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수요일

뒤늦게 꺼내보는 에버필터(Everfilter)의 추억


  요 며칠 인스타그램을 핫하게 관통한 앱이 있습니다. 바로 에버필터(Everfilter)라는 사진 필터 앱입니다. 사진을 아주 격렬하게(!?) 바꿔주는 앱인데요. 앱을 소개해드리려고 자료를 준비했습니다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조금 틀어서, 조금 씁쓸한 기분으로 남겨보는 사진 앱. 에버필터(Everfilter)의 추억입니다.




에버필터(Everfilter)

  에버필터라는 앱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사진에 인위적인 필터를 입히는 앱입니다. 올해를 관통하는 앱 중 하나가 사진 보정, 특히 실시간으로 사진을 합성해주는 앱인데요. 에버필터는 실시간은 아닙니다만, 사진을 많이 바꿔준다는 점에서 이런 보정 앱 범주에 속할 수 있습니다.




  위처럼 사진을 선택하면 정말 다른 느낌의 사진을 만들어주는데요. 바꾼 사진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부터 iOS 기본 내보내기를 선택할 수도 있고 사진으로 바로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나이트 모드를 고를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낮과 밤에 따라서 조금씩 풍경처리나 밝기가 달라지는데요. 이는 사진에 따라 느낌이 조금씩 달라지므로 그때그때 어울리는 걸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위 사진을 예로 들면 낮과 밤 모드를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이쯤 되면 원본이 궁금하시죠? 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 원본입니다.


//인스타그램 태그 삽입


  사진들을 보시면 꽤 많이 차이가 나죠? 예전에 반짝인기를 끌었던 프리즈마(Prisma)와 마찬가지로 서버로 이미지를 보내서 변환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지 크기가 다르거나 일정 용량을 넘어서면 실패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비행기 모드로 하면 변환이 안 되고, 서버 이용자가 늘어나면 변환 속도가 느려지거나 실패는 일도 생깁니다. 파노라마 사진을 넣어봤더니 단번에 실패하더라고요.




  같은 사진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는가 싶을 정도로 극적인 변화가 생깁니다. 전체적으로 사진이 밝아지고, 수채화 그림 효과가 붙었다는 점 말고도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하늘인데요. 하늘인 부분을 파악해 이 부분을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합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는 하늘을 제대로 검출하지 못해 건물 일부를 잘라서 하늘로 덮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보정이 심하게 들어가는 앱이라 그냥 분위기 있는 이미지로만 보이죠?



에버필터의 문제점

  반짝하고 인기를 끈 에버필터,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이쯤에서 예시 사진을 소개해드리면서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만, 에버필터 문제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를 정리했습니다.


  우선 개인정보 수집 이슈가 있었습니다. 12월 2~3일을 전후로 에버필터가 단순히 사진에 효과를 주는 것과 다르게 과한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논란이 있었는데요. 기기 고유의 IMEI값부터 전화번호에 이르는 온갖 정보를 수집한다고 했습니다.




  더군다나 사진을 서버에 올려야 수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강조되면서, 불안감이 폭증했는데요.


  이에 12월 4일, 에버필터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개발 SDK를 잘못 쓰면서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에 권한을 바로잡겠다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아쉽게도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이미지를 무단 이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하늘의 변화가 에버필터의 핵심인데, 이 하늘 그림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너의 이름은.(君の名は。)'이라는 애니메이션의 구름 장면을 잘라냈다는 건데요.


  에버필터를 소개할 때 직접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언급해, 마치 관련이 있는 것처럼 소개했으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중국 회사에서 제작한 에버필터는 트위터로 중국 내 이용을 허락받았다고 해명했으나, 이 사건이 불거진 후 일본 매체의 사실관계 확인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소속사는 어떤 허가도 해준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에버필터는 다시 공지를 통해 무단 이용을 인정하고 문제되는 부분의 삭제 및 신카이 마코토 측으로 연락을 공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작권과 관련된 부분의 문제는 없으나 잠시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지금 앱스토어에서 이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가져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조금 더 확인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에버필터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아직 데이 모드로 사진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이 남아있어, 에버필터 효과를 누리고 싶으신 분이라면 웹페이지를 통해 체험해볼 수는 있습니다.


  앱을 지우지 않은 분께서도 에버필터는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이미 아류 앱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실정이네요. 저작권에 무지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입맛이 씁쓸합니다.



에버필터 변환 예제

  본문에 삽입한 사진 외에도 에버필터로 변환한 사진을 몇 장 준비해놨습니다. 예쁘긴 하지만, 사실관계 확인 후 저는 이용을 그만뒀습니다. 이렇게 소개용으로 만들어놓은 사진만 남았지요. 그대로 지워버리긴 아까워 간단히 예제로 달아뒀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소개하고 마치려는 구상이었는데, 무단 이용이라니. 입맛이 씁니다.




  원래 풍경도 참 예뻤던 한강. 촬영 때문에 잠시 나왔다가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들어갔습니다. 촬영을 함께했던 모든 분이 다 고생한 날이었어요.




  바르셀로나에서, 관광객을 위한 시장이라는 보케리아 시장입니다. 찾아보니 바르셀로나 대표 시장이라고 하는데, 현지 가이드 분 말로는 관광객이 이렇게 많은데 현지 사람이 누가 굳이 여길 찾겠냐고 하시더라고요. 납득...


  풍경과 건축물에 효과는 좋지만, 인물은 상대적으로 좀 아쉽습니다. 그러니 인물 사진에 섣불리 적용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낮에 찍은 사진이지만, 밤이 더 어울리는 사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밤 모드가 확실히 건물과 하늘을 더 잘 구분하는 것 같습니다. 건물 부분이 조금 어두워지면서 풍경과 뚜렷하게 구분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재미있는 필터 앱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 아류 앱을 쓰는 것도 그렇고요. 그냥 잘 나온 사진 보면서 마음에 담아두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머지않아 저작권 관련 문제가 다 해결된 에버필터가 다시 올라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제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네요. 즐거운 추억은 마음속에 묻고, 또 다른 재미있는 앱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간단히 소개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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