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7일 목요일

메모장처럼 심플한 할 일 관리 앱 'TaskPaper 3' 출시

현대인의 직장 생활은 끊임없는 '할 일'의 연속이라고들 합니다.

일도 많고, 그 일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그 준비물을 준비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문자 그대로 할 일이 태산입니다. 

이런 현세태를 반영하듯 주변을 둘러보면 해야 할 일에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일련의 준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아주 많이 나와 있습니다. ✰ OmniFocus ✰ Things ✰ 2Do ✰ Todoist ✰ Firetask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날그날의 업무를 처리해 나가는 것도 힘들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이런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을 익힌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설령 어떤 할 일 관리 앱을 설치하더라도 어려운 사용 방법 때문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쓰다가 내팽겨칠 때도 부지기수입니다. 혹은 유용하긴 유용한데 자신의 환경에 필요 이상으로 기능이 많아서 좀 더 편리하고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하나가 있었으면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메모장처럼 할 일을 관리한다?

이런 분들이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할 일 관리 앱이 있습니다.

엇핏 보면 메모장처럼 생겼지만, 아웃라이너와 체크리스트가 어우러진 'TaskPaper'라는 할 일 관리 앱입니다. 

앱의 이름처럼 앱의 컨셉은 종이(Paper)에 할 일(Task)를 적는 것 뿐. 화려한 그래픽으로 수놓은 다른 앱처과 다르게 오로지 백지와 문자로만 할 일을 적고, 할 일을 분류하며, 또 완료한 할 일을 체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느낌도 나지만 복잡한 프로그램을 이해하려다 나가 떨어질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할 일 관리 앱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메모장을 안 써본 사람은 없으니까요. 

한 마디로 단순함에 집중한 앱입니다. 

다만 텍스트만으로는 할 일을 관리하는 게 어려우니 몇 가지 보조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텍스트 뒤에 @태그를 사용하면 할 일의 추가적인 정보를 기입할 수 있습니다. 할 일의 마감일이나 장소 같은 '맥락'을 달아주는 거죠. 설명이 다소 어렵게 들릴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아주 간단한 기능입니다. 또한 어디까지나 할 일 분류와 검색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준비된 기능인 만큼, 굳이 필요 없다면 쓰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TaskPaper 사용 방법

TaskPaper의 기본적인 사용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 어떤 할 일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뒤에는 콜론(:)을 붙여줍니다 ... 예시) 결혼식 준비:
∙ 이 프로젝트에 속한 모든 할 일은 tab 키로 간격을 준 후 대시(-)를 적고 내용을 적습니다 ... 예시) - 청첩장 보내기
∙ 콜론이나 대시가 없는 텍스트는 단순한 메모가 됩니다 ...예시) 청첩장에 적어넣을 인사말
∙ 어떤 할 일에 날짜나 장소, 관계자 등의 맥락을 부여하고 싶다면 @태그(추가정보) 식으로 달아 줍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프로젝트와 할 일을 적어준 다음, 할 일을 완료할 때마다 하나씩 체크해 나가면 됩니다. 이때 완료 날짜가 자동으로 기입됩니다.

목록의 순서를 재배치하고 싶을 때는 원하는 항목을 드래그&드롭으로 옮겨주면 됩니다. ▼

어떤 항목을 찾고 싶을 때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됩니다. 또는 태그를 클릭하면 해당 태그가 달린 항목만 따로 모아서 보여줍니다. ▼

한 페이지에 여러 프로젝트 추가하기

새로운 프로젝트는 별도의 문서를 생성한 뒤 거기에 적어도 되지만, 한 페이지에 같이 적어놓는 게 편리합니다.

한 페이지에 여러 프로젝트(:)를 적으면 사이드바에 제목이 표시되고 이를 클릭하여 해당 프로젝트만 분리해서 볼 수 있습니다. ▼

한 페이지에서 항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필터링 할 수 있어서 프로젝트마다 굳이 별도의 문서로 관리할 필요가 없는 셈입니다. 

당장 처리해야 할 필요가 없는 프로젝트는 잠시 접어놓을 수도 있습니다. ▼

TaskPaper의 또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문서의 호환성이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TaskPaper가 사용하는 문서 포맷은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텍스트'입니다. 따라서 Finder에서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텍스트 편집기, 마크다운 편집기, 아웃라이너에서 큰 제약 없이 바로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

일부 마인드맵 프로그램도 일반 텍스트로 작성한 체크리스트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TaskPaper와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연계해서 사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TaskPaper 내에 표시되는 모든 내용은 'LESS/CSS' 언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테마를 변경하는 등의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데요. 사용자 포럼을 방문하면 몇 가지 샘플 테마를 내려받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응용 프로그램 패키지를 열고 LESS 파일을 교체해야 합니다.) 테마 작성과 변경에 관한 가이드도 같은 곳에서 볼 수 있으니 자신만의 개성 있는 테마를 만들고 싶은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코멘트

2006년 TaskPaper 첫 버전이 나왔을 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얼추 10년 정도 쓴 듯합니다. 

그 사이에 응용 프로그램 폴더에 이런저런 할 일 관리 앱과 체크리스트 앱의 수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더 비싸고 기능도 쟁쟁한 앱이 대부분이지만 그 사이에 가장 많이 꺼내 쓰는 앱은 TaskPaper 더군요. 기능이 더 뛰어나서라기보다는 제 생활 방식에 가장 잘 맞기 때문입니다.

TaskPaper는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해치워야 할 일을 빠르게 실행해 나가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다른 할 일 관리 앱의 경우 제목 적고, 날짜 찍어주고, 혹시 몰라 태그와 키워드 달아 주고, 한 번씩 완료한 일들 리뷰하고... 이럴 때가 많은데, TaskPaper는 메모장 사용하듯 할 일을 적은 후 하나씩 지워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솔직히 이런 단순함이 좋아서 할 일에 태그도 거의 달지 않습니다.

이건 어떤 분께는 단점일 수도 있는데요. 할 일이 다가오더라도 알림을 띄우지 않는 게 때로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다른 일정 관리 앱을 사용할 때는 예정일이 다가와 알람이 뜰 때까지 할 일을 마냥 내버려둘 때가 많은데, TaskPaper는 좋든 싫든 목록을 수시로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할 일을 뒤로 미루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마치 연료 게이지가 고장이 나 기름을 수시로 채워야 하는 오래된 자동차 같다고 할까요. 앱이나 자동차나 기능이 많다는 게 꼭 좋은 건 아니겠죠. 편리한 기능을 잘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기능 때문에 스스로 나태해지는 것도 늘 경계해야 할 겁니다. 이런 할 일 관리 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실천이니까요.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할 일 관리 앱을 찾는 분들께 TaskPaper를 넌지시 권해 드립니다. 다른 할 일 관리 앱과 비교하면 모자라면 모자랐지 더 뛰어난 앱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고차원적인 할 일 관리 앱으로 넘어가기 전에 한 번쯤 거쳐가 볼 만한, 또는 같이 사용해 볼 만한 앱입니다. 초보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고 'GTD' 시간 관리 기법을 조금이나마 맛볼 기회가 될 겁니다.

저 외에도 TaskPaper를 쓰시는 분이 많아서 새 버전 출시 소식만 간단히 전해드리려다가, 앱의 기본적인 개념과 사용법까지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버전 3 출시를 기념해 현재 맥 앱스토어에서 40% 할인된 가격인 '14.99달러(부가세 제외)'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시험판을 써볼 수 있으니 구매 전에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TaskPaper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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