시시점 기준으로도 상당히 오래된(현재는 시리즈 8까지 소개됨) 유닛이고, 단순히 이 유닛의 클럭을 올리는 방식으로 성능을 올렸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S2칩과 S1P 칩에 투입되는 그래픽 유닛은 애플이 직접 디자인한 쉐이더 코어에 PowerVR의 고정 기능 하드웨어가 투입된 형태일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의 경우 애플이 아이폰 6(Apple A8)때부터 쉐이더 코어에서 16비트 레지스터를 사용하고 데이터 형 변환 전용 하드웨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좀 더 전력소모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했다(링크). 애플워치 역시 이와 같은 방식을 채택했으리라 보는 것이 억측은 아닐 것이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실험적이었던 기존 세대에서 탈피해 애플이 본격적으로 각을 잡고 애플워치 시리즈 2를 만들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최신의 FinFET 공정으로 이행했고, CPU는 아키텍처가 변한 것은 물론 코어 하나가 더 투입되어 최대 3배의 성능향상을 이뤄냈다. 또 기존에는 PowerVR의 오래된 그래픽 유닛을 투입한 데 반해, 아키텍처 개선을 통해 그 성능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정리하자면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성능 면에서 ‘시리즈 2’라는 이름에 걸맞는 큰 향상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애플워치와 같은 개인적인 웨어러블 기기에서 성능이 가지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만약 성능이 매우 뛰어나지만 나머지 기능들이 시원치않은 제품과 성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웨어러블로써의 본분에 충실한 기기가 있다면 필자는 주저없이 후자의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애플워치를 보자. 애플워치에서 사용자가 정보를 얻는 방법은 크게 디스플레이를 통한 정보 획득과 탭틱 엔진이 두드려주는 방식으로의 정보 획득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사운드 역시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로 사운드를 꺼놓고 애플워치를 사용하더라도 사용에 전혀 불편이 없다. 결과적으로 애플워치 사용자 경험의 핵심은 디스플레이와 탭틱 엔진에서 온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스플레이와 탭틱엔진에 대한 것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애플워치 사용자 경험의 첫 번째 열쇠 : 디스플레이
사진 : 애플
최신 스마트 기기에서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은 두번 말해 모자란 수준이다. 디스플레이는 대부분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동시에 터치 입력기기로써 대부분의 입력 정보를 받아들이는 창이기도 하다. 애플워치의 역시 시간, 알림 내용 등을 디스플레이로 사용자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포스 터치를 포함한 터치스크린은 디지털 크라운과 함께, 혹은 그 이상으로 애플워치의 조작에 있어 핵심적인 입력장치이다.
사진 : LG디스플레이 블로그
애플워치의 디스플레이는 여러 모로 실험적이었다. 애플 기기 중 최초로 메인 디스플레이에 OLED를 사용한 것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의 다른 제품들은 여전히 LCD 화면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이다.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흔하게 사용되는 AMOLED는 LED 소자 자체가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의 빛을 낸다. LED가 백색광을 내고 그 위의 액정이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빛의 투과도를 조절하는 방식의 LCD와는 완전 다른 방식이다.
이런 OLED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거의 완벽한 검은색을 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LCD 디스플레이의 경우 액정이 그 투과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색을 표현하는데 액정이 최대한 빛의 통과를 막더라도 일정량의 빛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따라서 검은색을 표시하는 부분이더라도 실제로는 약간의 빛이 나오고 있는데, 화면이 검은색을 표시하고 있을 때 측정된 밝기와 흰색을 표시하고 있을 때 측정된 밝기의 비율을 대비율Contrast Ratio이라고 하고, 이 수치는 높을수록 좋다.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발광소자를 모두 끄는 방식으로 검은색을 표시한다. 즉, OLED 디스플레이가 표시하는 검은색은 LCD 디스플레이와 달리 진짜 블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대비율이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나오게 된다. 그 외에도 이렇게 진짜 검은색을 표시할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 화면이 켜져있을 때도 베젤과 디스플레이의 경계가 거의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할 수 있다. 실제로 애플워치 UI의 주변 부분이 대부분 검은색인 이유 역시 이와 같다.
또, 애플워치 디스플레이는 터치 스크린에 포스 터치를 투입한 첫 번째 제품이기도 하다. 화면 뒷쪽의 스트레인 게이지(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가 화면에 가해진 힘을 측정하고, 동시에 소프트웨어적으로 손가락의 면적 등을 측정한 후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인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포스 터치가 작동할 때 탭틱엔진이 사용자에게 ‘눌렸다’는 피드백을 주는데, 탭틱엔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조금 더 아래에서 알아볼 것이다.
두 번째 세대의 애플워치인 애플워치 시리즈 2의 디스플레이는 첫 번째 세대의 디스플레이가 최초로 OLED 화면을 탑재하고, 애플 최초로 포스 터치를 합쳤던 것처럼 실험적인 기능의 추가는 없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좀 더 실용적인 성능향상에 집중했다.
기존의 애플워치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었던 문제 중 하나가 햇볕이 쨍쨍한 대낮의 실외에서 화면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나마 반사율이 낮은 ion-X 글래스를 탑재하고 있는 스포트 모델의 경우 그 사정이 좀 낫지만, 반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를 탑재하고 있는 애플워치와 애플워치 에디션 모델의 경우 이 문제가 더 부각되었다.
애플워치 시리즈 2의 디스플레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화면 밝기를 직사광선 하에서 최대 1000니트까지 올림으로써 밝은 곳에서 화면 시인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기존의 애플워치의 최대 밝기가 482니트라는 것에 비하면 2배 이상의 큰 향상이다. 굳이 전 세대의 애플워치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1000니트의 화면 밝기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또 애플이 최근 디스플레이 색 정확도 등에 쏟는 관심에서 유추해 볼 때 색 정확도 등에서도 분명히 발전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애플워치와 애플워치 시리즈 2의 화면 측정을 준비중에 있으니, 나중에 찾아올 별도의 글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정리하자면 성능과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역시 1세대의 실험적인 상태에서 좀 더 다듬어진,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는 형태로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최대 밝기가 1000니트라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애플워치 대비 2배 이상 밝을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보다도 더 밝은 수치이다. 더 자세한 디스플레이 계측치는 추후에 별도의 글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
애플워치 사용자 경험의 두 번째 열쇠 : 탭틱 엔진
사진 : 애플
애플워치는 손목에 차는 기기이니만큼 촉각 피드백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애플워치를 차고 알림을 받으면 애플워치가 손목을 '톡톡' 두드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해 주는 것이 바로 '탭틱 엔진'이다. 탭틱엔진이라고 하니 거창한 느낌이 들지 모르겠는데, 사실은 일반적인 진동 모터의 역할을 대신하는 부품이다.
하지만 탭틱 엔진이 사용자에게 전해주는 경험은 일반 진동 모터와는 완전히 다르다. 사실 탭틱 엔진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이 바로 애플워치이다. 이후 같은 원리의 진동 모터를 활용해 맥북과 맥북프로의 멀티터치 트랙패드, 아이폰 6s와 7에 탑재되는 탭틱엔진 등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탭틱 엔진이 기존의 진동 모터와는 다른 진동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먼저 기존의 진동 모터는 회전하는 모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터는 내부의 회전체를 회전시키는데, 이 때 회전체의 무게중심을 일부러 회전축에서 벗어나도록 만든다. 회전체의 무게중심이 회전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회전체가 빠르게 회전하면 진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해가 잘 안된다고? 날이 하나 부러진 선풍기를 돌렸을 때 선풍기가 진동하는 현상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런 방식은 구현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적절한 촉각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기본적으로 진동 모터가 정격 가속의 9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스타트업 시간이라고 부르는데 진동 모터의 경우 여기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0~100ms로 길다. 반대로 진동 모터를 멈추게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유사하다. 즉, 간단한 햅틱 피드백에 사용하기에는 적절한 시점에 햅틱 피드백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낭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아 부적합하다.
사진 : iFixit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진동 모터로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니어 액추에이터는 회전 운동이 아닌 수평 혹은 수직의 선형적인 운동을 한다. 이 경우 기존의 회전 방식 모터에 비해 스타트업 시간이 짧기 때문에 햅틱 피드백에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다만 대부분의 회사가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채용하더라도 그 크기가 작고 화면과 수직 방향으로 배치해서 사용했던 데 반해서 애플은 그 크기와 인가되는 전압, 전류량을 늘리고 내부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단 한번의 진동으로도 충분한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여(보통은 대략 10회의 진동이 있어야 한다고 알려짐) 기존의 리니어 액추에어터에 비해서도 스타트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또, 이렇게 짧은 진동을 통해 햅틱 피드백을 줄 수 있게 되면서 단순히 누르면 진동하는 정도의 피드백 전달이 아니라 톡톡 치는 듯한 느낌을 구현하거나 화면을 ‘누르는’ 느낌을 모사하는 등 훨씬 자연스러운 피드백 전달이 가능해졌다.
사진 : iFixit
하지만 애플은 기존의 애플워치에 투입된 탭틱엔진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아이폰 7에서 아이폰 6s에 비해 더 커진 탭틱 엔진을 투입한 것처럼 애플워치 시리즈 2는 기존의 애플워치에 비해 더 큰 탭틱엔진을 탑재했다(링크). 덕분에 기존 애플워치가 주던 햅틱 피드백보다 더 분명하고 사실같은 느낌의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탭틱엔진 역시 애플워치에서 처음 채용된 실험적인 기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애플워치에서부터 맥북, 맥북 프로, 아이폰 6s 시리즈, 아이폰 7 시리즈에 이르는 넓은 라인업에 들어가는 기술이 되었다. 애플워치 시리즈 2 역시 최초의 탭틱 엔진에 비해 더 성능이 좋은 탭틱엔진을 탑재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애플워치가 사용자들과 직접 교감하는 주요 부분인 디스플레이와 탭틱 엔진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들 부품 역시 기존의 애플워치에 무언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있던 부품들을 잘 가다듬는 형태의 개선이 가해졌다. 하지만 이런 개선을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디스플레이는 훨씬 보기 편해졌고, 매번 느끼는 햅틱 피드백은 훨씬 더 자연스러워졌다.
그럼 기존에 있던 기능들 중 또 어떤 기능이 개선되었을까. 물론 대부분의 부품들이 개선되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개선은 소비자가 유의미하게 느낄 수 있는 정도의 개선을 말하는 것이다. 떠오르는 게 있는가? 맞다. 바로 방수 기능의 개선이다. 기존의 애플 워치는 생활방수를 지원했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좀 더 본격적이다.
50m 방수. 수영도 가능합니다.
사진 : 애플
애플워치 시리즈 2는 더 이상 IP 등급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수에 만족하지 않았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ISO 표준 22810:2010 기준으로 50m 방수를 지원한다. ISO 22810:2010 표준은 방수 시계에 대해 적용되는 표준이다. 이 표준에는 버튼부의 밀폐, 온도 저항성 등 여러 가지 테스트가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방수 테스트의 경우 1분동안 해당하는 수압으로 수압을 올리고, 그 상태에서 10분을 유지한 후 다시 1분간 감압하여 침수가 없는지를 테스트한다.
사진 : 애플 2016년 9월 이벤트 중
보통 일반적으로 이 표준으로 30m 정도의 방수가 보증되는 경우 수영활동에 있어서 완벽한 보호를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대략 50m 정도가 되면 일상적인 수영환경에서는 거의 완벽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애플워치 시리즈 2는 ISO 표준 기준으로 일상적인 수영환경에서 방수를 보증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애플은 내부적으로 스트로크 테스트를 시행해 수영 환경에서 완벽한 방수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ISO 22810 기준의 테스트는 수영 등의 일상적인 활동에 대해서만 보호를 보장하고, 다이빙 등의 활동에 대해서는 방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 : 애플 2016년 9월 이벤트 중
이런 방수를 위해서는 당연히 외부와 이어지는 모든 통로에서 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한다. 특히 애플워치와 같은 전자기기의 경우 내부 부품들이 물에 특히 민감하고 기존 시계에는 없는 스피커, 마이크 등이 있기에 방수 처리가 더 어렵다. 애플워치는 내부의 중요한 부품을 모두 한 패키지에 집어넣고, 레진을 이용해 밀봉하는 방법으로 핵심적인 회로를 보호한다. 이런 작업이 완료된 것이 우리가 보는 S 칩들이다. 그리고 당연히 외부와 연결되는 부분에 방수 실링을 통해 물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설계한다.
그런데 애플워치의 방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스피커이다. 스피커는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부와 접촉해 있어야만 한다. 스피커의 원리 자체가 들어오는 신호에 맞게 진동판을 진동시킴으로써 주변의 공기를 함께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스피커 구멍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해 버린다면 진동판이 아무리 진동해 봐야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매우 작은 소리만 들릴 것이다.
즉, 아무리 방수기기라 하더라도 스피커를 외부와 완전히 차단시킨 공간에 배치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진동판 부분과 기기 내부가 연결되는 부분의 방수를 확실히 하고, 스피커 공간은 구조적으로 내부의 공기가 물의 침투를 막아내는 형태로 설계된다. 내부 공기가 빠져나가지만 않으면 물이 침투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높은 압력의 물이 지속적으로 침투하거나, 격렬한 활동 등으로 내부의 공기가 빠져나가게 되면 그 자리에 물이 들어차게 된다.
사진 : 애플 2016년 9월 이벤트 중
애플워치 1의 경우 위와 같은 설계를 채택했다. 덕분에 스피커 공간에 물이 가득 차버리게 되면 그 물이 자연적으로 증발할 때까지 스피커는 소리를 낼 수 없다(고장나지 않았더라도). 보통 이런 공간의 물이 다 증발하기까지는 최대 며칠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2의 경우 스피커 설계를 완전히 바꾸었다. 공기가 물의 침투를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내부로 배치해놨던 진동판을 외부와 가깝게 배치해서 진동판을 강하게 진동시킴으로써 스피커 공간 내부의 물을 빼 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실제로 운동 앱에서 수영 기능을 선택하거나 컨트롤 센터에서 방수 모드를 선택하면 애플워치의 화면이 터치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정전식 터치는 물에 의해 터치가 인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없으면 수중에서 아무 버튼이 막 터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수영이 끝난 후 이 상태를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애플워치의 디지털 크라운을 계속해서 돌려줘야 하는데, 디지털 크라운을 돌리는 동작과 연계되어 스피커 공간 내부의 물을 바깥으로 배출한다.
이런 소소한 설계는 수영 이후에도 애플 워치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애플의 배려이다. 고장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더라도 수영을 마치고 나면 며칠동안 애플워치의 스피커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수영 방수를 보장하는 의미가 상당히 퇴색될 것이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기술적으로 기존에 비해 더 개선된 방수 성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추가된 운동 앱의 수영 기능 역시 이런 하드웨어적 향상을 빛나게 만들어준다.
지금까지 살펴본 애플워치 시리즈 2에서 있었던 향상들은 대부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 보면 거의 유일하다싶은 ‘새로운 기능 추가’가 있었으니, 바로 독립적인 GPS 모듈의 탑재이다. 사실 GPS 모듈의 탑재는 기술적으로 살펴볼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애플워치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으니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애플워치의 홀로서기 도전 그 첫걸음 : GPS 모듈의 탑재
첫 번째 애플워치는 그야말로 아이폰의 주변기기였다. 애플워치 최초 출시 당시에는 앱 실행조차도 애플워치에서 네이티브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당시에 애플워치에서 실행하는 것은 UI요소, 온라인 게임으로 치면 ‘클라이언트’ 부분이었고, 실제 어플리케이션 실행은 아이폰에서 이루어졌다. 이 부분은 watchOS의 버전이 올라가면서 애플워치에서 네이티브로 앱을 실행시킬 수 있는 조치와 함께 어느 정도 해결되긴 했지만 여전히 아이폰이 없는 애플워치는 앙꼬 빠진 찐빵 신세이다.
물론 애플워치 시리즈 2라고 해서 아이폰으로부터 독립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아이폰과 연결이 끊어지면 바보가 되는 건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2는 기존의 애플워치에 비해 더 강력한 프로세서와 그래픽 유닛으로 네이티브 앱을 좀 더 빠르고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GPS가 추가되면서 ‘특정한 상황’에서 아이폰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뤄낼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애플워치의 경우 실외 달리기 등의 활동을 할 때 아이폰을 지참해야만 했다. GPS가 없기 때문에 혼자서는 이동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몇 번 아이폰을 지참하고 달리면 사용자의 보폭을 학습하여 대략적인 이동거리를 산출해주긴 하지만 정확하지도 못할 뿐더러 이 경우 경로 추적은 불가능하다. 예전처럼 4인치 아이폰이 대세이던 시기라면 모를까 지금 아이폰은 4.7 인치와 5.5인치 모델로 나누어져 있다. 조깅 등의 활동에 들고나가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크기다.
애플워치 시리즈 2의 경우 독자적인 GPS 모듈을 탑재함으로써 더 이상 운동할 때 아이폰을 들고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물론 운동하는 중에 전화가 온다던가 하는 경우에 받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운동에만 집중한다면 더 이상 아이폰을 가져다닐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그 자체적으로 이동거리를 측정하고, 설치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경로추적 역시 가능하다.
사진 : 애플
원래 애플의 계획은 에어팟을 비슷한 시기에 출격시켜 애플워치와 에어팟이 러닝메이트가 되길 바랬을 것이다. W1칩은 아이폰 - 애플워치 기기간 연결 전환을 매끄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폰을 집에 둔 채 애플워치와 에어팟만 차고 운동을 한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에어팟의 연결을 다시 아이폰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면 될 일이다. 꼭 에어팟이 아니더라도 아이폰 7을 구매하면서 반 강제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한 경우 역시 위와 비슷한 시나리오로 애플워치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초로 애플워치가 출시되던 당시에는 특히 전력소모와 내부 디자인 문제로 GPS를 탑재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스피커 디자인이 내부에서 공간을 훨씬 적게 차지하도록 바뀌고,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더 미세한 공정에서 제조되는 등 소비전력을 줄이는 동시에 더 큰 배터리를 투입해 GPS가 소모하는 전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 시점이 되었고, 애플워치는 GPS를 품었다.
모든 일에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애플의 전략이 애플워치가 출시되면서 일부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특정 상황에서는 아이폰보다 애플워치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리고 애플은 이 특정 상황을 점차적으로 늘려가려고 하는 듯 하다. 비록 지금은 기술적인 제약 때문에 애플워치가 아이폰에 갇혀 있지만,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애플워치 역시 독립적으로 동작하는 기기가 될 것이다.
결론 : 애플워치의 완성. 앞으로는?
지금까지 애플워치 시리즈 2에 대한 것들을 톺아보았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전 세대 제품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똑같은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디자인에 차이점이라면 애플워치 시리즈 2가 기존의 애플워치에 비해 오히려 더 두꺼워졌다는 것, 그리고 구멍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 정도다.
성능 면에서는 기존의 애플워치가 출시 당시 한 세대 뒤쳐진 공정에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생산된 것과는 달리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최신 FinFET 공정에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생산했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새로운 아키텍처의 CPU 코어를 탑재함으로써 50% 향상된 싱글코어 성능을 가진 것은 물론이고 이런 코어를 듀얼코어로 탑재하여 최대 3배에 달하는 프로세서 성능 향상을 가져왔다. 그래픽 유닛 역시 새로운 아키텍처의 유닛을 투입하여 2배의 성능향상을 얻을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 역시 새로운 기능은 없었지만 기존 애플워치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야외 시인성 부분의 개선에 주력했다. OLED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 직사광선 하에서 최대 1000니트까지 화면 밝기를 올려주는데, 이는 지난 세대에 비해 두 배 이상 밝은 수치인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보다 더 밝은 수치이다.
또, 애플 기기 중 최초로 탭틱 엔진을 탑재했던 지난 애플워치에 비해 탭틱엔진 역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탭틱엔진의 물리적인 크기는 더 커졌고, 실제로 느껴지는 진동도 강할 땐 더 강하게, 부드러울 땐 더 부드럽게 작동한다. 더 세밀하고 자연스러운 햅틱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기존의 애플워치는 상당히 실험적인 작품이었다. 기존의 애플워치는 애플 입장에서 새롭고 과감한 여러 시도들이 점철되어 있었다. 애플의 제품군 중 최초로 한 개의 컴퓨터를 단일한 부품 속에 밀어넣은 SiP 디자인을 채택했고,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탭틱 엔진의 탑재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애플워치는 화면의 누르는 강도에 반응해 다른 소프트웨어적 입력과 피드백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런 시도들은 애플의 다른 제품들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미 3d 터치와 탭틱 엔진은 아이폰, 맥북 제품군으로 퍼져나갔으며, 새로운 맥북프로는 OLED 스크린을 탑재한 터치바를 장착했다. 그리고 루머가 무성한 10주년 기념 플래그십 아이폰은 OLED 스크린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애플의 모든 기기들이 OLED 디스플레이로 이행할 것이다.
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이런 실험적인 기운을 싹 걷어갔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애플워치에서 크게 벌려놓은 판을 정리하는 후속작이다. 첫 세대 애플워치에 비해 크게 향상된 성능, 2배 이상 밝아진 디스플레이, 더 커진 탭틱엔진, 더 실용적인 방수 모두 이런 맥락에서 읽혀질 수 있는 개선점들이다. 애플은 진지하게 스마트 워치 시장을 바라보고 있으며, 기존에 출시한 애플워치의 완성형 버전을 내놓았다.
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2가 애플이 스마트워치에 바라는 모든 것이 구현된 궁극의 기기는 아닐 것이다. 애플은 더 다양한 시곗줄을 제작하고, 다른 회사와 협업하고, GPS 기능을 투입함으로써 애플이 생각하는 미래의 스마트워치에 대한 밑그림을 애플워치 시리즈 2에 남겨두었다. 애플은 앞으로 더 다양한 회사들과 협업하여 애플워치의 시곗줄을 제작하고,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기술적인 난점들이 해결되는 대로 애플워치는 점점 더 많은 기능들을 독점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맥이라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독립한 것 처럼 애플워치 역시 아이폰에서 독립하여 아이폰과 동등한 관계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기기가 될 것이라 예측한다. 애플은 잠깐 집 앞에 외출할 때 아이폰을 들고나가지 않고도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기기를 꿈꾸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