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태권브이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 살펴보기


  제가 뒤늦어 시간이 좀 지났습니다만, 최근에 한정판을 출시한 루나S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무려 태권브이와 콜라보, 아니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한정판인데요. 태권브이라는 엄청난 컬래버레이션 소식에 원래는 후기를 안 남기려고 했습니다만, 최근에 출고가를 인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이대로 소재를 버리기 아쉽겠다 싶어 안타까운 마음에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과 태권브이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남겨볼까 합니다. 먼저, 한정판 에디션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

  지난 11월에 이동통신회사 페이스북에 새로운 티저 사진과 함께 새로운 스마트폰 예고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드러난 V가 그려진 그림이었는데요. '영웅의 귀환'이라는 타이틀이 이색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티저와 함께 이 티저의 정체가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나S는 중저가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루나의 정식 후속작입니다. 그전에 잠시 쏠(Sol)이라는 스마트폰을 공개했지만, 상대적으로 큰 재미는 못 봤는데요. 쏠이 알카텔에서 제작해 루나의 정식 후속작이 아니었다면 이번에는 TG가 기획하고 폭스콘이 생산한 정식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나S는 5.7인치 디스플레이에 풀메탈 유니바디 디자인을 갖춘 중저가형 스마트폰입니다. 10월에 출시한 이후 한 달 만에 태권브이 에디션을 들고 왔는데요. 수능 특수를 노린 건지 수능 일자에 맞춰 공개했습니다. 우선 패키지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죠.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 패키지는 꽤 큼지막합니다. 일반 스마트폰 패키지보다 훨씬 큰데요. 안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큽니다. 상단에는 태권브이 가슴팍에 달린 빨간색 V가 표시돼있습니다.




  안에는 태권브이 피규어,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 한정판임을 나타내는 카드와 마이크로SD 카드가 들어있습니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마이크로SD 카드입니다만, 그 안에는 1976년에 개봉한 태권브이 복각판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이크로SD 카드만 바라봐도 멋짐이 묻어나오는 듯합니다.




  피규어를 꺼내봤습니다. 유광 재질의 태권브이가 보입니다. 뭐랄까. 1976년 애니메이션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비율이네요. 힘세고 강한 다리를 보아하니 역시 태권브이의 주된 공격 수단은 날라차기가 맞나 봅니다.




  겉으로만 보기엔 거의 10등신처럼 보입니다. 얼굴은 무척 작습니다. 막 전투를 치르고 온 듯 관절 안쪽 부분은 살짝 거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절대 도색이 제대로 안 되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전투의 흔적일 따름이겠죠. 은색인데 묘하게 다른 색, 이를테면 붉은색이 느껴지는 건 기분 탓입니다.




  튼튼한 다리와 걸맞지 않게 겸손한 발밑에는 루나S 로보트 태권브이 에디션 문구가 있습니다. 발이 닿는 부분엔 자석이 있어 피규어를 잡아줍니다. 자력이 그리 세진 않습니다. 최소한의 넘어지는 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원래 태권브이는 초합금X로 만들어졌습니다만, 아쉽게도 재질은 플라스틱에 가깝습니다. 나의 태권브이는 이렇지 않아! 싶으면서도 속상하네요. 일반판과 출고가가 3만8백 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이 금액으로 초합금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겠지요.


  광고모델을 할 정도로 비싼 몸인데, 3만8백 원에 이만한 피규어를 얻는 것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한정판은 소중하니까요. 그리고 태권브이니까!




  멋지게 날라차기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싶었지만, 아쉽게 준비자세를 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액션피규어가 아니라 고정된 피규어거든요. 그럼 아까 살펴봤던 관절의 흔적은 뭘까 싶지만... 글쎄요. 아마 원자력이 다 떨어진 탓이 아닐까요? 아무튼 서 있는 것만으로도 멋있습니다. 태권브이니까요.




  루나S는 예전에도 만져봤던 기억이 있어 따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프로즌 블루 색상에 뒷면에는 태권브이 얼굴이 이렇게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로보트 태권브이라는 문구도 적혀있고요.


  여기에 루나S에 기본적으로 따라오는 케이스, 그리고 액세서리 필름을 이용하면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루나S에서도 비슷한 필름이 있습니다. 하지만 로보트 태권브이 한정판이니까 로보트 태권브이 전용 스티커가 들어갔네요. 여기서 보는 이미지는 피규어의 비율과 뭔가 좀 다른 느낌이 듭니다만, 연출의도에 따른 것이겠죠. 어쨌든, 태권브이의 멋짐이 살아있네요.




  이 멋짐은 스마트폰 내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켜고 꺼지는 화면이 V가 빛나는 화면이고요. 바탕화면도 태권브이, 벨소리 등도 태권브이입니다. 전화가 오면 '빰빠밤빰빠 빰빠밤빠~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막 빨리 달려가서 전화를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진취적인 멜로디입니다.



태권브이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1천 대 한정 생산이라는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 많고 많은 캐릭터 중, 로보트 태권브이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 제조사에서 기획하고 설계한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판매를 생각하지 않고 순수한 의미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루나S 태권브이 에디션이 공개된 날이 수능 전후입니다. 수능 특수를 노렸다고 생각하는데, 1976년에 나온 태권브이를 98년생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우리 영웅 태권브이라기보다는 우리 삼촌 태권브이가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실제로 태권브이에 향수를 느낄 분께서 중저가형 스마트폰인 루나S를 굳이 사야 할 이유도 딱히 없다고 봅니다. 루나S가 그렇게 알려진 브랜드도 아니고 말이죠.


  그러니 막상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로보트 태권브이가 매력적이지 않고, 로보트 태권브이라 맘에 드는 세대에게는 루나S가 매력적이지 않은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러니 정말 국산이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태권브이를 골랐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네요.




  사실 태권브이는 여러모로 역사적인 애니메이션입니다. 우선, 한국의 대표적인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1976년에 나온 디자인이 원작자의 주장으로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리디자인의 이야기도 숱하게 나왔습니다만, 전부 제대로 성사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래도 다양한 시도가 많았습니다. 태권브이 부활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태권브이 연구소에서 공식 후속편으로 지정한 웹툰 '브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기획되기도 했습니다. 2009년 제작해 2011년에 개봉예정이긴 했습니다. 아쉽게도 2012년 무기한 연기 소식으로 끝을 맺었지만, 어쨌든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는 게 중요한 사실입니다.




  2015년에는 브이센터라는 전용 센터가 설립되기도 하는 등, 국가적으로 많은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2014년부터는 기업의 광고모델을 통해 얼굴이 많이 알려지는 등 공개 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캐릭터입니다.


  그러니 이런 태권브이를 전격적으로 기용한 1천 대 한정판이 아직 모두 판매가 되지 않고 최근 루나S 출고가 인하와 함께 출고가를 인하했다는 소식은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태권브이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라는 타이틀을 단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




  비록 쏴쏴- 란 대사밖에 없지만, 광고 등에서 큰 얼굴마담을 하는 태권브이. TG가 용기 있게 선택한 태권브이 한정판이 아직도 완판 소식이 들리지 않는 건 참 아쉽습니다. 사실 이 모든 일은 통신사의 문제도 아니고, 제조사의 문제도 아닙니다. 태권브이라는 캐릭터에 담겨있는 매력에 관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아, 이와는 별개로 이름 없는 모델에 관한 바이럴 마케팅은 좀 극성맞긴 했네요.


  아무튼 그러니 여러분. 태권브이 사세요. 두 번 사세요... 전 한정판을 이렇게 한 번 구경한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조만간 보충 글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P



* 제품 촬영은 포토그래퍼 킴키 님께서 대신해주셨음을 밝히며,

흔쾌히 도와주신 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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