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양손에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있다가 들리는 벨 소리에 어깨로 이어폰을 툭 누르고 전화 받던 광고. 기억하시나요? 문근영이 나왔던 광고인데요. 휴대폰에 블루투스가 들어갔다는 점을 알리려는 광고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블루투스는 익숙한 기술이 되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도 많은 발전을 겪었습니다. 이어폰에 모듈이 달린 형태에서 이 모듈을 세련되게 담아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점차 바뀌었는데요. 요새 이른바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이어폰은 LG전자의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톤플러스'시리즈입니다. 오늘은 이 톤플러스 시리즈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톤플러스와 넥밴드.
톤플러스 시리즈는 LG전자의 효자상품입니다. 잘 안 나가는 LG전자 무선사업부의 매출을 이끌고 있는데요. 미국에선 블루투스 이어폰 중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시장을 장악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당장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톤플러스 제품을 쓰고 있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톤플러스 제품 인기가 높아 비슷하게 만든 모조품이 유통될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톤플러스를 쓰고 있는 분이 있고, 다른 제품으로 넘어가고 싶지 않은 '인생템'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영향력도 막강해 넥밴드 형 블루투스 이어폰을 하나의 완벽한 형태로 자리 잡게 했습니다. 넥밴드 형 제품이 톤플러스 전에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톤플러스 이후 많은 제품이 영향을 받았다고 봅니다.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을 떠올리면 톤플러스가 떠오를 정도로요.
그런데 저는 톤플러스 제품, 아니 정확히 하자면 넥밴드 형 제품 모두가 싫습니다. 다른 이유를 다 떠나서 디자인이 별로예요. 넥밴드 제품을 목에 두르는 순간 그 사람의 모든 디자인을 잡아먹는 디자인 포식자입니다. 아무리 멋진 옷을 입어도 넥밴드가 디자인을 엉망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전 넥밴드 형 제품을 오래 써본 적이 없습니다.
저와 같은 이유, 그리고 목에 뭔가 걸고, 두르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은 넥밴드 형 블루투스 이어폰을 피하실 겁니다. 한때는 하도 편리하다고 해서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유로 도저히 고를 수가 없더라고요. 그랬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제 손에 톤플러스 HBS-1100 제품이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제품이 제 손에 이렇게 들어왔는데, 안 써볼 수는 없겠죠. 큰 맘 먹고 제품을 열었습니다.
LG 톤플러스 HBS-1100
제품 특징은 공개 소식을 전하며 간단히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LG G5와 함께 출시하면서 함께 쓰는 액세서리인 LG 프렌즈(LG Friends)로 포함됐는데요. 톤플러스 시리즈 중 최고가, 최고급 제품으로 하만카돈으로부터 하만카돈 플래티넘 인증을 받은 제품입니다. 하만카돈 플래티넘을 좀 더 찾아봤는데, 어떤 공인된 기준이라기보다는 하만카돈 기술력을 활용해 보증할 만큼 뛰어난 음질을 갖췄다는 정도로 보면 되겠더라고요.
색상은 블랙, 골드, 실버, 그레이 네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골드 색상입니다. 색상은 모두 은은한 편이라 어떤 색을 쓰더라도 못나게 튀진 않더라고요. 색상이요. 제품 패키지 상자도 고급스러운 편입니다.
커버를 젖히면 제품이 보이고 간단한 소개 문구가 보입니다. 제품을 꺼냈습니다. 사용설명서 두 개와 제품 본체, 이어 팁과 충전케이블, NFC 태그 스티커가 있습니다. 필요한 구성품만 알맞게 들어있습니다.
NFC 태그는 오랜만에 보내요. 스마트폰을 가까이 가져가면 자동으로 페어링 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개인적으로 톤플러스 기기 안에도 NFC 태그를 넣어서 기기와 붙이는 것으로 바로 연결할 수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니 제품이 그렇고, 또 잘 썼거든요. 그래도 NFC를 꾸준히 활용하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익숙해지면 참 좋은 기술이거든요. 제가 아이폰이라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을 빼면요.
매끈한 유선형의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톤플러스 HBS-1100입니다. 디자인 포식자라고 말씀드렸다시피 톤플러스 디자인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넥밴드 제품 중 어떤 제품이 가장 예쁘냐고 물어본다면 톤플러스를 말할 겁니다. 뭔가 모순돼 보이죠?
톤플러스는 초창기 제품보다 디자인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넥밴드 제품, 톤플러스에 꾸준히 제기되던 문제기도 했던 디자인은 이제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유선형을 띠는 모습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헤어라인이 들어간 금속 재질을 활용해 딱 떨어지는 느낌을 줬습니다.
다른 디자인과 조화는 이다음 문제고요. 톤플러스 제품만 놓고 보면 참 세련된 느낌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어 팁이 끝에 살짝 나오는 부분입니다. 전작에서는 더 깊숙하게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전체적으로 메탈의 단단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라서 그런지 끝부분의 이어 팁이 미덥지 못하게 느껴졌습니다.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갔으면 어떨까 싶어요.
톤플러스 HBS-1100은 본체에서 이어폰 유닛이 나오는 형태입니다. 본체에 있는 줄감개 버튼을 누르면 이어폰 유닛이 본체로 다시 빨려 들어가는 구조고요. 이 줄감개 때문이라도 다른 넥밴드 제품보다 톤플러스를 높게 평가합니다.
다른 이어폰도 유닛을 보관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톤플러스만큼 깔끔하게 정리하는 제품은 없었습니다. 넥밴드를 걸고 여기에 이어폰 줄을 대롱대롱 매달고 다니는 것은 파손 문제도 문제거니와 예쁘지 않아서 싫습니다. 지저분한 느낌이 들어요.
대신 줄감개에 감을 정도로 선이 가늘어 자칫 상하지 않을까 걱정되더라고요. 쉽게 상할 상황이 생기진 않겠지만, 생기면 반드시 상하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어폰이 나오는 정도는 평범합니다. 조금 더 길었어도 좋겠지만, 이 정도로도 쓰는 데 큰 문제는 없네요.
양쪽에는 조그스틱이 있어 톤플러스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착용자 기준으로 오른쪽은 재생과 트랙 전환, 왼쪽은 통화와 음량 조절입니다. 다른 사람과 통화할 때는 음량 외에 쓸 일이 없기에 나름 효율적인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학습이 필요한 점은 단점입니다. 그리고 각 조그스틱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다른 부가 기능을 쓸 수 있어, 이것도 알아둬야 합니다.
그래서 사용설명서가 두 개나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수동으로 페어링 하는 것도 몰라서 헤맸습니다.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슷하게 쓸 수 있으려니 하고 사용서를 제대로 안 읽은 제 실수였는데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통화키를 누른 상태에서 전원을 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페어링 대기 상태가 됩니다. 스마트폰에서 톤플러스 HBS-1100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연결합니다. 멀티페어링도 지원하기에 두 대를 동시에 연결해 쓸 수도 있습니다.
제품을 열고 기본적인 디자인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써보기 시작했는데요. 과연 넥밴드계의 끝판왕은 제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요? 그 후기는 다음 글에 이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
· 관련 포스트 및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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