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일 일요일

LG V30으로 느낀 원음의 감동


  아마 V10 때였죠? LG전자에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에 DAC를 탑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기능이었고, 시연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는데요. 그리고 그때부터 LG전자의 DAC 기능은 플래그십의 전통(?) 같은 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번 LG V30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V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한 DAC은 G라인에도 삽입됐는데요. 이번 LG V30에서도 대표적인 특징을 꼽을 때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무척 오랜만에 V30을 오랫동안 쓸 수 있으니, 음악을 안 들어볼 수가 없겠죠? 다양한 음악을 듣고 그 후기를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Quad DAC

|KORG의 DS-DAC-10, @Wikipedia


  DAC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시는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냥 '소리가 더 잘 나오는 무언가' 정도만 아셔도 좋습니다만, DAC(Digital to Analog Convertor)는 정확히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를 뜻합니다.


  사람이 소리를 들을 때는 아날로그 신호를 듣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음원을 소리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DAC는 여기서 손실 없이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재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전부터 오디오필이신 분은 DAC 하나쯤은 갖고 계실 텐데요. 고음질 수요도 예전보다 많이 늘었고, 스마트폰에 DAC가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이를 인식하는 분이 많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kt 지니에서는 FLAC 스트리밍을 아직 같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당장 kt 지니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flac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요. 요새는 MQS 음원까지 구매할 수 있으니 참 좋아졌습니다. MQS(Mastering Quality Sound)는 24bit/192kHz를 갖춘 음원을 뜻하고요. 이 확장자가 flac이나 wav입니다.


  DAC가 갖춰지지 않으면 MQS 음원은 재생조차 안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LG V30은 그런 문제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등장한 고해상도 샘플링에 최적화된 압축 포맷인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도 지원한다고 하네요.



LG V30으로 음악 즐기기


  LG V30의 쿼드 DAC를 활용해 음악을 들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음악 감상의 세 가지 요소. 음원, 플레이어, 리시버를 준비하면 됩니다.


  먼저 음원은 flac 파일을 준비하면 되겠죠. 저는 예전에 리시버를 살 때 24bit/96kHz 음원을 받아 이를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V30이 되겠고요. 마지막으로 리시버는 '유선' 리시버를 준비하면 되겠습니다.



|쿼드비트를 잇는 또하나의 역작(!?) 번들 이어폰.


  LG V30에 기본으로 들어간 B&O Play 이어폰 정도면 충분하겠네요. 쿼드 DAC을 활용하려면 유선으로 연결해야 하므로 블루투스 리시버로는 그 음질을 충분히 감상할 수 없습니다.


  3.5mm 오디오 단자에 유선 이어폰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32bit 하이파이 DAC가 활성화됩니다. 일반 음향기기라고 표시되는데요. 이는 음향기기에 있는 저항값을 바탕으로 판단한다고 합니다.




  일반 음향기기는 8~50Ω, 고급 음향기기는 50~600Ω 정도라고 합니다. 저항값이 너무 높으면 일반 기기에서는 출력 레벨이 부족해 소리가 작아지는데요. V30에서는 그런 문제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저항값이 3자리인 리시버를 갖고 계실 정도라면... 어쩌면 제 설명이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네요.




  하이파이 DAC 설정에서는 몇 가지 설정값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선 좌-우 소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가청영역이나 소리의 민감도는 조금씩 다릅니다. 좌-우 소리 조절 부분을 통해 좌우의 소리를 균형감 있게 맞춰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게다가 이번에는 사운드 프리셋과 디지털 필터가 추가됐습니다. 사운드 프리셋은 일종의 음장 효과로 음역에 맞게 소리를 조절할 수 있고요.




  디지털 필터는 소리의 전후 울림을 조절해 소리의 느낌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오디오필도 아니고, 그렇다고 청각이 예민한 편도 아니라 제가 드릴 수 있는 설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가장 좋은 건, 역시 직접 들어보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조합을 찾는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자기가 듣는 좋은 음악이 가장 '좋은 음악'인 법이니까요. 장르에 따라 조금씩 느낌이 다르기도 하니, 자주 듣는 음악을 바탕으로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음원, 플레이어, 리시버를 모두 갖췄으면 이제 음악을 들어볼 차례죠. 기본 음악 재생 앱에서도 flac을 문제없이 재생할 수 있습니다. 고음질 음원에는 Hi-Fi 마크가 자동으로 붙네요. 착용감이 뛰어난 B&O Play 리시버와 함께 음악을 들었습니다.




  중간중간 쿼드 DAC을 꺼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는데요. DAC를 켜면 전체적인 소리가 풍성해지는 효과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연주곡 기준으로는 각각의 악기가 어떤 음색을 내는지 한데 들을 수 있으면서도 각각의 악기를 분리해 들을 수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직접 들어봐야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손실 음원과 무손실 음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 DAC를 켜고 끄고의 차이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품질 레코딩 기능도 특징입니다. 깨끗한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일반 모드 말고도 콘서트 모드 및 사용자 설정 모드를 통해 세부 설정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LG V30으로 소리를 녹음할 때 소리를 깔끔하게 녹음할 수 있는 이유는 기본 마이크 말고도 보조 마이크가 있기 때문인데요. 음악을 재생하면서 배경음을 깔 수 있고, flac(최대 24bit/192kHz)으로 저장할 수 있는 등 강력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결국, 간단한 기능으로밖에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간단한 메모, 회의, 그리고 몇몇 영상 작업에 소리를 따로 딸 때 V30을 활용했는데요. 품질은 일반 스마트폰보다 확실히 좋은 편이었지만, 기록용이 아닌 음원 등으로 활용하려면 결국엔 보조 마이크를 따로 갖춰야만 했습니다.




  혹자는 쿼드 DAC가 효용성 있는 부품인지 의심하는 분도 있습니다. 제품의 효용성보다는 LG 스마트폰 전략에서 DAC가 중요한 위치인지를 되묻는 건데요. 저는 어쨌든 DAC로 다른 스마트폰과 분명한 차이점을 만들어냈기에,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기능을 통틀어 LG V30에서 가장 만족감을 느낀 점은 DAC를 꼽고 싶네요. 다른 특징은 좋긴 좋았지만, 만족감 자체는 평범한 수준이었거든요.


  곧이어 다른 기능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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