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여행입니다.
서당은 조선시대의 초등교육기관
향교는 조선시대의 중등교육기관
서원은 중고등교육기관이고 성균관은 조선시대의 고등교육기관
라는 기억이 스물스물나는데... 약간 헷갈리긴 하네요.
이렇게 제가 알고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교사자격증을 따려면 교육사를 수업으로 들어야했거든요. 고등학교때까지는 교육에 관한 한국의 역사를 알기에는 국사 자체의 전체 과정상 그 부분이 매우 적은데, 대학에서 한국교육사 들으면 엄청 상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만, 뭐 이미 제 머릿속에는 많은 부분들이 날아가고 남아있는 지식이 별로 없네요 ^^;;
전주하면 꼭 들르는 곳, 바로 전주향교입니다.
원래 경기전 부근에 위치했던 전주향교는 지금의 위치로 조선시대에 옯겨졌는데요, 우리에게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계절 상관없이 아름답다고 알려진 전주향교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산책하듯 걸어가봅니다.
<전주향교>
- 주소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교동 26-3
공식홈페이지 : http://ift.tt/1QI6sSV
비가 올 것 같은 그런 날씨였던 일요일 오전이었어요.
다행히 오전에는 비가 오질 않았지만 오후쯤 되니 빗방울이 굵어졌어요 그리고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 나서 늦은 오후가 되면서 다시 빗방울이 줄어들었고요. 날씨가 더 좋았다면 가을날씨와 함께 더 즐거운 발걸음이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전주향교 가는 길에는 다양한 국적의 많은 사람들이 전주향교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전주향교 근처에는 높은 건물이 없더라고요. 사진에서 느껴지듯이 단층 건물들이 늘어서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간다면, 잠시 맡길 수 있는 곳.
문화유적지에 반려동물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다보니 전주향교 근처에 이렇게 애견보관소&쉼터가 있더라고요. 아, 강쥐들 표정 보니까 엄마 기다리는 표정이 여실히 드러나네요 ㅎㅎㅎ
저기 팻말에 "내새끼다 생각하고 맡아드려요"라고 되어있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엄마 기다리는 강쥐들 ㅎㅎ 그래도 잠시 이렇게 맡기도 엄마는 후딱 전주향교 둘러보고 다시 같이 산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저희 강쥐였다면.... 엄청 짖었겠죠 ㅠ0ㅠ 맡기기가 힘든 녀석;;;
전주 향교 가는 길에 큰 나무가 인상적이다 싶다가, 그 아래에 작은 비석이 보입니다. 향교 근처에는 곳곳에 비석이 있긴 하지만, 굳이 이 큰 나무아래에 있는 비석은 무엇인지 궁금해서 다가가봅니다.
전주향교에 세워진 효자비
아버지의 병환으로 서울에서 높은 벼슬도 그만두고 한걸음에 달려와 병환시중을 들었다는 박진. 그는 결국 아버지의 장사와 제사를 모두 치른 뒤, 3년동안 여묘살이를 했다고 하는데요, 여묘살이라면 그 무덤 옆에서 지내는 것 아닙니까. 효심이 지극하여 세워진 효자비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이 효심이 대단하면 임금에게도 알려져서 그에 따르는 칭찬과 선물도 받기도 하는데요 (왠지 선물이라고 하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네요) 조선시대 중기로 갈 수록 그 효심이 경쟁하듯이 소문이나서서 실로 왠만한 효심으로는 임금의 귀에 들어가기도 힘들었다고 하네요. (뭐, 어머니가 드러눕자 약이 없어서 허벅지 살을 배어 먹였다는 이야기나, 뭐 그런 류의 이야기들이요. 그게 유행처럼 자자했다고;;;;;)
요즘에 보험사기처럼 효심사기 같은 것도 당시에 있었겠지만, 뭐 어찌됐든, 효심이 지극히 높다는 것은 분명 두고두고 칭찬하고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하는 일이긴 합니다.
전주향교 도착
입구에는 전주향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해놓 알림판이 있었습니다. 항상 이런걸 읽어두고 입장하면 꽤나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만화루입니다. 이곳을 통해서 전주향교 입장하시면 됩니다.
만화루는 뭐랄까, 가만히 보니까 뭔가 특이한 듯한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 건축에 대해서 잘 모르니 어디가 어떻게 특이한지 구체적으로 짚어낼 수는 없더라고요 ^^;;;;; 그냥 가만히 보면서 안에 단청 모습이라든지 이게 좀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일월문입니다.
전주향교의 대성전으로 향하는 입구이기도 합니다.
보통 전통건축물의 사적지의 대부분은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3개의 길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중앙의 길은 모시는 신이나 중요한 분(임금)외에는 입장할 수 없는 길이라는 사실이 가장 보편화된 규칙입니다.
동입서출(東入西出)에 따라서 입장은 오른쪽으로, 퇴장은 왼쪽으로 (지금 사진을 기준으로) 하시는 것이 기본적인 규칙이라고 하네요. 그러고보면 우리는 오래전부터 우측통행이 기본이긴 했었네요. (동입서출을 안하면 예의가 없는 거라고 합니다.)
문묘를 모시는 대성전
10월 초에 방문한 전주향교이지만, 조금 더 늦은 가을에 갔다면 가을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주향교의 핵심건물인 대성전입니다.
서울에 있는 사학과 더불어서 지방에도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향교이기 때문에 사부학당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건물들의 이름이 일치하거든요.
특히 대성전은 문묘를 모시는 곳인데요, 동방예의지국인 조선은, 중국의 성현들을 모시면서 그들의 뜻을 기리고, 공부를 하면서 수신제가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나 대성전은 그 문묘의 핵심이기도 하고요.
공자를 중앙에 모시고 난 뒤에 4성으로 불리는 성현을 좌우에 모십니다. 여기에 한국은 더 많은 위패를 모시고 배향하는데요, 이후 고종이 과거제도를 폐지하면서 교육의 기능을 담당하는 각 지방의 향교는 이렇게 문묘의 기능만 남겨진채 유지가 됩니다.
양쪽의 의자들이 바로 공자 외의 다른 성현들의 자리인 것으로 추측되네요.
존영이라는 말은 초상화를 뜻합니다.
유교를 창시한 공자의 무게는, 조선시대 (물론 향교는 고려시대부터 만들어졌지만)의 유생들에게는 정신적 지주가 아니었을까요?!
▲ 전주향교 / YOUTUBE ▲
전주향교내에는 이렇게 큰 나무들이 많습니다.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푸르름이 느껴지는 향교인데요, 향교마다 나무가 많은 곳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곳도 있거든요. 아마도 규모의 차이겠죠. 부산에도 향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전주향교가 훨씬 규모가 크더라고요. 알고보니 전주향교가 전국에서 규모가 큰 향교라고 하네요.
여유를 부리면서 나무 그늘 밑에 앉아서 대성전을 중심으로 향교내를 둘러보면서 이 공간 자체를 만끽하는 것도 좋은 관람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조선시대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더 좋겠고요.
제가 갔을 10월 초 당시에는 은행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노란단풍잎으로 물 들 때면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매력이 있음과 동시에 이 열매가 잘 익어서 땅에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코를 막게 만드는 이중적 매력을 가진 은행나무지요.
워낙 잘 익은 열매여서, 이날도 바닥에 제법 많은 은행열매가 떨어져있었어요.... 아.... OTL... 발 밑을 조심하세요;;;;;
강의를 하는 명륜당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명륜당입니다.
명륜당은 지금으로 치자면 강의실인데요, 아직도 이말이 기억나네뇨.
윤리를 밝히는 곳이라는 그 이름. 이게 아직도 기억나는 이유는, 현대사회에서 윤리를 밝히는 것이 실제적으로 세상을 바로잡아나가는데 얼마나 도움이될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었거든요. 자본이 중심이 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점점 돈이 새로운 신분을 좌우하게 되는 것 같은데, 명륜당의 의미가 얼만큼 이 세상에 필요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터라, 명륜당이라는 이름은 아직도 기억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 선조들은 이름을 참 잘 짓는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자로는 강학장소, 지금의 말로는 강의장소인 명륜당은, 넓게 오픈되어있습니다만, 제가 갔을 때에는 행사 준비하느라 행사기구들이 어느정도 차 있던 곳이기도 했어요.
군자가 덕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이름을 가진 입덕문입니다.
저는.. 이 곳으로 나왔네요 ^^;;;
입덕문으로 나오시게되면 작은 골목길로 나가게 됩니다. 그 짧은 골목길로 걸어가면 다시 큰 길로 연결되어있어요. 전주의 한옥마을은 골목이 참 많은데, 어느 골목을 가더라도 정감있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전주향교를 둘러보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문화해설사님과 함께 동행하면서 꼼꼼히 설명을 듣는다면 물론 시간이 더 소요되겠지만, 이 곳은 따로 설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가볍게 둘러보시면, 예전에는 이런 곳에서 교육받고, 예절을 배우며, 사람되는 도리를 배웠구나, 국가의 중요한 인재를 키워내는 지방의 중요교육기관이었구나 정도를 떠올리시면서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from Alice with lovely days http://ift.tt/1rq9C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