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에 사업을 할 목적으로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그저 러시아라는 나라가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러시아 현지에서 사업을 하면서 하나둘씩 부딪혀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집약되어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러시아라는 나라에서 (대기업이 아닌 일반인의 입장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알면 좋은 것들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보이는 러시아라는 문턱을 어떻게 넘어갈 것인지에 대해서 저자의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잘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꼭 사업을 하는 사람만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여행을 통해서 느꼈던 러시아라는 나라의 모습과, 이 책에서 나오는 모습은 상당부분 일치하면서 나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꼭 사업이 아니더라도, 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라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기전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취합하기는 어려웠다.
여느 유럽국가와 달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수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서 적음과 동시에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정보가 공유되는 정도도 적었다. 나는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가는 교통수단으로 기차를 선택해놓고도 한국에서 한참 정보를 수집하느라 애먹었다. 그러고도 사실, 러시아가 가지는 여러가지 문화적 차이로 인해서 기차역에서 생각보다 매우 고생을 하기도 했다. (러시아 여행 : 침대기차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http://ift.tt/1HaqTto )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덜 고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러시아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여행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 안에는 러시아 사람들이 하는 생각과 행동을 많이 반영하고 알려주고 있다. 그러고보면 그의 말이 상당히 공감이 간다.
(책의 일부)
러시아는 민주화 혁명을 통해 소비에트 연방을 붕괴시키고, 현재의 러시아 민주주의를 건설했다. .. (중략) .. 즉, 러시아 역사는 전제주의에서 공산주의,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로 극과 극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그런 혁명과 전쟁으로 극심한 혼돈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70년간 그들의 기본 사상이었던 공산주의를 하루 아침에 부정하고, 배척의 대상이었던 서구의 가치관, 물질문명,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공산주의 혁명보다 더 큰 정신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위 글은 책의 일부 내용이다. 하지만 내가 느꼈던 러시아의 정신적인 면을 상당히 잘 표현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엄청나 경제적/ 정신적 변화를 1세기도 채 되지 않은 시간내에 경험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런 그들의 삶 자체가 전쟁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단지 여행하는 것과 또 다른 문제다.
그 곳에서 살아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사업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명확하며, 구매자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서 맞추어야 한다. 그것이 21세기가 말하는 소비자중심의 생산자로 변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구매자에 대해서 오해없어야 함은 물론이고, 나와 다른 문화도 받아들여야한다. 이 책은 그런 입장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책을 읽는 내내 새로운 러시아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무척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었고, 맞아맞아, 하며 혼자 공감하기도 하고,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싶기도 했다. 사업을 하나하나 일으켜가면서 지금에야 옛날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자에게는 당시에 매우 힘든 길이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러시아에 사업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이 책은 그냥 필독서라고 생각된다.
러시아에서 수십년간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가볍게 읽으면서 사업적인 부분만 받아들여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기타적인 것은 수십년간 러시아에서 살았으니 금방 이해되고 공감이 될터이니.
하지만 수십년간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필독서, 여행자라면 교양과목(???, 러시아 여행정보책은 전공책이라고 생각하고)처럼 생각하고 읽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from Alice with lovely days http://ift.tt/1HaqTtp