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8일 목요일

최신 macOS 베타 드라이버에서 새로운 AMD 그래픽칩이 발견되다

사진 : WCCFTech

 

애플의 AMD 사랑 혹은 그 반대의 관계는 조금 더 오래 지속될 듯 하다. 최근 분리형 그래픽 카드가 들어가는 모든 맥 제품군에 AMD의 그래픽 카드가 탑재되고 있다. 그 시초는 바로 새로운 디자인의 맥 프로의 출시였다. 당시 새로운 맥 프로에는 애플을 위해 커스텀된 파이어프로 D300, D500, D700이 들어갔다. 이후에 애플은 AMD로부터 계속해서 커스텀 혹은 독점적인 그래픽 유닛을 제공받았다. 그 예시가 바로 아이맥 최상위 모델에 투입되는 그래픽 카드이다. 아이맥 5K 모델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선택 옵션으로 존재했던 R9 M295X는 당시 시장에서 유일한 통가 풀칩을 가진 그래픽 카드였다.

 

또 최신 맥북프로 15인치 모델에 탑재되는 라데온 프로 450, 455, 460 역시 폴라리스 11 기반의 라데온 프로 칩인데, 이 역시 애플을 위해 커스텀된 모델들이다. 라데온 프로 460 모델의 경우 이번에 라데온 프로 WX4100이 공개되기 전까지 유일한 폴라리스 11 풀칩을 탑재한 그래픽 카드였다. 얼마 전 엔비디아가 애플 제품에 투입될 제품을 개발할 엔지니어를 구인했는데(링크), 앞으로 한 동안은 AMD의 그래픽 카드가 계속해서 맥 제품군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Videocardz

 

이번에 업데이트된 최신 macOS 10.12.2 베타 버전에서 새로운 AMD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가 대거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macOS 10.12.2 최신 베타는 폴라리스 10의 리프레쉬 버전으로 보이는 폴라리스 10 XT2와 완전히 새로운 폴라리스 12, 그리고 베가 10에 대한 지원이 추가되었다. 이 소식은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 등에 가장 민감한 해킨토시 커뮤니티(링크)에서 최초로 퍼져나왔다.

 

폴라리스 10 XT2

 

폴라리스 10은 현재 AMD 그래픽 유닛의 고성능 메인스트림을 담당하고 있는 RX 480, RX 470의 기반이 되는 칩이다(리뷰 링크). 엔비디아에 비해 크게 뒤쳐지던 AMD가 어느 정도 체면을 세우게 만들어준 칩이기도 하다. 폴라리스 시리즈는 AMD 최초로 핀펫 공정을 적용함으로써 전 세대에 비해 큰 폭으로 전력대 성능비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전 세대 자사 그래픽 카드들을 압도하는 전력대 성능비를 가지게 된 것은 물론이고 지난 세대의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에 비해서도 소폭 나아진 전력대 성능비를 보여줬다. 하지만 같은 핀펫 공적으로 제조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칩에 비해서는 여전히 떨어지는 전력대 성능비로 동시에 아쉬움을 주었다.

 

실제로 여기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모종의 문제'로 인해 원래 칩의 전력대 성능비를 다 끌어다쓰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링크). 이 문제를 해결한 폴라리스 10 리비전 칩이 준비 중이라는 소문과 함께 이 칩의 전력대 성능비는 원래의 칩에 비해 최대 50% 높다는 것이 루머의 요지이다. 이번 애플 드라이버에 등장한 폴라리스 10 XT2가 여기서 언급된 바로 그 칩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심한 억측은 아닐 것이다.

 

폴라리스 10 정도 체급의 그래픽 유닛은 아이맥 5K 모델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에 카비레이크 프로세서를 품고 출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맥 5K 모델이 이 버전의 그래픽 칩을 단 그래픽 카드를 달고 나온다면, 현 세대 아이맥에 비해 큰 폭의 그래픽 성능 향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폴라리스 12

 

다음은 완전히 새로 나타난 폴라리스 12이다. 폴라리스 12라는 숫자에서 이 칩이 폴라리스 10보다 더 성능이 좋은 칩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뒷쪽에 붙는 숫자는 개발 순서를 나타낼 뿐 성능 서열을 나타내는 숫자가 아니다. 마치 폴라리스 11이 폴라리스 10보다 성능이 더 낮은 칩인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 칩이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졌을지는 이름으로는 추측할 수 없다. 베가 10이 라인업의 최상위를 채울 것이 거의 확실해지는 상황에서 폴라리스 12가 폴라리스 10과 베가 10 사이에 위치할지, 아니면 폴라리스 10과 폴라리스 11 사이에 위치할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애플 라인업 구성을 생각해보면 이 칩은 폴라리스 10과 베가 사이보다는 폴라리스 10과 11사이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분리형 그래픽 카드가 들어가는 유일한 맥 모델인 맥북프로가 폴라리스 11 기반의 그래픽 칩셋을 탑재했기에 이 칩셋은 데스크탑 맥 모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맥 미니를 제외하면 폴라리스 12가 투입될 것으로 가장 유력한 모델은 아이맥이다. 현재 인텔의 통합 그래픽 유닛을 쓰는 아이맥 4K 모델 혹은 아이맥 5K 모델의 기본형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후자가 가능성이 높음) 이 경우 폴라리스 12는 폴라리스 10보다 성능이 낮고 폴라리스 11보다는 성능이 높은 포지션을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폴라리스 12가 어떤 식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부분이다.

 

베가 10

 

다음은 대망의 베가 10이다. 수많은 하드웨어 매니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그 이름이다. 베가는 기본적으로 폴라리스에 비해 한 단계 더 발전한 아키텍처이다. 베가는 엔비디아의 전문가용 그래픽카드처럼 반정밀도 연산을 수행할 때 단정밀도 연산에 비해 속도를 2배 높일 수 있는 구조를 채택했다. 덕분에 최근 딥 러닝 등의 워크로드에서 자주 쓰이는 반정밀도 연산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게다가 HBM2를 탑재해 메모리 대역폭이 512GB/s에 달하고, AMD의 강력한 연산성능 집중 때문에 가장 연산성능이 높은 그래픽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베가 10의 경우 애플의 차세대 맥 프로에 탑재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그래픽 카드라고 볼 수 있겠다. 다음 세대의 맥 프로가 현 세대의 맥 프로와 동일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면 이런 라데온 프로 그래픽 유닛이 두 개 들어가게 될 텐데 그 성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제온 모델 역시 그 사이에 코어 수가 급격히 증가했기에 만약 차세대 맥 프로가 이런 부품들로 무장하고 나온다면 우리는 역대급 맥 프로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이번 드라이버 지원 추가로부터 우리는 애플이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자사의 데스크탑 라인업에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가할 것이라는 강한 심증을 얻을 수 있다. 아이맥은 리비전된 폴라리스 10을 탑재하여 해상도에 걸맞는 게임 성능을 뽐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013년 이후 업데이트가 없었던 맥 프로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만으로 맥 사용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기엔 충분하지 않을까. 내년 초 애플의 이벤트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필자: Jin Hyeop Lee (홈페이지)

생명과학과 컴퓨터 공학의 교차점에서 빛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Dr.Mola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조
• 최신 macOS 베타 드라이버에서 새로운 AMD 그래픽칩이 발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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