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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인문학이란 중국고전을 일컫는다.
그래서 책 표지에도 "3천년을 대표하는 인문학의 정수, 동양고전"이라고 적어두었다.
몇일 전에 진기썜의 독서법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진기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전이라는 것은 그 당시의 최고의 학자들이 집대성한 일종의 전공서적에 가깝다고 했다. 이 말에 상당히 동의한다.
많은 이들이 언론에서 고전을 언급하고, 인문학을 언급하니 그 여러권 중에 한 권정도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다가 많이들 실패한다. 왜냐하면 어려우니까. 한 권이라도 읽어두어야 21세기 인문학의 세상이라는 곳에서 뒤쳐질 것 같지 않아서, 읽어야 한다니까 읽기는 했는데, 너무 어려운거다.
나 또한 그런 과정에서 낙오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당시에는 독서가 습관으로 배여있지 않았던터라, 호기롭게 시작한 고전읽기는 단 2주만에 "포기!"라는 피켓을 들게 만들었다. 그만큼 나에게는 어려웠다.
지금은 독서가 습관으로 잡혔지만, 역시나 고전은 어렵다.
읽을 수는 있지만 한자한자가 "그래서 어떻다는 거야?"라는 생각이 앞설 때가 많다.
질문은 가장 좋은 학습도구라지만 이는 질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불만에 가깝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우리에게 알려진 동양고전을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 책이 재미있지도 흥미롭지도 않았다.
물론 동양고전이라는 4글자가 나에게 어떤 희열을 안겨다줄지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이번 책을 읽게 된 동기도 역시나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
왠지 읽어야 할 것 같은데, 나에게 어려우니 설명이 되어있는 책으로 선택한 것. 딱 그정도.
동기가 흥미롭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나에게 매우 많은 흥미를 안겨다주었으면~~하는 도둑놈 심보를 들이대면서 읽었다.
즉, 나에게 흥미를 줘봐!라는 미션을 책에다가 준셈이다.
이러니 이 책이 재미가 없을 수 밖에
게다가 책 제목은 최근에 유행하는 문구로 적혀있다.
교양, 인문학, 클래식. 핫한 단어의 조합.
책 내용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중국의 여러 역사가들과 책들이 나온다.
손자, 오자, 제갈량, 삼국지, 사기, 전국채등등.
이 책들의 특징은 지도자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각 역사가들의 그 동안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지도자상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지도자는 자신이 속한 단체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도 잘 언급되어있다. 그리고 저자는 각 책들이 알려주고 있는 부분을 섬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현대에는 어떻게 우리가 적용해야하는지도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딱 거기까지.
내가 내 삶의 지도자는 맞지만 한 단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물론 조금 더 뭉퉁그려, 내가 속한 한 집단도 내가 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혹은 착각)을 한다면야, 마냥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 많다.
내가 너무 비관적인건가?
모르겠지만, 확실히 내 삶에서 그렇게 잘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 책은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차있고, 어떤 지도자로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부분마다 많은 공감을 일으키지만 "그래서 내 삶에서는 어때야 하는거지?"라는 질문은 지워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처세와 방법론이었다.
오히려 이 부분만큼은 내 삶에서 더 와 닿았다.
지도자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그 동안 들어만 봤던 중국 역사가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새로운 부분도 많이 알게 되었고 그래서 흥미로운 부분들도 있기는 했다.
그렇지만 이 책 정말 재미있어! 강추!!! 라고 할 만큼은... 와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쉬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접근법이 잘못된, 희생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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