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3일 수요일

책 읽고 : 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미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상하이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미술 이야기) - 촤란아





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
국내도서
저자 : 최란아
출판 : 학민사 20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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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으로 생각한다면 미술의 중심은 파리, 그리고 이후에는 뉴욕, 지금은?

내가 미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어도 그냥 귀동냥 정도 밖에 되질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낯설었다. 상하이가 미술(예술)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거야? 궁금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상하이라는 곳은 많은 외국계 기업들이 들어가서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는 특수지역이라고 생각한다. 그 곳에서 저자는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자신의 사업체를 차리고 열심히 살아간다.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긴 했지만. 처음 들어보는 지역(상하이를 몰랐다는 것이 아니라, 미술과 연관시키기에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에서 큐레이터로서의 활동. 이것은 어떤 삶일까 싶었다.


p.s. 뉴욕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라든지, 파리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가 제목이었다면 으례 당연한 연관도시라고 생각하고 사실 크게 흥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상하이라는 특수함이 나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꼭 이 책이 아니어도 요즘 TV나 신문, 잡지나 책을 보면 온통 중국 이야기니까. 가능성이 많고 인구가 많고, 과거의 모습과는 최근의 중국은 전혀 딴판인 그런 모습에 우리는 늘 정보를 접하곤 한다.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중국의 모습과 중국이 가지고 있는 저력, 그리고 힘이 새삼스러울 게 없을 정도니까.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느껴지는 미술(예술)이라는 영역에 있어서 상하이가 가지느 특수성. 사실 잘 모르겠다.





저자는 이 책에 구구절절하게 많은 미술적 사조나 용어등을 도배하지 않았다. 전혀.

그래서 나 처럼 미술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전혀 부담없다. 그저 그녀가 어떻게 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신의 많은 경험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보며

음, 그랬구나

음..

음..


상하이라는 곳에서 그녀가 고군분투 하는 모습들이, 꼭 상하이가 아니어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 내가 기대했던 것이 잘 채워지지 않은 책이기도 했다. 뭐, 기대는 사람마다 다른 법이니까. 그저 내 기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이 책이 별로라고 말할 수는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부담없이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으니까. 충분히 흥미롭긴 했다. 하지만 내가 예상했던 "상하이"에서가 아니라면 들을 수 없었던 에피소드들과, 상하이가 기타 다른 도시들과 어떤 독특한 점으로 인해서 미술이나 전시 예술등 다양한 예술적 분야에 있어서 기존의 상하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다른 것인지 궁금했던 나로서는 아쉽긴 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제목을 확대해석했을 지도 모른다.)


새로운 세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잘 아는 곳에서 일을 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가 생길때면, 한숨이 나오곤 하는데, 저자는 분명 대단한 사명을 가지고 움직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언어도 불편한 타국에서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즐겁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는 일로서 뛰어들었다. 큐레이터가 가지는 고고하고, 여유롭고, 이성과 감성을 오가며 사람을 리드할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들어보니 실제 큐레이터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 외로) 어마어마한 노동집약적인 일이라고 한다. 신경써야 할 게 보통이 아니다. 일반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와 작품을 세상에 내어주고, 그것을 세상과 연결하고, 구매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일. 단지 미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닌 것 또한 분명하기 때문이다. 예술을 좋아하는 것과 이것을 일로 바꾸어 놓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피하지 않고 모두 부딪히려고 했다.


심호흡하고, 용기를 내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아이디어를 짜내며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에는 현지직원과 함께하지만 결국 통솔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그녀의 몫이니 얼마나 머리가 아팠을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상하이와 현대예술을 직접적으로 연결하여서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읽는 것보다는, 타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업으로 어떻게 이어가려고 노력했는가라는 사실에 입각해서 읽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큐레이터라는 일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다면 이해도가 더 좋을 것 같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별것 아니어도 잘 아는 이가 보면 그게 보통 일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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