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5일 수요일

애플, “ARM 칩 기반의 맥은 없을 것이다”

지난 일명 “맥 프로 브리핑”에서 새로운 내용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ARM 칩 디자인 기반의 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이폰 7에 들어가는 A10 퓨전 프로세서는 이미 12인치 맥북에 들어가는 저전력 코어 M 계열 프로세서의 성능을 일부 상회하고 있는 강력한 프로세서입니다. 따라서 이 프로세서를 맥 노트북에 맞게 약간만 튜닝하고, macOS를 11년 전 x86(인텔) 아키텍처 이주 때처럼 ARM 디자인에 맞게 개조한다면 전력 효율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을 수 있는 노트북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겁니다. 성능이 더 중요한 맥북 프로 라인까지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12인치 맥북은 애플의 A 시리즈 프로세서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이었는데요.

역시 애플의 맥 프로 브리핑에 초대받은 미 IT매체 액시오스(Axios)의 이나 프리드(Ina Fried)는 이날 브리핑에 참여한 애플의 임원들이 맥이 ARM 프로세서만으로 구동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맥북에 A 시리즈 프로세서를 장착하는 것은 상당히 구미가 당기긴 하더라도 애플 입장에서 상당히 메리트가 떨어지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이미 iOS 앱 스토어의 경우 개발자는 완전히 컴파일된 최종 바이너리를 제출하는 것이 아닌 비트코드라 불리는 중간 코드를 제출하고, 애플은 이를 받아 각 아키텍처에 맞게 변환해 앱 스토어에 배포하는 구조를 취하기 때문에 맥 앱 스토어에도 비슷한 구조를 도입해 앱 호환성 문제를 잡으려 시도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는 앱 스토어 외에도 다른 채널을 통해 배포되는 앱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 앱들의 경우 x86 이주 때처럼 개발자들이 일일이 두 가지 아키텍처를 모두 지원하는 유니버설 바이너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다가 x86 이주 때는 모든 맥 라인업이 이주한 것이었지만, ARM의 경우 저사양 제품(맥북 등)만 이주할 가능성이 높아 특히 프로 앱 개발자들의 경우 메리트가 훨씬 떨어집니다.

* ARM 디자인 기반의 프로세서 T1으로 구동되는 2016년형 맥북 프로의 터치 바

하지만 애플의 임원들은 ARM 프로세서를 맥에 더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프리드는 덧붙였는데요, 이미 지난가을에 출시된 2016년형 맥북 프로는 터치 바를 구동하기 위해 T1이라는 이름의 별도 ARM 디자인 기반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습니다. 메인 시스템과는 별개로 구동되어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고, 구동 OS에 관계없이 터치 바를 구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지난 2월에 블룸버그는 T1의 진화형으로 메인 시스템과 연결돼 저전력 상황에서 전력 소모가 큰 인텔 프로세서를 대신해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ARM 디자인 기반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필자: 쿠도군 (KudoKun)

컴퓨터 공학과 출신이지만 글쓰기가 더 편한 변종입니다. 더기어의 인턴 기자로 활동했었으며, KudoCast의 호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조
Apple to ditch the current Mac Pro design - Ax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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