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에어포트 무선 공유기 라인업을 단종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나 리테일 스토어, 혹은 프리미엄 리셀러 등에 남아 있는 재고가 다 판매되면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에어포트 라인은 애플이 1999년에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당시 조개 모양의 아이북(iBook)을 새롭게 선보였는데, 스티브 잡스는 아이북을 어떤 것에도 연결하지 않은 상태로 자유롭게 인터넷을 하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에어포트였던 것이죠. 당시 에어포트 라인은 따로 구매해 본체 내부에 장착하는 에어포트 카드와 무선 공유기인 베이스 스테이션으로 구성됐습니다. 1999년은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만들어지고 와이파이에 대한 공식 규격이 정해지던 때였기 때문에 애플이 이 부분에서 상당히 앞서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맥월드 1999에서 에어포트를 선보이고 있는 스티브 잡스.
이후, 거의 모든 노트북 라인과 심지어 데스크톱인 맥 프로에도 와이파이가 기본으로 내장되면서 내장형 에어포트 카드는 단종되고, 베이스 스테이션은 계속 판매되었습니다. 이후에는 기본 베이스 스테이션 외에 3.5mm 헤드폰 플러그를 달아 거기에 스피커를 연결하면 무선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에어튠즈(AirTunes, 이 기능은 나중에 에어플레이로 진화합니다)가 탑재된 에어포트 익스프레스와 OS X 10.5 레퍼드에서 선보인 자체 백업 기능인 타임머신을 무선으로 할 수 있도록 하드 드라이브를 내장한 타임캡슐이 추가되어 지금까지 유지돼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3년에 802.11ac 규격을 지원하는 새로운 모델의 발표 후, 어떠한 변화도 없이 지난 5년간 똑같은 모델을 판매해 왔습니다. 이미 2016년에 블룸버그에서 애플이 곧 에어포트 라인업을 단종시킬 것이라는 기사가 떴었고, 당시 애플은 이를 부정하기도 했었죠.
애플이 이러한 주변기기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닙니다. 이미 지난 2016년 애플은 모두가 기대하던 썬더볼트 디스플레이의 레티나 버전 대신 디스플레이 사업 철수라는 카드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후 2019년에 발표할 신형 맥 프로와 함께 새로운 프로용 디스플레이도 내놓을 것이라 밝히며 입장을 철회했지만요. 거기에 이미 다른 업체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성능의 무선 공유기를 내놓는 상황에서 애플 입장에서는 굳이 돈과 인력을 들여 새로운 버전을 개발할 필요성을 못 느낀 듯합니다. 대신에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이겠죠.
그래도 한때 에어포트 무선 공유기를 썼던 저로서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네요. 지금은 구글 와이파이 제품군을 쓰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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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쿠도군 (KudoKun)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지만 글쓰기가 더 편한 변종입니다. 더기어의 인턴 기자로 활동했었으며,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참조
• Apple officially discontinues AirPort router line, no plans for future hardware - 나인투파이브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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