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5일 월요일

2017년을 맞이하는 한화의 아름다운 점자 달력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변에서 달력, 슬슬 받으시죠? 또 이맘때 빼놓을 수 없는 게 한화그룹에서 배포하는 점자 달력입니다. 작년에는 신기해하면서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올해는 예상하던 터라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2017년의 한화 점자달력은 무엇이고, 또 어땠는지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한화 사랑의 점자달력

  작년에도 진행했던 점자 교실. 올해도 마찬가지로 한화프렌즈 데이 행사를 통해 가볍게 점자를 배웠습니다. 한화프렌즈가 되면 명함을 받는데, 여기에 점자가 찍혀있습니다.


  이 점자가 뭔지 처음에 무척 궁금했었는데, 점자를 배우고 나서야 이게 닉네임과 전화번호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올해는 좀 더 다양한 교구를 갖고 점자를 직접 찍어보기도 했는데요. 보통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요. 작년에 열심히 들었는데, 올해 또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 조금 민망했습니다.




  점자 달력은 2000년 도움을 호소하는 시각장애인의 메일을 읽은 김승연 회장이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누구나 함께할 수 있도록 하자'라는 발의로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해에 탁상용 점자달력 5천부를 제작해 배포했다고 하는데요. 올해까지 벌써 17년을 맞았다고 하네요. 첫해에 5천 부로 시작한 달력은 발행 10주년인 2009년부터 그 10배인 5만 부를 제작,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벽걸이형과 탁상형이 세트로 구성돼 활용도도 높아졌는데요. 올해를 포함해 누적 발행 부수가 62만 부에 달한다고 하네요.



(이미지 제공 쏠트 님)


  올해엔 한화프렌즈 기자단 분 중 몇 분이 직접 점자달력을 인쇄하는 현장에 다녀오시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따끈따끈한 현장 사진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점자를 실제로 가르쳐주신 교정자분께서 검수도 하시는 등 많은 손이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점자달력을 만져보다.

  2017년을 그린 점자달력을 받아왔습니다. 작년에는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역을 그린 작품이 실렸는데요. 올해는 매일 일상을 마주치고 화사하게 그린 그림을 소개하는 형태입니다. 작년에도 그림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도 참 예쁘네요. 이걸 함께 볼 수 없음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벽걸이형과 탁상형 모두 그림은 같습니다. Everyday Blooms라는 이름으로 그려진 다양한 일상의 화보. 아주 살짝 엿봤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이 오밀조밀한 그림체로 표현됐습니다. 그림을 꼼꼼히 살펴보다 보니 특유의 섬세함과 아기자기함이 묻어나오더라고요. 볼수록 매력적이라는 표현이 꼭 맞지 않나 싶습니다. 매월 다른 그림, 다른 일상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맞은편에는 숫자와 절기, 공휴일 등이 큼지막하게 적혀있습니다. 이는 점자가 들어갈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날짜마다 점자가 촘촘히 박혀있어서 날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희에게 점자를 가르쳐주신 교정자분께서 달력을 받으면 가장 무엇을 먼저 하냐고 물어봤을 때, 생일을 찾아서 빨간 펜으로 표시해둔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 같이 꺄르륵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죠. 달력에는 자기 생일을 먼저 표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배운 대로 천천히 집게 손가락을 이용해 점자를 읽어보았습니다. 이미 배운 표를 봐가면서 천천히 훑어봤는데요. 몇 번이나 다시 표를 봐가면서 더듬더듬 읽었습니다. 눈이 보이니 어디가 어디라는 걸 분명히 알고 손을 짚었지, 만약 앞이 보이지 않았다면 이걸 짚어나가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점자달력이 없었다면 정말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TTS 기능을 갖춘 기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겠죠? 무척 당연한 일상이 당연하지 않다는 건 참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력이 큼직큼직해서 업무용으로도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쁜 일러스트는 덤이고요. 벽걸이형도 마찬가지입니다. 형태만 다를 뿐 내용은 완전히 같습니다.


  10월에는 한화 창립 기념일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10월 15일. 작년에도 소개했던 '흰 지팡이의 날'이 있습니다.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정한 날입니다.




  한화의 사회공헌 활동은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하게 오래가는 활동이 많습니다. 벌써 17년을 맞은 한화 사랑의 점자달력도 이런 활동 중 하나고요. 점자달력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새해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런 기회를 통해서 너무나 비장애인 시선으로만, 편협한 인식을 하고 있진 않았나 반성도 합니다. 비장애인에게도, 시각장애인에게도 유익한 한화 사랑의 점자 달력.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달력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식 간단히 전해드렸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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