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2017년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까지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1983년부터 애플 플랫폼의 개발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코드를 직접 보면서 도움도 받을 수 있는 행사인 WWDC를 개최해 왔고, 2002년부터는 첫날에 열리는 오프닝 키노트를 통해 신제품을 발표해 왔습니다. 개발자 행사라는 특성상 애플은 이 자리를 통해 macOS, iOS, watchOS, tvOS의 새로운 버전을 발표해 왔습니다.
올해 WWDC는 최근 애플 행사 중 정확한 정보가 많이 없는 행사 중 하나입니다. 아직 루머의 대부분이 가을에나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아이폰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이번 행사에 어떤 것이 나올지 확실히 알려진 것은 많이 없습니다. 하지만 예측을 해볼 수는 있겠죠…
iOS 11
* iOS는 애플의 운영체제 중 독보적인 사용자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애플 제품 사용자들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했다고 할 수 있는 iOS의 새로운 버전이 발표될 확률은 사실상 100%입니다. 애플은 WWDC에서 iOS 11의 첫 베타 버전을 발표하고, 가을에 새로운 아이폰의 출시와 맞춰 정식 버전을 배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어떤 기능이 새로 탑재될까요? 일단 블룸버그는 지난 기사에서 iOS 11이 “업데이트된 인터페이스”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정확히 어떤 면에서 업데이트된 인터페이스인 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미 iOS 10 때부터 애플이 조금씩 실험하고 있었던 다크 모드가 운영체제 전반에 적용되지 않겠냐는 예측입니다. 다크 모드는 올 가을에 출시될 10주년 아이폰이 OLED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는 가장 유력한 추가 기능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OLED는 검은색을 표현할 때 아예 신호를 내보내지 않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애플 펜슬을 이용한 새로운 기능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먼저, 메일이나 사파리 등에서 펜슬로 메모를 쉽게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아이패드를 좀 더 컴퓨터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줄 기능의 추가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아이메시지에는 메시지 앱 안에서 바로 송금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될 거라는 루머가 돌고 있으며, (다만 애플 페이 기반이라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리의 기능도 강화되어 써드 파티 개발자들이 더 많은 기능에 시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API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iOS 11부터는 32비트 앱의 구동을 아예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iOS 10.3부터 32비트 앱에 대한 호환성 경고를 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앱 스토어에서 32비트 앱은 아예 검색도 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미 애플은 2015년 2월부터는 모든 새로운 앱을 6월부터 기존 앱의 업데이트도 64비트 바이너리로 제출할 것을 의무화했고, iOS 11부터는 iOS 10 지원 기종 중 유일하게 32비트 프로세서가 들어간 아이폰 5와 5c, 아이패드 4세대는 지원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니 그럴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macOS 10.13
iOS 11도 알려진 게 거의 없지만, macOS 10.13은 관련 루머가 아예 없을 정도로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관례(?)를 보면 발표는 확실시됩니다.
작년에 나온 10.12 시에라에서는 시리가 추가됐었죠. 아마 올해 나올 10.13에서는 시리의 기능 강화를 주로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macOS에는 없는 써드파티 시리 API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이미 iOS 10에는 들어간 아이메시지 앱에 대한 지원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역시 iOS 10.3부터 활성화된 애플의 새로운 파일 시스템 APFS가 맥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애플에서는 2017년에 전 플랫폼을 APFS로 옮기겠다는 전략을 작년 WWDC에서 발표했으니, 10.13이 맥에서 APFS를 적용할 최적의 순간으로 보입니다.
watchOS 4 & tvOS 11
위의 두 운영체제에 비하면 비교적 새로운 운영체제인 애플 워치용 watchOS와 애플 TV용 tvOS도 올해 새로운 버전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macOS 10.13처럼 어떤 기능이 추가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역시 macOS처럼 APFS가 적용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새로운 아이패드와 맥북 프로
원래 WWDC에서는 하드웨어에 대한 발표는 매우 적은 편입니다. 마지막 하드웨어 발표가 2013년에 있었던 연탄통 맥 프로와 새 맥북 에어였으니 말 다했죠. 하지만 올해 WWDC에는 새로운 하드웨어 루머가 다수 포진해 있는 상태입니다.
*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예상 렌더링. (출처: iDropNews)
먼저, 아이패드입니다. 지난 3월 말에 5세대 아이패드를 선보인 애플은 이번에는 새로운 프로 라인업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 새 아이패드가 선보인다면 WWDC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 됩니다. 12.9인치 모델도 새로운 사양으로 리프레시되지만,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새로운 10.5인치 모델입니다. 9.7인치 모델보다 약간 크지만, 베젤을 줄여서 커지는 정도를 최소화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새로운 두 모델 모두 아이폰 7의 A10 퓨전 프로세서에 기반한 새로운 프로세서(A10X?)를 탑재할 것으로 보이고, 12.9인치 모델은 이미 9.7인치 모델에 들어가 있는 트루 톤 디스플레이,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1,200만 화소 카메라 등의 기능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10.5인치 모델이 9.7인치를 대체할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한편, 7.9인치짜리 아이패드 미니는 단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습니다.
맥북 프로와 12인치 맥북의 경우, 간단한 스펙 리프레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2016년형 프로는 새로운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터치 바를 선보인 만큼, 올해는 디자인이나 큰 하드웨어 변경 없이 프로세서를 인텔의 7세대 코어 프로세서(“카비레이크”)로 올리는 간단한 리프레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12인치 맥북도 비슷한 과정을 겪겠지만, 그 과정에서 P3 색역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나 새로운 2세대 나비식 키보드가 달릴지가 관심 사항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바로 가격 인하입니다. 특히 2016년형 프로의 경우, 13인치 터치 바 모델이 229만 원부터 시작하는 자비 없는 가격으로 리뷰어들이나 소비자들에게서 쓴소리를 많이 들었었는데요, 이번 모델 리프레시와 함께 가격을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놓지 않을까란 기대를 해봅니다.
시리
* 시리는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WWDC 2017의 주인공은 사실상 시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과감히 해봅니다. 2011년에 아이폰 4s와 함께 첫 서비스를 시작한 시리는 올해로 6년을 맞이합니다. 해외에서야 아마존의 에코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구글 어시스턴트보다 뒤떨어진다고는 하나, 한국에서는 이 세 개의 비서 중 유일하게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아이러니가 있기도 합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연말에 한국어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미 애플은 iOS 10에서 시리의 써드파티 앱 지원을 드디어 시작하면서 조금씩 능력의 확대를 시작한 시리는 올해 대대적인 기능 확대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기한 iOS 11의 새로운 시리 API나, macOS 10.13에서의 시리 API 지원 등도 있지만, 이번에는 시리를 전용으로 쓸 수 있는 하드웨어가 데뷔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로 시리 스마트 스피커입니다.
아마존의 에코나 구글 홈과 비슷한 종류의 이 스피커는 비츠의 오디오 기술을 접목해 에어플레이와 에어팟에서 선보인 W1 블루투스 칩을 활용한 깨끗한 사운드(“가상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려줄 것으로 보이고, 또한 애플 홈킷 기기들의 허브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헤드라인은 바로 이 스피커에서 시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물론 아이폰 등 애플 기기와의 얼마만큼의 연동 성능을 자랑하느냐가 주요 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기의 사양도 아이폰 6에 쓰인 A8을 사용해 시리의 자연어 처리 등의 연산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출시는 이번 여름이 아닌 가을로 잡혀 있는데요. 시리를 활용한 만큼 써드파티 개발자들에게 스피커를 활용한 앱들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들
이번 WWDC에서는 정말 많은 것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들이 발표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이 중 몇 가지를 살펴봅니다.
• 10주년 아이폰: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10주년 아이폰(“아이폰 8”)은 늘 그렇듯이 9월에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당연한 거겠죠?
• 신형 맥 프로나 아이맥: 지난 3월 애플은 이례적으로 소수의 기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하면서 신형 맥 프로와 아이맥에 대한 계획을 미리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맥 프로는 “올해 내로 나오기 힘들다”라고 직접 밝혔으며, 아이맥도 올해 말까지는 새로운 모델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 새로운 맥북 에어: 블룸버그는 처음으로 WWDC에서 맥북 라인의 리프레시 가능성을 언급한 기사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맥북 에어도 애플이 리프레시를 고려했었다”라고 보도했었습니다. 저 문장에서만 단 한 번 언급됐기에 어떻게 보면 열린 결말이었는데요. 시리 스마트 스피커의 생산 시작을 알린 후속 기사에서 맥북 에어는 언급이 다시 빠졌습니다. 여전히 리프레시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큰 기대는 안 하시는게 좋습니다.
백투더맥 최초의 라이브블로그!
이번 WWDC는 최초로 백투더맥 블로그에서 라이브블로그를 진행합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실황 문자중계를 했습니다만, 트위터 사용자도 워낙 적기에(…) 아예 블로그에서 라이브블로그를 진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라이브블로그는 시작 시간인 6일 새벽 2시보다 약간 일찍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라이브블로그 포스트는 오늘 밤중에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새벽에 뵙겠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아침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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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쿠도군 (KudoKun)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지만 글쓰기가 더 편한 변종입니다. 더기어의 인턴 기자로 활동했었으며,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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