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계식 키보드를 소개해드리면서, 이렇게 하나씩 지름의 길로 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 걱정은 사실이 됐습니다. 네, 그래요. 제가 그렇죠 뭐.
고민 끝에 최근 키보드를 하나 질렀습니다. 어떤 키보드를 지를까 고민고민하다가 키보드 체험도 해보면서 결국 최종적으로 지른 제품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레오폴드의 FC660C 제품입니다.
레오폴드의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레오폴드는 기계식 키보드를 수입하거나 자사 키보드를 파는 회사입니다. 초기엔 퀄리티가 별로 좋지 않았으나, 이제는 다양한 키보드가 꽤 호평받고 있는데요. 지금은 평가가 꽤 좋지만, 예전을 기억하시는 분께선 제 키보드를 보시고 옛날엔 아주 별로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저야 기계식 키보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사실까진 잘 모르고, 제가 느껴본 키감과 키 배열, 그리고 가격을 여러 가지 고민하다가 레오폴드의 FC660C를 선택하게 됐네요.
키보드 방식은 많은 고민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소음이 크지 않고, 키감도 취향에 맞아서 오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축 키보드와 끝까지 고민하다가 결국은 이쪽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키보드는 텐키리스 타입을 선호했는데요. 마우스와 함께 쓰다 보니 손목이 오가면서 부담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손목이 움직이는 거리를 좁히려고 하다 보니 텐키리스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기능 키(Function Key)마저 없는 미니 배열이라 걱정했습니다만, 돌이켜 보니 전 F키를 잘 안 쓰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해피해킹도 고민했지만, 글을 쓰면서 방향키와 Delete 키를 자주 쓰는 편이라 방향키가 있는 걸 고민했고, 최종적으로 FC660C를 선택했습니다.
FC660C
패키지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작은 설명서와 키보드 본체가 전부인데요. 패키지에는 FC660C의 간략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 염료 승화형 PBT 키캡 등이 특징입니다.
상자를 열면 키보드와 설명서가 바로 보입니다. 고가의 지름 확정이네요. 하하.
키 레이아웃을 보시면 5열 키보드입니다. 키는 총 66개가 있습니다. 기능키(F1~F12)가 없고, 숫자 전용 텐키, 그리고 Delete와 Insert 키를 제외한 특수키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미니 키보드와 달리 방향키와 Delete 키가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조금 어중간하고, 어떻게 보면 효율적인 키 배열입니다. 저는 효율적이다에 좀 더 무게를 뒀습니다.
키의 무게는 45g 균등으로 알고 있습니다. 키 높이와 키캡 각도가 조금씩 다른데요. 이는 스텝스컬쳐2가 적용된 결과라고 합니다. 키캡의 각도가 달라서 손과 손목의 피로를 덜어준다고 합니다.
제품에 따라 키 높이가 조금씩 다른 일도 있다는데, 육안으론 확인하지 못했고, 실제로 쓰면서도 이상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키보드 쓰시기 전에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뒷면에는 고무 패드와 높낮이 다리가 있습니다. 높낮이 다리 끝에도 고무 패드가 있으므로 어디서든지 쉽게 밀리진 않네요. 안정적으로 고정해서 쓰고 있습니다.
소음을 좀 더 줄이려면 바닥에 푹신한 느낌의 장 패드 등을 설치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이미 기계식 갈축과 청축 키보드가 있는 곳이라 제가 크게 소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적축 키보드를 쓰면서 세게 안 누르는 습관이 붙기도 했고요.
뒷면에는 4개의 딥 스위치(Dip Swtich)가 있습니다. 이 스위치를 켜고 끄면서 키 설정값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ift.tt/2pMD1cv)
스위치를 어떻게 켜고 끄느냐에 따라 키 기능이 조금씩 바뀝니다. 저는 맥북과 연결해 쓰고 있어 맥북에 알맞은 값으로 설정했는데요. 스위치 2번만 ON으로 올려두고 쓰고 있습니다.
FC660C mac 등으로 검색하시는 분도 많은데요. 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손을 본 상태로 쓰고 있습니다. 이건 나중에 다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영문 버전을 골랐습니다. 영문 버전만 물량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만약 둘 중 하나를 골랐다면 그래도 영문 버전을 골랐을 것 같습니다. 깔끔하니까요. 한글 키보드 정도는 외우고 있기도 하고요.
키캡을 빼면 사진처럼 러버돔 방식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신뢰도 높은 구조라고 합니다. 제가 심각한 사고(이를테면 커피를 쏟았다든지...)만 안 벌이면 수 년 넘게 안정적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키가 일부 없는 만큼 Fn키 조합을 통해 다른 키로 쓸 수 있습니다. 이는 키캡 측면에 있으므로 확인 후 쓰면 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로그램 내 창 전환인 CMD+` 키를 종종 쓰는데, 기게 이제 CMD+Fn+ESC로 바뀐 게 살짝 불편합니다.
함께 제공되는 키캡 중 Capslock 키를 Ctrl로 표기한 게 있어서 따로 바꿔줬습니다. 원래도 그렇게 써왔거든요.
키캡을 다양하게 바꾸는, 이른바 '키캡놀이'도 고민을 했습니다만, 호환하는 게 많이 없다고 해서 이건 나중에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작업하는 곳에 옮기기 전에 집에 간단히 두고 써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어느새 익숙해진 탓이니 그냥저냥 쓰다가, 다른 멤브레인 키보드를 쓸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키감이 꽤 크게 차이 나더라고요.
실제로 어떻게 맥북에 연결해 쓰는지, 그리고 또 써본 느낌은 어떤지는 다른 기회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히 첫인상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from 레이니아 http://reinia.net/2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