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3일 토요일

책 읽고 : 시리얼 CEREAL : 영국 감성 매거진,CEREAL Vol.7



시리얼 CEREAL vol.7
국내도서
저자 : 시리얼 편집부 / 이선혜 역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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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한 권 정도는 구비해두면 좋은 그런 책

사진의 매력은 누군가는 보지 못하는 것을 사진을 찍는 이에게는 보인다는 것, 그리고 넓은 앵글이 아닌, 작은 앵글 사이에 들어온 모든 피사체는 특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시리얼은 그런 사진의 매력과 특징을 글로 더해 삶의 한 순간을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은 시리즈로 이미 VOL 7까지 출시되었는데, 내가 리뷰하고자 하는 책은 최근에 출시된 VOL 7이다.


전혀 다른 듯한 도시 뉴욕, 브리스틀, 마라케시

이 중에 내가 방문해본 도시는 마라케시가 유일하지만, 방문해본 도시이든, 그렇지 않은 도시이든, 이 책의 저자가 전하고자하는 분위기는 그대로 전수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기도 하다. 별거 아닌 것 같은 것에 우리는 우리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존재에 대한 확인사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저 자리에 저 의자가 있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냐고 반문한다면, 사실 그 반문에 대한 소름끼치는 합리적인 이유까지 필요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의자는 말이야~ 라고 할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은 별거 아닌 의자에도 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할 만큼의 경험이 녹아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시리얼은 독특하다. 진짜 대단한 것들은 아닌데 대단하게 편집이 되어있다. 그 편집의 기준도 누구나의 공통적인 경험보다는 저자의 경험을 기준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고, 나 또한 그 특별한 경험을 같이 공유하게 된다.


이 책의 편집점도 특이하다. 그런데 특이한데 톡톡 튀지는 않는다.

초콜렛의 역사를 담아내는 것이 목표라면 초콜렛에 대한 다양한 사진 자료들이 필요할 것이다. 방대한 역사를 가진 물건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어찌 딱딱한 직사각형의, 누구나 아는 그런 초콜렛 바 사진을 한장 달랑 남겨둘것인가. 그런데 시리얼은 그게 가능하다. 초콜렛의 한 역사를 담아낼 때에도 이 책은 아주 심플하지만 초콜렛 바 사진이 한장이다. 그런데 그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때에는 많은 글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 시리얼은 이런 식이다. 그래서 꽤나 간소해서 눈이 바쁘지는 않지만 글을 소화해내면서 간소한 그 사진에 내 상상력을 투영해본다.


뉴욕을 하면 유명한 빌딩이 떠오른다. ESB라든지, 다리미 모양이라든지.

그런데 이 책은 아주 세련된 뉴욕의 그런 건물의 모습이 아니라 흑백을 담아낸 사진들이다. 왜일까.

뉴욕의 도시를 이야기하는 부분의 제목은 "마음의 속의 뉴욕"이다. 복잡하고 꽉 막혀있고 그래서 제정신으로 살 수 없다는 그 뉴욕을 담아내는데 저자는 흑백으로 가득 채워냈다. 왜 일까? 뉴욕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색상의 세련된 느낌을 주는 여느 사진과는 완전히 다른 그 이유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담아내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그럼 그는 그런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뉴욕에 대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의자 이야기를 하던 부분에서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의자의 모습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앉는 것. 내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의자는 시리얼을 통해서 의자라는 것이 할 이야기가 참 많은 가구였구나라는 것을. 의자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신선했다.


시리얼은 매력적인 책이다.

수 많은 정보로 가득 채워져서 이 책을 읽으면 당신은 한반자국 더 미래의 정보에 다가갈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화려한 사진으로 가득 차있기에 당신이 보지 못한 세계를 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사진은 심플하게,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이 책. 그런데 분명한 것은 평소에는 관심도 없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서는 기회가 되는 책이다. 그래서 한 권 정도만큼은 집에 있으면 좋은 그런 책이다. 머리아픈 요즘 세상에서 학습의 도구가 아닌, 가볍게 읽기 좋으면서, 아 이런 이야기가 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그런 책.


제목답게 매일 아침 가볍게 먹는 시리얼. 그래서 그 시리얼의 무게가 전혀 부담되지 않고, 오히려 가벼이 느껴질 수 있는, 하지만 매일 아침 잠시라도 편리한 생활의 소중한 도구가 되어주듯이, 이 책은 부담없는 책이지만, 삶의 한 부분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평소에는 생각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았던 초콜렛이라든가, 한 도시의 모습들이나 제품들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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