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9일 월요일

활기찬 쉼터를 만든 한화의 불꽃 아이디어 5가지


  작년 이맘때 소개해드렸던 내용 중 하나가 한화와 서울시가 함께 하는 72시간 생생 프로젝트입니다. 72시간 생생 프로젝트는 서울시에 있는 황량한 공간을 서울시민이 직접 참여해 72시간 동안 다른 장소로 만드는 도시환경개선 프로젝트입니다. 한화 불꽃길부터 시작해서 한화 불꽃계단, 그리고 재작년에 정비한 썸타는 계단도 있었습니다.



  올해도 도시환경개선 프로젝트는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올해는 특히 많이 찾지만 황량한 공간보다는 서울시 곳곳에 있는 자투리 공간을 다시 꾸미는 활동이 이어졌는데요. 올해도 8곳이 개선됐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다녀왔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1.신영동 보호수

  서울시 신영동에는 느티나무 보호수가 세 그루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510년 가까이 된 나무가 있다고 하는데요. 임진왜란 때는 의병들이 나무 밑에서 활 쏘는 연습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역사가 싶은 나무입니다. 그러나 도심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나무가 훼손되진 않았으나 점점 개발하는 곳 사이에 묻혀 관심이 떨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골목길 안쪽에 있다 보니 시선이 잘 닿지 않아 오래된 나무인 줄은 알았으나 보호해야 할 나무라기보다는 근처 보수 공사를 방해하는 나무로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불꽃 아이디어를 만나 이곳이 새롭게 탈바꿈했습니다.



  신영동으로 무턱대고 찾아갔다가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바로 옆 동네인 구기동과 맞닿는 곳에 있어서인지 지도 앱에서 ‘구기동 25-1’로 검색해 찾아가라는 안내를 뒤늦게 받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조금 힘들게 찾은 신영동 보호수. 마치 화분에 담겨있는 것 같지 않나요? 보는 각도에 따라 화분에 담겨있는 것 같은 모양으로 소중히 보호해야 할 나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합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나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으니 우리가 소중히 보호하는 게 좋겠죠?



  원래 모습을 본다면 한결 깔끔해지고 보기 좋아졌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바뀌었네요.


2. 정독도서관 보호수

  정독도서관에도 보호수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정독도서관에는 예전에 종종 갔는데도 여기에 300년 된 회화나무 보호수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네요. 저처럼 보호수에 관심 없는 사람이 많아서 여기에도 불꽃 아이디어가 들어가 탈바꿈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이처럼 정독도서관에 덩그러니 보호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니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그냥 나무가 있다고 느꼈지 이게 보호수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거든요. 불꽃 아이디어는 실외에서 보호수도 보고, 고개를 들어 하늘도 보고 책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해먹을 연출했다고 합니다.



  실제 정독도서관에 생긴 해먹입니다. 멀리서 봤을 땐 그냥 침대를 형상화한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책을 펼쳐 놓은 기본 프레임이라고 하네요. 해먹 공간에 누워서 책도 보고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만 같죠?



  정독 테라피라는 작품명이 앞에 있었는데요. 햇볕이 뜨거웠던 이 날보다 점점 선선해지는 지금 가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프레임에는 앉거나 누워서 책을 읽는 공간이라고 친절하게 적혀있기까지 하니, 부담 갖지 마시고 정독도서관에 들르신다면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난곡동 자투리 쉼터

  불꽃 아이디어가 적용된 곳이 난곡동에도 있었습니다. 일 때문에 몇 번 오가면서 지나친 골목이라 더욱 반가웠는데요. 난곡동, 그러니까 신림6동에 있는 난곡 새마을금고 옆에 난곡동 자투리 쉼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 공간이 좀 황당하게 있기는 합니다. 그냥 아스팔트 깔린 공간으로 마땅히 쓸 데가 없는 공간이긴 하네요. 쉼터라기보다는 그냥 넓은 보행자 도로의 느낌이 많이 나는 곳이었습니다. 야간에는 취객, 흡연자, 노숙자 때문에 소음 관련 민원이 많이 생기는 곳이라고 하네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꽤 많이 변했습니다. 아스팔트를 들어내고 자갈을 넣고, 관목과 식재를 심어 자연의 느낌을 한껏 살렸습니다. 예쁜 공간으로 탈바꿈했지만, 개인적으로 난곡동 자투리쉼터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날이 너무 더운 탓인지 식재나 관목이 비실비실해 곧 고사하기 직전이었고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엉성해 보이는 티가 난 것 같아요. 그리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이 찾지 않는 쉼터가 돼버린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좀 더 세심한 아이디어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4. 송파2동 쉼터

  송파 2동에 있는 쉼터. 이곳은 어린이집 바로 뒤에 있는 쉼터였습니다. 원래 사진은 그냥 딱히 쓸 데가 없어서 둔 공간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집 바로 뒤에 있어 더 관리해야 할 곳인데도 주변의 관심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곳이었다고 하네요.



  그럼 이곳은 어떻게 탈바꿈했을까요? 가장 큰 특징은 근처 어린이집, 유치원과 연계하는 정원으로 꾸몄다는 점입니다. 자연스레 아이들이 많이 찾게 되고, 이 공간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연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얻게 된 점도 특징입니다.



  분명 같은 공간인데 느낌이 꽤 많이 바뀌었죠? 일단 식물이 한층 풍성해졌습니다. 아이들이 가져다 놓은 화분도 군데군데 보이고요. 나무 부분을 컵 모양 울타리를 치고 내부를 아이들이 직접 심고 가꿀 수 있는 체험형 정원으로 구성하면서 식물이 더 많아져 화사한 공간이 됐습니다. 여기는 일단 앉을 곳이 많아져서 좋았습니다. 저도 땀 뻘뻘 흘리면서 여기 왔다가 한참을 쉬다 돌아갔거든요.



  한쪽에는 그늘막도 있어 이곳에서 잠시 더위도 식히고 가져온 물도 마시면서 한숨 돌리고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곳은 휴식과 교육을 접목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5. 서울시 북부병원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양원동에 있는 서울시 북부병원 근처 길입니다. 이곳은 과거의 노인요양원이었던 이미지가 남아있어 평판이 좋지 않은데요. 게다가 인도 주변의 담장이 낡고 떨어져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이 주변 8개 초중고 학생들의 통학 길이라 더욱 중요한 공간이었다는 점도 놓쳐선 안 되겠죠. 그럼 이 삭막한 공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볼까요?



  우선 부분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바뀐 게 특징입니다. 이 작업에는 지역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원색 타일을 잘게 부숴 모자이크 방식으로 결합했는데요. 별건 아니지만, 확실히 주변 분위기가 화사해졌습니다.



  각 달라진 지점마다 볼 수 있는 현판도 가장 알록달록한 모양이었던 것 같네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장 많이 달라진 공간이 아닐까 합니다. 색채감이라는 게 참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이번에도 72시간 도시 생생 프로젝트 덕분에 서울 이곳저곳을 돌았습니다. 유독 더운 이번 여름에 돌아다니느라 고생도 하고, 개중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곳도 있어 아쉬웠지만, 또 이런 경험 아니면 언제 나들이해보나 싶네요. 하하.


  한화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72시간 도시 생생 프로젝트로 우리 주변의 공간이 점점 아름다워진다는 것 같습니다. 또 어떤 곳이 바뀔지 기대가 되네요. 그럼 지금까지 레이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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